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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갑이다

양장군 2009. 7. 16. 09:42

나는 지갑이다
저자: 미야베 미유키
역자: 권일영
출판사: 랜덤하우스


미야베 미유키의 연작 소설
1987년에 연재를 시작해서 문고 단행본으로는 1992년 즈음에 일본에서 출간되었다.

하나의 사건을 둘러싸고 관계된 인물들의 지갑이라는 사물의 시점으로 사건을 진행해가는 점이 새롭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였다.
아쉬운 점은 지갑이라는 사물에 큰 설득력이 있어보이지는 않았다는 점.
책을 읽고 있다보면 어느새 화자가 지갑이었다는 사실을 잊게 되어 버리고, 자꾸 지갑이 화자라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문장들이 있어 약간의 괴리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또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그만큼 스토리의 흡인력, 몰입감이 좋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것 같다.

보험금을 타기 위해 각자의 부인과 남편을  살해한 내연 관계의 남자(가쓰다)와 여자(노리코)에 대한 정황 증거는 충분했다. 그러나 실질적인 증거도 없고, 미심쩍지만 알리바이도 충분하였기에 그들을 체포하는 것은 어려웠다. 그리고 언론은 그런 그들에 대해 주목을 하기 시작했고, 개떼같이 몰려들어 이슈화시키기에 급급했다. 
결국 그들이 원했던 것은 보험금이 아니라 세상의 관심과 주목을 받는 것이었다. 
의심을 받기에는 충분하지만, 증거가 없기에 결백한 상황을 만들어 세상 사람들의 모든 관심을 불러 일으키는.. 
그를 위해 실질적인 범행을 저지른 제3의 인물이 필요했고, 그들은 결국 3명이었다.

결말은 조금 아쉬운 듯 했지만(긴장감이 고조되다가 갑자기 허무하게 해소되어 버린듯 하여) 책을 읽기 시작하여 끝까지 읽을 때까지 쉽게 놓아버릴 수 없었던 작가의 필력이 느껴지는 책이었다.

최근 들어 많이 읽지는 않았지만,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을 읽고 있다.
7월에는 미야베 미유키의 모든(국내에 출간되) 소설을 읽어봐야겠다.
그녀가 가진 소재도, 풀어나가는 스토리의 구성도 무척 매력적이다.


나는 지갑이다.
(다시 생각해보니 지갑이기 때문에 다른 화자가 전달할 수 없는 부분을 전해준 것도 있는 것 같다)

내 주인은 그런 사람이다. 돈이 없어 힘들어도, 이따금 약간 비참해져도 행운을 비는 작은 개구리를 지갑에 넣어두는 일 정도밖에 생각하지 못한다. 아주 상식적이고, 소심하고, 평범한 남자다. 그런 남자가 아무리 옛 친구라고는 해도 아내 이외에 애인을 두고, 번창하는 레스토랑의 공동 경영자로 화려하게 생활하는 남자의 가치관을 정말로 이해하거나 상상할 수 있을까?

자신의 기준으로 다른 사람의 생각을 판단하고 추측할 수는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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