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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외딴 집 - 미야베 미유키

양장군 2010. 1. 25. 18:52
외딴집(스포 약간)

저자: 미야베 미유키
역자: 김소연
출판사: 북스피어
출판일: 2007년 10월 31일 초판 1쇄 발행



표지의 말대로 
'고통스러운 전개'였다.

미야베 미유키 소설 중에 이렇게 읽기 힘든 소설은 처음이었다.
그리고 이렇게 눈물이 나고 슬프고 감동의 여운이 남는 소설도 처음이다.

그동안 읽었던 미미 여사의 소설은 깨달음과 공감, 재미가 많았던 반면, 외딴집은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의 연속에서 느껴지는 무게감과 마지막까지 읽어야 얻게 되는 감동과 슬픔이 뜨거운 눈물로 연결되는 색다른 감정의 선이 남는다.

정말이지 특히 상(上)권은 읽기 힘들었다.
에도 시대를 배경으로 한 미미 여사의 소설은 몇 권 읽었기에 나름 자신도 있었는데 이건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는 직위들 투성이인데다가 맥락과 인물들에 대한 묘사에서 사건으로 이어지는 설명이 예전과는 좀 달랐다고나 할까. 무튼 읽기 쉽지 않은 소설이었던 것만은 확실하다. 
 
그래도 생각하면 다시 눈물이 날 것 같은 
그렇지만 슬프지만은 않은 마음이 따뜻해지는 행복한 소설이었다.
(행복하다고 느꼈다면 모순인가? 행복한 결말따위 아닌 데 말이지)

외딴 집은 역자의 후기나 편집자의 후기에 100%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
역자처럼 이야기의 큰 축을 맡고 있는 사건의 중심에 선 '가가님'은 내게도 일종의 우상이랄까. 
왠지 모르게 느껴지는 위엄과 카리스마, 내면에 숨겨진 진정성과 온화함이 나도 모르게 팬이 되어 버리게 만들었다.
특히 '호'와 습자를 하는 장면이나 '호'의 말을 귀기울여 들어주는 장면이나 마지막에 '호'에게 이름을 선물하는 장면이나...
'가가님'이 다시 에도로 돌아가 큰 자리를 맡았으면 하는 바람은 끝까지 미련이 되어버렸다. 그렇지만 '가가님'은 마루미 번의 신이 되었고, 신이 되기 전에 '호'에게 위안을, 마음의 평안을 얻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 그걸로 됐을 것 같아. 충분해. 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지.

미야베 미유키 여사의 저력은 어디까지일까.
편집자가 이야기한 것처럼 이전에 펴낸 미미여사의 걸작들을 단숨에 밀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문제는 그전에 상권을 끈기있게 참고 넘겨줄 인내도 필요하다는 것, 나처럼 ㅋ)
그동안 펼쳐온 이야기의 양상과는 다르지만 어찌됐든 자신이 의도한 세계로 이끌어가는 놀라운 표현력은 어느샌가 나역시 소설 속 마루미 번의 한 가운데에 존재하는 것처럼 느끼게 만들었다.
앞 권을 읽으면서는 도무지 그려지지 않았던 마루미 번이 이제는 어느새 머릿속에서 이미 본 것처럼 그려지고 있고, 시대의 어둠속에서 죽어간 사람들의 아픔과 그 한 가운데서 나도 모르게 이용되었던 '호'의 기구한 운명에 절절한 공감을 느끼며 다시금 되새기게 된다. 

아아 보물의 '호'야.. 
이름을 부르는 것만으로도 눈물이 날 것 같은 안타까운 소녀야.
부디 행복해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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