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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장군 in Sweden / Germany

법륜 스님 강연을 듣고 본문

Everyday Sweden

법륜 스님 강연을 듣고

양장군 2014. 9. 17. 16:58

법륜 스님이 유럽을 돌면서 강연을 하신다는 소식을 듣고, 수업을 마치자마자 부랴부랴 스톡홀름으로 내려와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다. 예상, 혹은 기대했던 것처럼 듣고 싶은 이야기를 들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야기를 소화시키는데 시간이 걸리는 것인지, 음미해야 하는 말씀인 것인지, 무튼 시간이 지나고 생활을 하면서 문득문득 떠오르는 지침같은 말씀이 천천히 새겨진 것 같다. 마음을 다잡는데 도움이 된다고나 할까.. ㅋㅋ 뻔한 말씀도 권위(?) 있는 사람의 말씀으로 들으면 다시 새겨지는가 보다. 

들을 때의 기분(종종 욱)과, 듣고 난 다음날(부정적)의 기분과 일주일이 지난 후의 마음가짐이 다르다. 


법륜 스님 강연에 대한 느낀 점(다음 날)

누구도 대답해주지 않는다.
대답해줄 수 있는 것은 나 자신
이미 답을 알고 있는 경우도 있고
알아가는 과정인 경우도 있다.
생각을 하고, 
자신에게 끊임없이 물어야 한다.

+ 말꼬리 잡는 성격은 나의 성격인가, 한국인의 특징인가, 강연 내내 ''아니, 그건~'
하는 생각이 들어서 고민함. 

질문자들에게(블로그를 통해서도 본) 질문을 위한 질문에 익숙한 나 자신이 투영되어 보였음. 

과연 나 자신의 고민이 뭔지 제대로 알고 있는 지 고민해 본 적이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듦. 디테일은 다르지만 사람들이 고민하는 본질은 다르지 않다고 느꼈음. 저 사람이 한 고민은 나도 생각해본 적 있는 것이고, 처한 상황은 다르지만 비슷한 감정과 생각을 해본 적이 있고.... 입장이 바뀌니(고민을 듣는 사람으로) 내가 고민할 때 생각했던 남들에게는 사소하고 작은 고민일테지만 내겐 어마어마해! 말로는 네 고민이 네게는 어마무시하게 복잡하고 무겁다는 말 이해해 하는 생각이 어느샌가 사라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도 해본 고민이라고, 왜 좀더 생각을 해보지 못하지? 그런건 나도 스님과 같은 말할 수 있어 라는 생각이 불현듯 떠오르면서, 내가 얼마나 말로만 공감 능력을 떠들어 댔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도 그 사람의 입장에 들어가보지 못하면 아무리 똑같은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받아들이는 태도나 마음은 다를텐데... 

말이라는 게 문득 참으로 허망하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 말에는, 누군가의 말에는 얼마만큼의 진심이 담겨 있을까.. 

+ 결론
법륜 스님이라고 정답을 갖고 계시는 것은 아닌데다가 오히려 유교적인 한국 습성(내가 받아들이기로)이 기저에 깔린 대답을 주셔서 기대한 만큼의 깨우침은 없었지만(산만함이 원인인 것은 다른 이야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질문을 통해, 생각의 단초를 제공하는 과정을 통해 질문자 스스로가 생각해볼 수 있도록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음.

결국 답을 찾아야 하는 것은 나 자신인데, 주변의 도움 없이는(정서적, 감정적 지지?) 어렵다는 게 모순적이라고 생각함.

남에게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고 하고 남의 시선을 생각지 말아야 한다지만 관계속에서 존재하는 것이 사람인(혹은 오로지 나!) 까닭에 답이 없는 고민이라는 게 스트뤠쓰!!
다른 사람과의 관계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개인 중 한 명으로서 다른 사람들의 생각에서 관심을 끊은 것은 내게 너무나도 어려운 일...
이 또한 연습하면 될까?

문득, 내가 지금 이걸 생각하고 있을 때가 아닌데! 하면서 생각을 접으려는 순간, 
충분히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살아가는 동안 만들 수 있는 여유를 갖고 싶은 생각이 들게 되었다. 역시 결론은 꾸준히 정진?!!! 이 필요한 걸로..? 


(일주일 후)
신기하게도,
강연들을 때는 크게 감흥이 없었는데 살면서 생활하면서 문득 자신이 없어지고, 욕심 부리고 있는 나의 모습을 발견하면 스님의 말씀이 떠오른다. ㅋㅋㅋㅋ
뻔한 말을 권위있는 사람에게 들었을 때 새겨지는 정도가 다른 건가?
덕분에 버리려는 노력, 바라지 않으려는 마음가짐을 연습하고 있다. 

아직 아주아주 어려운 단계지만 하다보면 나아지는 날이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