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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붕대클럽 | 텐도 아타라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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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붕대클럽 | 텐도 아타라

양장군 2008. 2. 5. 13:06

3. 붕대클럽

출처:http://blog.naver.com/shimpyo

책제목 : 붕대 클럽 
저자 :
텐도 아라타 지음  | 전새롬 옮김
출판 :
문학동네 | 2007.12
격 : 9500원8550원(10%↓, 860원 적립)
리뷰 : 평점 10.00 |
네티즌리뷰(1건) | 미디어리뷰(1건)
(출처: 네이버)

도서관에 들렀다가 우연히 집어 들었다.
은정씨의 추천과 영화로 만들어졌다는 설명, 상처난 곳에 붕대를 감아주는 내용이라는 간략한 소개를 받고 읽게 되었다.

일본인 특유의 것이라고 여겨지는 간결한 문체와 건조한 문장들에서 조금은 시작이 어려웠다. (소설을 읽는 이유는 조금이라도 편안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인데.. 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런 까닭에 앞장에서 조금은 머뭇거리다가 다운받아놓은 영화를 본 후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했다(왜 영화를 본 후가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어제 밤에는 꼭 책상 앞에 앉아서 읽고 말리라는 다짐을 했기 때문에..)

책은 보고의 형태를 띄고 있었고, 은정씨 말마따나 어찌 보면 유치한 소재일 수도 있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내게 상처를 준  장소에 붕대를 감는다니.. 그것은 직접 하기 전에는, 직접 보기 전에는 와닿지 않는 그런 종류의 유치함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그들의 감정에 공감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작가의 설득력이 강하게 작용했던 것은 아닐까.. 누구나 상처는 지니고 있지만, 그것이 입 밖에 꺼내져 나오는 순간 다른 사람에게 말하게 되는 순간, 내가 품고 있는 큰 상처의 깊이는 얕아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누구나(물론 나 역시 평소 생각하고 있는 바이다)의 마음을 글로 표현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말장난 없고 군더더기 없는 말로 말이다.

그래서 담담하게 읽어내려갈 수 있었고, 책을 덮은 후에 문장들을 곱씹으며 눈물흘리게 된 것 같다. 나의 것이 아닌 상처를 인정하고, 어루만질 수 있다는 것. 그러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 내가 가진 마음의 편견이 조금은 가벼워진 것 같았다.

늘 나 혼자만 불쌍하고, 가엾고, 내가 가진 상처만이 제일 크다고 생각했지만, 인간은 누구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고, 어딘가에는 그 상처를 어루만지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안도한 것 같기도 하다.

객관적으로 볼 때 내가 가진 상처는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 그렇지만 그것을 감당하는 내게는 너무나도 큰 것이다. 이 세상에 더 귀하고 덜 귀한 인간이 없다라는 것과 마찬가지로, 상처라는 것을 품고 있는 인간들에게 그것의 크기를 재려고 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그야말로, '별 것도 아닌 걸 가지고 속을 끓이냐' 라는 식의 핀잔섞인 위로보다는 '그건 너의 큰 상처야'라고 인정해주고, 보듬어줄 수 있다면... 그렇다면 세상의 우울함과 내가 가진 우울함의 크기는 보다 더 작아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