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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암스테르담 | 이언 매큐언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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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암스테르담 | 이언 매큐언

양장군 2008. 6. 12. 10:25

암스테르담 Amsterdam 
이언 매큐언| 박경희 역| Media2.0| 2008.01.09 | 205p | ISBN : 9788990739704 

2008.6.9.

책 소개
한 여자를 사랑한 두 남자, 그들이 암스테르담에 간 까닭은?
이 시대 최고의 작가 이언 매큐언의 부커 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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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커 상을 받은 이언 매큐언의 [암스테르담]은 심리 스릴러로 가장한 힘에 대한 어두운 성찰이자 도덕에 대한 우화이다. 단숨에 읽히는 섬뜩한 소설." - 뉴욕 타임스

"이언 매큐언은 현대 영국 작가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우리 시대의 도덕성을 줄기차게 해부한다. 그것도 나비의 날개를 떼어내는 아이처럼 무자비하게." -더 타임스

"몇 페이지만 넘겨도 이언 매큐언이 책 전체를 관통할 극적인 상황을 얼마나 시원시원하게 펼쳐나가는지 알 수 있다. 작가가 솜씨 있게 퓨즈를 당기면 우리는 그게 어떻게 폭발할지 지켜보기만 하면 된다." - 알랭 드 보통

우리를 해부하는 위험한 거장, 이언 매큐언

현대 문학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작가가 있다. 이언 매큐언도 그 중 하나이다. 1975년 등단한 이래 부커 상, 휘트브레드 상, 영미 작가협회 상 등 수많은 상을 수상한 이언 매큐언은 현대 문학의 주요 주제들을 뛰어난 솜씨로 변주해 왔다. 죽은 부모를 시멘트로 암매장하고 스스로를 집 안에 고립시킨 아이들의 이야기인 [시멘트 가든 Cement Garden]과 죽어야 끝나는 사랑 드 클레랑보 신드롬을 파헤친 [이런 사랑 Enduring Love]은 인간의 무의식 세계가 일반적인 사회 규범과 어떻게 충돌하는지 너무도 강렬하게 보여주고 있다. 또 무료함과 외로움으로 인해 어린 소녀를 살해하는 남자([나비])의 모습에는 인간의 어두운 내면이 쓸쓸하게 묘사돼 있다. 주로 무의식과 내면에 초점을 맞췄던 그의 작품 세계는 원숙기를 맞으며 도덕의 허울([암스테르담] [속죄]), 일상 속의 폭력([차일드 인 타임] [토요일]) 등 보다 사회적이고 보편적인 주제로 확장된다. 탐미적인 문장과 주제를 깊이 있게 녹여내는 그의 재능은 평론가들의 극찬과 독자들의 뜨거운 지지를 모두 이끌어냈다. 권위 있는 '뉴욕 타임스 올해의 책'에 [이런 사랑] [속죄] [토요일]이 선정된 바 있으며, 부커 상 쇼트 리스트에도 [이런 사랑] [암스테르담](수상작) [체실 비치에서 On Chesil Beach] 등 세 작품이 올랐다. 또한 그는 조앤 롤링, 테리 프러쳇에 이어 영국 출판잡지 '북매거진'이 선정한 '생존해 있는 최고의 영국 작가' 3위로 선정됐다. 그의 대표작들은 세계 20개 국 이상에 번역되었으며, [속죄(영화 제목 '어톤먼트')] [첫사랑, 마지막 의식] [이방인의 위안(영화 제목 '위험한 이방인')] [이런 사랑]은 영화화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언 매큐언은 이 시대 최고의 작가로, 최고의 지성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앞으로 노벨 문학상 수상이 가장 유력한 작가 중 한 사람이다.

나의 잣대로 타인의 도덕성을 잴 수 있을까?

도덕성은 이언 매큐언이 즐겨 다루는 주제 중 하나다. 그러나 그가 도덕성을 바라보는 시각은 기존 작가들이 다뤄왔던 도덕성의 회복 같은 것과는 다르다. 그는 도덕에 절대성을 부여했을 때 파생되는 비극에 대해 이야기한다. [속죄]에서는 13세 소녀가 단편적 사실만으로 한 남자의 도덕성을 규탄하고 그를 파멸에 이르게 한다. [암스테르담]에서는 겉으론 아무 이상 없어 보이는 성공한 두 남자의 도덕성이 사소한 오해로 인해 얼마나 쉽게 부서지는지 고발한다. 한 여자를 함께 사랑한 둘도 없는 친구 클라이브와 버넌은 각각 저명한 작곡가로, 권위 있는 일간지 편집국장으로 성공한 사람들이다. 전후 복지 영국의 젖과 꿀을 자양분으로 자란 행운의 세대. 그들 세계에서는 악을 쓰며 소리칠 일조차 없다. 클라이브가 시골 경찰서에서 느낀 것은 경찰서가 가난과 무지로 파생된 온갖 부작용을 처리하는 곳이라는 것이다. 성공한 그들의 세계는 이와 달리 점잖은 세계다. 그러나 한 꺼풀만 벗기면 이곳은 더욱 추악하다. 모든 것의 발단이 된 것은 그들이 사랑했던 몰리가 죽으면서 남긴 사진 몇 장이었다. 죽은 그녀의 남편 집에서 그녀의 정부인 외무장관 가머니의 은밀한 사진이 발견된다. 판매 부수가 곤두박질치는 신문을 구하기 위해 버넌은 이 사진을 신문에 싣고자 하지만, 클라이브는 그것이 황색 저널리즘이며 몰리를 욕되게 할 뿐이라고 강하게 비난한다. 두 친구의 우정은 순식간에 위태로워진다. 한편 밀레니엄 교향곡 작곡이 벽에 부딪히자 클라이브는 산행을 떠난다. 외진 산속에서 그는 한 남자에게 위협을 당하는 여자를 목격하지만 작곡에 방해가 될 것 같아 못 본 척한다. 이를 안 버넌 역시 클라이브의 도덕성을 강하게 비난하고 나선다. 서로의 도덕성을 단죄하려는 그들의 우정은 파국을 맞으며 암스테르담으로 향한다.

그들이 암스테르담에 간 까닭은?

"세상은 늘 그렇듯 요지경이었다. 물고기들의 암수가 뒤바뀌고, 영국 탁구는 길을 잃었다. 네덜란드에서는 의사 자격증을 가진 몰지각한 작자들이 짐이 되는 늙은 부모를 제거해주는 합법적인 서비스를 제공했다. 재미있는 세상이다."(본문 중에서) 런던도 파리도 베를린도 아니다. 이 이상한 세상에서 그들을 하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이끈 것은 무엇일까? 암스테르담은 여러 가지를 상징하는 도시이다. 현대인이 추구하는 모든 자유가 합법적으로 보장되는 곳. 공창, 마약, 동성애, 안락사, 자살의 자유까지도.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현대인의 천국 같아 보이는 이곳에서 두 친구는 천국이 아닌 끔찍한 불신과 배반의 지옥을 만난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 위선으로 가득한 남자들의 연약한 세계, 도덕의 허울 등 이언 매큐언은 '암스테르담'이라는 상징적 공간을 통해 현대 사회 그 자체를 날카롭게 풍자하고 있다.

극도로 정교하게 세공된 실험 소설

이언 매큐언의 [암스테르담]은 내용도 내용이지만 그 짜임새 있는 구성과 간결함으로 평단과 독자들을 매료시켰다. '정교한 매커니즘' '재기 발랄한 엔진을 장착' '극도로 잘 세공된 소설' 등 평론가들에게 유독 형식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암스테르담]은 장편소설 범주에 겨우 턱걸이했을 만큼 짧은 소설이다. 하지만 독자들은 두세 시간의 짧은 독서 시간 내내 한시도 손을 놓지 못하고 책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이언 매큐언은 부커 상 수상 소감 때 "군더더기 없이 오롯이 흡인력있는 문학적 경험을 선사하고 싶었다. 소설이란 어떤 식으로 작동하는지 독자가 그 구조를 훤히 들여다보게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정교한 플롯과 더불어 이언 매큐언이 염두에 둔 것은 연극적 형식이었다. 그래서 5장으로 구성되며 두 주인공의 신이 교차되며 강렬한 대비를 이룬다. 또한 셰익스피어 극에서 모티프를 따온 부분 역시 군데군데 발견된다. 전화와 엽서 등의 매개물을 통해 증오와 의심을 키우는 두 주인공은 '오델로'의 모습과 닮았고, 마녀의 꾐(몰리의 사진)을 취하여 탐욕스럽게 변하는 버넌은 '맥베스'를 연상시킨다. 독약에 의한 엇갈린 죽음은 '로미와 줄리엣'을 죽음으로 인도하는 몰리의 환영은 '햄릿'의 환영을 떠오르게 한다. [암스테르담]은 한 편의 강렬한 심리 스릴러로, 잘 짜인 실험 소설로, 블랙 유머가 곳곳에 포진된 풍자 소설로 그 어느 작품보다 큰 읽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저자 | 이언 매큐언 (IAN MCEWAN)
동시대 최고의 작가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이언 매큐언은 1948년 영국 햄프셔 올더숏에서 태어났다. 그는 서섹스 대학과 이스트 앵글리아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이스트 앵글리아 재학 중 소설가 말콤 브래드버리와 앵거스 윌슨의 지도를 받은 것을 계기로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1975년, 첫 소설집 <첫사랑, 마지막 의식 FIRST LOVE, LAST RITES>이 서머싯 몸 상을 수상하며 전세계 비평가들의 주목을 받은 이후 1987년 <차일드 인 타임 THE CHILD IN TIME>으로 휘트브레드 상, 1998년 <암스테르담 AMSTERDAM>으로 부커 상, 2002년 <속죄 ATONEMENT>로 W. H. 스미스 문학상, 영국 작가협회 상,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상, 산티아고 상 등을 수상했다. 그 밖의 작품으로는 <이방인의 위안 THE COMFORT OF STRANGER> <이런 사랑 ENDURING LOVE> <블랙 독 BLACK DOGS> <토요일 SATURDAY> <체실 비치에서 ON CHESIL BEACH> 등이 있으며, 최근 영화화되어 베니스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은 <속죄(어톤먼트)>를 비롯, 여러 작품이 영화로 만들어졌다.


++
7월 말에 암스테르담에 갈 예정을 잡고 있어 눈에 들어온 책으로
이언 매큐언이 누구인지도 관심조차 없었고, 소설의 재미에 대해서도 그닥 느낄 수 없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계속해서 읽게 되더라는 것.
이것은 이 소설이 지닌 힘일지, 그렇지 않으면 내가 책이 읽히는 순간에 있었던 것일지
알 수는 없지만 묘하게 끌리는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