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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스나크 스냥-미야베 미유키

양장군 2010. 2. 22. 09:49
스나크 사냥

저자: 미유베 미유키
역자: 권일영
출판사: 북스피어
출판일: 2007.8.20



쓸쓸한 사냥꾼과 스나크 사냥을 같이 빌려서 보면서 왠지 '사냥'이라는 단어가 제목에 동시에 들어간 것은 무슨 우연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두 권 모두 이거다 할 만큼의 재미나 강렬한 인상은 없었지만, 그래도 미미 여사다운 흡인력은 후루룩 읽어버리게 할 만한 것이었다.

스나크 사냥은 단편같은 이야기의 연작으로 이루어진 쓸쓸한 사냥꾼보다 일어나는 사건이나 구성의 범위가 커서인지 몰입 면에 있어 더 좋았다. 다 읽고 나서는 역시 미미 여사의 소설은 장편이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방범이나 외딴집 정도의 수준이..

스나크 사냥에는 각자의 사연을 지닌 여러 등장인물들이 등장한다. 
부모를 일찍 잃은 것을 제외하면 돈에 있어서는 부러울 것 없었던 세키누마 게이코는 사법고시를 패스하자 자신을 버린 옛 애인의 결혼식에 산탄총을 준비해서 몰래 들어가게 된다. 
피셔스 마켓에서 일하는 오리구치씨는 세키누마 게이코의 총을 훔쳐 어디론가 향하게 된다. 함께 일하는 슈지라는 청년은 오리구치씨를 말리기 위해 뒤를 쫓으며 안간힘을 쓰지만 결국 결말에 자신 내면에 숨겨진 본성(괴물?)을 만나게 된다.

'스나크 사냥'이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쓴 루이스 캐럴의 작품 제목과 같으며 '스나크'란 괴물이고 이 괴물을 잡으면 잡은 사람은 그 순간 사라져버린다고 한다. 미미 여사의 책에서 스나크란 다른 누군가를 향한 살의(그것이 비록 정의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혹은 정의가 아닌 연민과 동정으로 이해할 수 있는 범주에서의 복수라 할지라도)를 뜻한다. 이야기를 끌고 가는 게이코와 오리구치의 아픔과 슬픔은 스나크를 이끌어내고, 그것이 달성되는 순간 그것은 그 사람 자체가 되어 버린다.

여기서도 모방범에서 볼 수 있는 범죄자들의 양상(도무지 양심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을 엿볼 수 있는데, 미미 여사의 현대를 배경으로 한 사회파 미스터리 소설에서는 일종의 베이스가 되는 것 같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허구가 아니라 실제와 닿아있기 때문에 더욱 안타깝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미미여사의 시각이 따뜻하다고 해서 그 시선이 모든 등장인물들에게 비추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가끔 읽으면서 느껴지는 통쾌함은 그녀의 문장 속에서 이런 범죄자들은 통렬히 비판받고 벌(?)을 받기 때문이다. 그것은 마치 '이게 순리였어. 내 힘으로는 어쩔 수 없었어' 라고 말하는 듯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더욱 안심할 수 있다(범죄를 처벌하기 위해 행한 행동잉 선한 사람들로 하여금 처벌받게 되는 스토리를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