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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

사막-이사카 고타로

양장군 2012. 7. 4. 04:43


사막

저자
이사카 코타로 지음
출판사
황매 | 2007-05-1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남들과 똑같은 캠퍼스 라이프는 싫다!중력 삐에로, 명랑한 갱이 ...
가격비교


내가 좋아하는 작가, 이사카 코타로! 

스웨덴 오면서 굳이 기어코 읽지 않았다고 챙겨온 책.. ㅋㅋ

그럴 정도였으면서도 여태 읽지 않다가 최근 들어 후르륵 읽어버린 책.

전에 읽었던 만큼 신나거나 공감하는 부분이 많지는 않았지만(공감대를 찾는 재미가 있었는데..)

그래도 여전히 속도감있게 읽히고, 스토리 속으로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다.


그동안 읽은 이사카 코타로의 책이 유쾌하고 밝아서 신나는 것은 아니었지만,

읽다보면 어두운 기운이 느껴지면서도 왠지 신난다 라는 느낌을 받는 것이 솔직한 감상이다.

가능하면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객관적인 태도를 유지하려고 하는 주인공이나 주변 캐릭터를 통해 그래도 할 말은 다 하고 말겠다는 의지가 보여서일까. 



대학에 갓 입학한 주인공이 친구들을 만나게 되면서 계절별로(여기 자그마한 반전이 있음 ㅋ) 꽤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이야기를 중심으로 진행이 되는데 그 가운데 마작 이야기가 스토리를 끌어가는데 꽤 많은 비중으로 함께 나와 반가웠다. ㅋ

한국에 있을 때 율언과 송이와 오빠와 마작했었는데... 이젠 다 까먹었지.. 뽕이 펑이라는 것, 론과 리치를 부르는 것만 어슴푸레 기억이 날 정도이다. 어쨌거나 책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생각했던 것은 마작하고 싶다.. 라는 것... 아 진짜 하고 싶네.. ㅋㅋ 마작 룰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읽기에는(설명이 달려 있긴 하지만) 좀 지루한 부분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의 사상이나 그런 것은 공감하지 않지만 그래도 그렇게까지 해서 무언가를 전달하려고 했던 사실은 내게 충격입니다. 그럼에도 그 뜻이 전달되지 않았다는 것은 더더욱 충격이고요. 내가 뭐 그 사건에 대해 특별히 더 아는 건 아니지만요. 한참 지나고 나서 그럴 듯하게 떠들기 좋아하는 학생들과 이른바 문화인들이 그것은 연출된 자결입네, 자기애에 빠진 천재의 객기입네, 평가절하했을 게 분명합니다. 그러나 보다 더 놀라워해야 할 일은, 한 인간이 몸과 마음을 다 바쳐 전달하고자 한 것도 전달되지 않는다는 바로 그 사실입니다. 미시마 유키오를, 바보라 매도한 사람들도 말이죠, 마음 한구석에서는 진심을 다해 전하면 자신의 뜻이 전달될 거라 생각하고 있을 겁니다. 그건 절대적으로 확실합니다. 인터넷에서 의견을 피력하는 누리꾼들도 말이죠, 자기가 하겠다고 맘만 먹으면 본심이 가 닿을 거라 과신하고 있는 겁니다. 지금은 자기가 제 역량을 다 발휘하지 않아서 그런 거라고 말이죠.하지만 미시마 유키오의 힘으로도 어쩔 수 없었는데, 할복할 각오를 하고 호소했음에도 그 메시지가 전달되지 않았는데, 저런 데서 확성기로 외친들 그게 먹히겠습니까. -본문 중


재능 있는 인간일수록 학대받는다.

도망치기 위한 변명을 짜내서는 안된다.


내가 우는 것은, 나를 위해서가 아니다. 


머리 좋고 유식해 보이는 사람들은 꼭 상황을 요약하고 싶어하더라.

초능력은 이런 것이고, 그것을 믿는 사람은 이렇다는 식으로 말이야. 예를 들면, 영화를 봐도 이 영화의 테마는 '말린 멸치'라는 식으로. 무엇이든 요약을 하는 거지. 모두 뭉뚱그려서, 본질을 간파하려고 하는 거야. 실제로 본질이란 건 곳곳에 다양하게 포진해 있고,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고 생각하는데, 그들은 요약해서 분류하고 싶어 해. 그렇게 하면 자기가 우수한 것을 어필할 수 있으니까. 


- 나는 착실한 어른들이 이상한 종교에 빠지는 것이 이해 안돼.

- 그래? 나는 이해가 가.

- 그래? 어째서?

- 매일같이 우리들은 열심히 살고 있지만, 어떻게 사는 게 옳은 길인지 모르잖아. 무엇을 하면 행복해질지 아무도 모른다고. 이렇게 말하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본의 아니게 사막에 덜렁 내던져져서는 그때부터 알아서 생존해 가야 하는 존재들이야. 어떻게 살면 좋을지,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아. 그냥 네 맘대로 하라고 하면 더 하기 어려운 법이잖아

모두들 답을 알고 싶어한다고. 꼭 정답이 아니더라도 적어도 힌트라도 주어지길 바라지. 그러니 예를 들어 주택매매 시 체크할 사항이라든가, 실패 없는 육아법이라든가, 이렇게만 하면 문제없습니다 하는 지표에 의지하는 거지. 하지만 실제로 살다 보면 알겠지만, 인생살이에 그런 게 없잖아. 체크 포인트라든지, 확실한 방법이라는 건 없다고. 말 그대로 자유 연기야. 그러니 누가 '이 수행을 하면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라거나 '이것만 참으면 행복해집니다.' 라고 하면 차라리 홀가분하게 느끼게 되는 것 같아. 아무리 괴롭고 인내가 필요하더라도 이것만 하면 행복해진다는 지표가 있으면 고민할 게 없지. 하지만 우리들은 어릴 때부터 해야 할 일이 딱딱 정해져 있었잖아. 태어나자마자 월령에 따른 건강검진도 있고, 여덟 살에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는 그때부턴 몇 년 단위로 입시와 졸업이 반복되잖아. 본인이 생각하지 않아도 틀이 정해져 있었다고. 아마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않더라고 그런 사람들이 밟는 졸업 절차도 따로 정해져 있을걸? 그러던 것이 어느 날 갑자기, 이제부터 '알아서들 하시오.' 라고 하니 멍해지는 거지.

왜 이상한 종교에는 계급 같은 게 있잖아. 수행에 따라 점점 단계가 격상되는 식의. 그런 건 정말 잘 되어 있다고 생각해. 이 단계를 거치면 계급이 올라가고, 계급이 높아질수록 행복해진다는 말을 들으면 아무래도 심적으로는 편하겠지. 괴롭지만, 편하지. 뭘 하면 좋다는 게 분명하고, 결과도 눈에 보이니까. 하지만 결국 그런 것에 기대지 말고 '자유 연기를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루하루 고민하고 온몸으로 부딪치면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고 난 생각해.


학창 시절을 떠올리며 그리워하는 것은 상관없다. 하지만, 그 시절은 참 좋았지, 오아시스였지 하면서 현실도피적인 생각일랑은 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 인생을 보내선 안된다. 인간으로서 누릴 최대의 사치란, 인간관계의 풍요로움을 말한다.


이런 점들이 좋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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