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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장군 in Sweden / Germ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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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베를린 15일차 (2021.9.4)

양장군 2021. 9. 5. 03:20

점심

집에서 대충 먹고 느즈막히 프리드리히샤인 방향으로 떠났다. 


이스트사이드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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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리드리히샤인 동네가 좋다고, 힙하다고 해서 어딘가를 가보고 싶은데 이스트사이드 갤러리 말고는 도통 아는 게 없다. 그래서 결국 이스트사이드 갤러리로 고고 (나중에 보니 박스하겐 플랏츠에서 일요일에 벼룩시장이 열린다는데, 언젠가 가봐야지)
  • 5-6년 전에 한 번 왔었는데, 그때와 다르게 동쪽역에서 내려서 천천히 걸어왔다 (반대 방향에서 시작한 것 같다). 여러 가지 그래피티들이 눈길을 사로잡았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장벽이 무너지는 순간이나 그걸 넘어서는 순간들,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가 등장하는 모습을 표현한 부분들이 인상적이었다. 
  • 장벽 뒤편으로는 공원이 조성되어 있었고, 거기에서 강을 바라볼 수도 있는 듯 했다. 갈색 오리도 구경하고, 장벽 뒤편도 구경하고 쭈욱 걷다보니 그중에서도 제일 유명한 형제의 키스 앞에서는 사람들이 나름 줄을 서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 걷다보니 앞으로 다닐 (그러나 재택근무겠지 ㅋ) 회사 모습도 보여서 아빠 엄마 보여드리려고 사진도 찍었다. 

 

오버바움다리 

  • 이스트사이드 갤러리 끝에는 오버바움 다리가 있었다. 1732년에 만들어진 나무 위쪽이라는 뜻을 가진 다리라고 한다. 프리드리히샤인과 크로이츠버그를 연결하는 다리로 더블덱 형태이며, 위로는 우반(전철)이 다니고, 아래로는 차량이 통행을 한다. 
  • 날씨가 약간 흐려서 좀 을씨년스러운 느낌도 났지만 (아래 흐르는 강도 깨끗해 보이지는 않았고), 위로 지나다니는 우반 차량의 노란색이 약간 붉은 느낌의 갈색 건물과 대비되어 쨍한 느낌을 줘서 꽤 재미나게 보였다. 

 

 

피시앤칩스 - Freddy Fey's Fish & F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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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쫄보인 우리가 지나기에는 왠지 긴장이 잔뜩 됐던 Görlitzer Park(입구에서 뭔가 필요하냐고 물어보는 형아가 있어서 더 쫄음)를 지나 (프리드리히샤인-크로이츠버그) 조용한 거리에 들어서자 눈앞에 피시앤칩스 레스토랑 간판이 보였다. 한숨 돌리고 싶었던지, 간판을 보고 맥주 한 잔 혹은 커피라도 마시고 가자고 해서 잠시 멈추게 됐다. 뭔가 아파트가 늘어선 거리 앞에 덜렁 레스토랑 하나 있어서 생뚱맞은 기분이었다. 그래도 주인 아저씨가 붙임성 좋게 설명해주는 것이 왠지 스웨덴 아저씨 느낌이 들어서 신기 
  • 간단하게 맥주 두 병과 명태(폴락)튀김을 시켜서 먹었다. 함께 나온 짜뿌한 초록콩 소스가 맛있었다. 좀 짠 감이 있었지만, 맥주랑 먹으니 그 정도는 상쇄가 됐다. 빠져나간 정신을 잡아 넣으면서 맥주를 마시고 나니, 동네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그냥 바로 집으로 돌아가려던 마음을 돌려 커피 한 잔도 마시고 가기로 했다. 


파이브 엘리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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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즈케이크와 아메리카노, 초콜렛 들어간 패스트리를 샀다. 커피가 맛있다고 했는데, 완전 작아서 귀염. 신맛 안나서 좋은데 아주 맛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치즈케이크를 오빠가 무척 좋아했다. 그간 먹었던 치즈 케이크 중에 제일 맛있다고. 나는 오빠가 해준게 더 맛있었는데... 

라이트 페스티발 (Festival of ligh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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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내를 돌아다니다 보니 9월 3일부터 12일까지 라이트 페스티발을 연다고 한다. 매년 해 왔던 행사같고, 마침 우리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보이는 (거의 모든 곳에서 보일 것 같긴 하지만) 티비 타워에서도 볼 수 있다고 하니, 이런 걸 좋아하지는 않는 오빠지만, 집에 들어와 잠시 쉬고 난 후 달리 할 일이 없는 데다가 내가 구경하고 싶어하는 것을 알아채고, 해가 진 후 처음 숙소를 나섰다. (아마 처음이자 마지막일 듯..)
  • 나는 애초에 베를린 돔 (성당)만 목적지로 생각했는데, 브란덴부르크까지 가자는 오빠 말에 우반을 타고 브란덴부르크 광장 역에서 내렸다. 역시나 사람들이 많다. 이때가 대목인지 입구에는 투명한 풍선 같은 것에 반짝이는 조명을 붙여서 팔고 있는데, 아이들이 환장을 하는 것 같았다. 물론 나도 하나 갖고 싶어서 환장했지만, 결국 쓰레기가 될 거라 참았다. 
  • 브란덴부르크에서의 조명 혹은 빛쇼는 별거 없어 보여서 한 5분 서성이다가 바로 베를린 성당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베를린 곳곳에서 펼쳐지는 행사라 그럴 여력이 없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행사를 기획한 사람이라면 음악을 빼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불빛으로 디자인한 건물들만 보는 것은 음악이 없어서인지 보는 재미가 덜했다. 
  • 베를린 성당은 박물관 섬(?) 역에 있었는데, 관광객들이 많이 가는 곳이라 그런지 역 안 천장을 파란 벨벳 느낌이 나는 색으로 채우고, 거기다가 별처럼 느껴지게끔 하는 조명들이 곳곳에 박혀 있어서, 사진을 찍지 않고 그냥 가기는 아쉽게 했다. 
  • 역을 벗어나니 여기도 사람이 우글우글. 마스크를 쓰긴 했지만, 오래 있지는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베를린 성당을 보는 것이 더 재미있을 것이라고 여긴 것은 빈 공간 없이 꽉 찬 큰 건물에 어떤 그림을 그려도 당연히 더 보여줄 것이 많을테니 브란덴부르크문이나 티비타워보다 좀더 제한이 적은 표현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거기에다가 누군지 모르지만 정말 감사하게도 바로 옆에서 기타 버스킹을 하던 뮤지션이 있어서 정말 지루하지 않게 즐겁게 볼 수가 있었다. 현금이 없어서 감사를 표하지 못했지만, 이런 축제를 더 축제답게 만들어주는 사람이 있어서 재미있게 보고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 돌아오는 길에는 티비타워에 뿌려진 조명도 봤지만, 아무래도 면적이 좁고 길다보니 볼 수 있는 광경 역시 예상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 이런 행사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왠지 베를린은 좀더 역동적이고 사람이 가득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코로나 상황에서 그걸 느끼는 게 맞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곳에서는 실내에서만큼은, 대중교통에서만큼은 거의 철저하게 마스크라도 쓰는 모습을 보여서 스웨덴보다는 한결 낫지 싶은 생각이 든다) 코로나가 없었던 베를린은 어떤 느낌이었을지 궁금하다. 마스크 여부만 다른 모습일지, 아니면 이보다도 더 복잡하고 활기찬 곳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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