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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장군 in Sweden / Germ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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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ryday Sweden/살아남기 Survival in Sweden

일자리를 구했다!

양장군 2015. 3. 31. 01:30

오퍼를 받았다!! 
너무 순식간에 지나가서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최선을 다한 것 같은 기분이긴 하다. 
정말 좋은 기회라는 것을 알았기에 놓치지 않기 위해 미리 포기하지 않기 위해 정말 마음을 계속 다잡느라 힘이 들었다. 

정말 여러모로 운이 좋았다.

타이밍도. 


원하던 직무!! 
디자인 태스크를 무사히 마치고!! 
엄청 긴장했는데 막상 안 떤듯 ㅠㅜ
착한 사람들 덕분에...
아직 많이 실감도 안나고 그래서인가 잠도 안 온다. 


처음 잡 공고를 보고 이력서를 제출한 것이 2월 13일

마감날에 맞춰 겨우 낼 수 있었다.

다행인 것은 포트폴리오를 처음부터 요구하지도 않았고, 프로세스가 완료되는 시점까지 요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력서를 내고서는 논문 때문에 아마 거의 잊고 지낸 것 같다.


그러다가 3월 2일,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데 전화가 온다. 

모르는 번호니까 당연히 받지 않는다. 그리고 검색을 한다. ㅋㅋ 

누가 전화했는지 알고 싶으니까 (여기서는 다들 그렇게 검색함) 

그런데 나오지가 않는다.

아 역시 스팸이구나, 이상한 전화구나. 안 받기를 잘했네.

하루종일 3번이나 전화가 왔다. 그래서 모른척 했다.


3월 5일 목요일인가? 

메일이 왔다. 인터뷰를 하고 싶다는 내용의 메일이었다.

하면서 왜 월요일날 전화를 안 받니, 내가 전화를 했는데 말이지 하는 것이다. ㅠ_ㅠ ㅋㅋㅋ 

아아.. 이런 바보가 모르는 전화를 안 받다가 인터뷰를 놓칠뻔 했다. 

서둘러 미안하다고 이야기하고 당연히 인터뷰를 보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다음 주 중에 괜찮냐고 해서 물론이라고 하니 월요일 오전 시간을 제시한다.

그날 오후에 교수와 미팅이 있어서 얼마나 걸리냐고 물었더니 1시간 정도 걸릴 것이라고 한다.

음, 뭐 그정도는 오케이지!! ㅋㅋ 

매도 먼저 맞는게 낫다고.. ㅋㅋ 얼른 끝내버리고 다시 논문에 집중하는 게 좋으니까 그 날짜로 정했다.


3월 9일 월요일 

오전 11시에 회사 본사로 갔다.

오오, 이곳이 본사로구나...

여기저기 오피스들도 많아서 짐작했던 곳이 아니라는 사실에 놀라긴 했지만... 

아무튼 이곳에 들어와 본 것만으로도 만족하자 하고 인터뷰에 응했다.

인터뷰 담당자는 이 곳에서 일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팀 자체가 꾸려진 지 얼마 되지 않아 보였다.


인터뷰 약속 후, 그 사람이 내 링크드인 프로파일을 본 것을 보고, 그 사람의 프로파일을 봤는데 다양한 이력을 갖고 있길래 인터뷰 말미에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혹 인터뷰가 잘 흘러가지 않거나 내가 그 업무에 잘 맞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큰 관심이 있다를 어필하기도 했다.


실제로 큰 욕심도 없었고,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정말 최선을 다해 있는 영어, 없는 영어 쥐어짜내서 나를 소개하려고 했다. 

1시간의 인터뷰가 정신없이 지나갔고, 한국에서 일하던 업무 경험에 대해 주로 물어보았다. 

제일 먼저 나에 대한 소개를 시작으로 이력서를 확인하면서 회사에서 원하는 경험이 있는 지도 물어보고, 어떤 식으로 일을 하였는지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프로젝트는 무엇인지 등등을 물어봤다. 

다행히도 친절한 사람이었어서 긴장을 덜해서인지 그럭저럭 대화가 이어져나갔고, 이 나라 아이들이 주로 하지 않은 분야의 업무 경험을 갖고 있다는 것을 마음에 들어했다. 마지막으로 인사를 하고 나올 때에도 잘했다고 이야기를 했지만, 워낙 끝까지 가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부분이라 크게 신뢰는 하지 않고(ㅋ) 기대 없이, 어쨌든 했구나 하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나올 수 있었다. 

그나마 아, 요때 이렇게 대답했어야 했어. 라는 식의 생각이 들지 않은 게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큰 실수는 하지 않은 것 같아서... ㅋㅋ 


인터뷰 말미에 그 주 수요일까지 지원자 면접이 있어서 아마 수요일 이후에 합격 여부를 알려준다는 이야기를 하고, 그것으로 헤어졌다. 



3월 12일 수요일 

인터뷰를 했던 시니어 디자이너로부터 메일이 왔다. 나와의 인터뷰가 잘 진행되었다며, 다음 단계로 넘어가자는 내용의 메일이었다.

다음 단계는 디자인 태스크를 주면 그걸 준비해서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어떤 디자인 태스크를 줄 지는 정해지지 않았고, 작업하는 중이므로 다음 주 초쯤에 보내주면 그 주 금요일 즈음해서 발표하는 방식일 것이라고 그것이 괜찮은 지에 대해서도 물어보았다.

물론 구직하는 입장에서 달리, 아니 그럴 수 없어라고 말할 수 있는 별다른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니므로 당연히 오케이를 했다. 다만 문제는 그 주 금요일에 유럽 한글학교 교사 세미나가 있어서 금,토,일 3일을 로마에 가야 할 상황이었고, 그것도 이미 한 두달 이전에 정해진 것이라 취소할 수도 없는데, 그 상황을 알리면서 목요일에라도 프리젠테이션을 할 수 있는 지 물어보니 노 프라블럼! 이라고 회신을 준다. ㅋㅋ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그리고 그 다음 주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기약없는 기다림..

분명 주 초에 보내줄 거라고 하더니만... 여전히 어싸인먼트를 짜는 중인가....

결국 노심초사를 버티지 못하고, 17일인 수요일 오후에 어떻게 된 것인지 물어보았다.

혹시 너가 보냈는데 내가 못 받은 것은 아닌지..

다행히도 너무 바빠서 다 준비를 못해서 아직 못했다는 답변을 보내주며 아마 그 다음주쯤 보내줄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또 한시름 놓으며.. 휴 다행이다. ㅋㅋ  


3월 23일 월요일 오전 6시 18분 

한참 자고 있는데 메일을 보냈다.

그리고 문자도.. 메일 보냈으니까 확인해보라고..

밤새서 만들었나.. 뭐 이렇게 새벽같이 보냈을까나...

아무튼... 메일을 받기는 했으나 알란다 공항에 새벽 12시에 도착하고, 집에 들어와서 잠이 든게 거의 새벽 3시쯤이라 이건 병든 닭도 아니고, 당췌 머리가 무겁고 하루종일 비몽사몽인 것이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하도 반응이 없어서인가 시니어 디자이너가 11시쯤 내게 메일을 보내 메일 받았으면 받았다고 회신 좀 보내달란다. ㅋㅋㅋ 

회신을 보내고 좀 정신을 차려보려고 했는데, 도저히 머리가 맑아지지가 않는 것이 멍한 상태가 지속이 되는 것이다.

결국 메일을 받고 파일을 연 상태로 월요일을 멍청하게 보내고... 

화요일 아침부터 씻지도 않은 상태로 디자인 태스크에 돌입!! ㅋㅋ 

다음 날 발표 시간에 맞추기 위해 씻고 이동하는 시간 전까지 초 집중 상태로 프리젠테이션 준비를 했다. 


3월 25일 수요일 

한참 분석 및 디자인 작업을 하는데 12시쯤 날아온 메일, 오늘 발표 시간에 본인 말고 2명이 더 들어올 것이라는 청천벽력같은 소리!! 

한 사람은 어떻게 상대한다 쳐도... 여러 사람은... 두 사람 이상은 힘들다고.. ㅠ_ㅠ 

그 메일을 받은 순간부터 심장이 쿵쾅쿵쾅, 진정이 안되고 이래도 괜찮을까 싶을 정도로 빨리 뛰기 시작하는데, 회사에 도착할 때까지 정신없이 뛰었다. 침착하려고 애쓰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ㅠ_ㅠ 흑.. 평소 세미나 때에도 막상 사람들 앞에 서면 머리가 하얘져서 뭔소리 하는 가 싶을 정도로 버벅이는 데 과연... 하지만 그렇다고 별 수 있나. 최대한 침착하게, 긴장하면 빨리 말을 하려고 하면서 버벅거리는 버릇을 최대한 자제시키려는 데 집중을 했다.


오후 4시, 드디어 프리젠테이션 시간!

프리젠테이션 역시 팀 매니저와 또 다른 인터랙션 디자이너, 그리고 처음 면접을 봤던 인터랙션 디자이너까지 총 세명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ㅋㅋ 아흑... ㅠ_ㅠ 다행히도 이번에도 본인들 소개부터 시작하면서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주었다. 엄청 긴장하고 있다고 웃으면서 이야기 하는데 입꼬리에서 경련이 날 것 같은 기분 ㅋㅋ 


저녁 7시 경에 연락이 왔다. 팀 매니저로부터.

저녁 준비를 하느라 또 전화 한 통을 놓쳤는데, 전화번호 검색을 해보니 또 나오지 않는 번호... 이거슨 스팸일까, 혹은 그 회사일까... 고민스러웠지만 스웨덴 사람들이 업무 시간 이외에는 전화를 잘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기에 별 생각없이 밥을 먹고 있었다.

그런데 다시 같은 번호로 걸려온 전화. 혹시나 싶어서 전화를 받았더니, 팀 보스다. 당췌 이 사람들은 번호를 어떤 번호를 쓰기에... 검색이 안되는 거지... 아무튼.. 먼저 이 늦은(?) 시간에 전화를 해서 미안하다고 하며, 오늘 프리젠테이션 좋았다고 잘 했다며 계약을 하고 싶다고 한다!!! 왓!!!! 정말요?!!! 진짜요?!! 레알?!!! 그렇다면 이것은 기적인가!!! 순간 너무나도 기쁘고 신이 나서 함께 밥을 먹고 있던 신랑 얼굴을 바라보았다. 신랑도 뭔가 좋은 기운을 감지했는지, 초집중하며 숨소리도 내지 않는다. 

본인은 이제 곧 휴가를 가야하기 때문에 그 전에 일을 처리해놓고 가고 싶다고, 그래서 전화를 한 것이고, 이제 다음 단계에 대해서 이야기 해주려고 한다고 한단다. 아 그 순간, 망했다. 또 면접인가.. 뭐냐.. 이번엔 임원 면접이냐? 설마.. 공채도 아니고, 겨우 한 사람 뽑는데 그런 게 있는 거냐.. 하며 어떻게 또 면접을 보고 대답을 해야 하나, 짧은 순간 온갖 생각을 하고 있는데, 팀 보스가 하는 말인즉슨, 1) 혹시 너 레퍼런스 있니? 있다면 한 명만 다오 2) 연봉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니? 3) 언제부터 일할 수 있니? 에 대한 협의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오 마이!! 그래!! 그런거지? 그런거야!! ㅠ_ㅠ 

다행히 도와주신다는 고마운 분들이 있어서 그분들께 물어보고 레퍼런스로 연락처를 건넬 수 있었고, 나의 희망보다 괜찮은 금액으로 급여 수준을 정할 수 있었다. 그리고 쓰고 있는 논문을 다 마무리할 때까지는 (6월 초 세미나) 50%로 일하는 방향으로 계약서를 작성하자고 최종 합의를 하였다. 일단 레퍼런스와 통화를 한 다음에 나머지에 대한 내용도 확정짓고, 계약서를 쓰기로 했다.


3월 26일 

레퍼런스와 통화했다며 전화를 주었다. 레퍼런스 해주신 분들이 고맙게도 너무너무 잘 이야기해주었다고 매니저가 이야기하며 계약서를 쓰러 오라고 한다. 가능하다면 오늘 오후, 왜냐하면 본인은 곧 휴가를 가기 때문에.. ㅋㅋ 그렇지 않으면 다른 사람에게 맡겨놓을 테니 다음 주 월요일에 와서 계약서를 작성하라고 한다. 오늘 오후에 이미 일정이 있었어서 월요일에 가겠다고 했다. 전화를 끊고, 계약서를 쓸 때까지는 모르는 일이니까 기다려보자. 성급해지지 말자 하면서 참고 참고 참고... ㅋㅋㅋ 


3월 30일 월요일

계약서 작성 완료!! 

쓰고 나오는 데 기분이 어찌나 신이 나던지..

아마 이 기분은 꽤 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