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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장군 in Sweden / Germany

베를린 12일차 (2021.9.1)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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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12일차 (2021.9.1)

양장군 2021. 9. 2. 17:46

수요일, 일이 잘 풀렸으면 원래 일 시작일... ㅋ 

대학교 모든 서류 요청 (졸업증명서, 성적증명서 - 원본 (국/영문)) 발급 완료  / 고등학교 졸업증명서 발급 필요 서류 

  • 어제 대학교와 통화한 후 EMS 배송비를 입금하고, 스캔본을 확인한 후 (영문 이름이 정확한 지) 확인 메일을 보내니, 얼마 지나지 않아 우체국을 통해 발송했다는 메일을 보내주셨고, AfterShip이라는 앱을 통해 노티피케이션까지 받게 되었다 (예전에 폴라로이드고 미니 카메라를 주문하고 배송 추적으로 하려고 다운받아서 주문 시 사용하는 이메일 주소를 넣었더니, 이후에 여러 군데 배송 추적이 자동으로 뜨기 시작했다. 우체국 사이트 통해서 추적하는 거 번거롭고 불편했는데, 여기서 자동으로 추가되고, 업데이트가 있으면 바로 알려주니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 대학교 문제 말고도 고등학교 증명서를 어떻게 해야할까 싶어서 새벽같이 일어나서 교육청에 전화를 했더니, 주민센터나 무인 발급기가 있는 곳에서 발급은 가능하지만, 원본이나 영문이 필요한 경우는 아마도 모교에 가서 발급을 요청해야 할 것이라고 해서, 결국 오빠에게 부탁을 했다. ㅠ_ㅠ 
  • 학교 행정실에 전화해서 가족이 발급받기 위해 필요한 서류 (가족관계 증명서, 가는 사람 신분증, 나의 여권 영문 이름)를 확인 받고, 오빠에게 부탁했다. 
  • 내가 여기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다. 이제 밥 먹으러 가자 

되너 (Döner) - Rüyam Gemüse Kebab

  • 서류 정리를 하는 동안 오빠는 되너? 케밥 샌드위치 맛집을 찾아 두었다. 돌아다니면 흔하게 보이는 Döner가 뭔가 싶었는데, 작은 빵 같은 것을 그렇게 부르는 모양이다. 베를린에는 (혹은 독일에는) 터키에서 온 이민자들이 많아서 케밥을 흔히 찾아볼 수 있다고 한다. 스웨덴에서도 케밥 레스토랑을 많이 보기도 했고, 케밥 피자도 먹어보긴 했지만, 케밥을 제대로 먹어본 적은 한 번도 없어서 오빠가 근처에서 찾은 Rüyam Gemüse Kebab (뤼얌?)을 가게 되었다. 
  • 채소를 곁들인 케밥 하나와 뒤럼 케밥을 하나씩 시켰다. 11시에 문 여는데, 10시 55분쯤 도착해서 우리가 첫손님인가 싶었는데, 두번째 손님 ㅋㅋ 
  • 모든 소스(아마 요거트, 칠리소스, 염소 치즈? 등등) 와 모든 채소를 넣어달라고 해서 주문을 하고 받아보니 헐... 이건 먹을 수 있는 형태가 아닌데.. 이걸 어떻게 먹으라는 거지... 그나마 뒤럼은 부리또처럼 또띠야에 싸서 나온거라 먹기가 그나마 좀 나았는데, 빵은 되너가 훨씬 맛있다. 아무튼 넘나 커서 이걸 한 끼로 먹기에는 너무한 것 같아서 결국 뒤럼은 ⅓쯤 먹다가 알루미늄 호일에 곱게 싸서 종일 들고 다니다가 집으로 가져왔다. 
  • 무스타파 케밥이라는 정말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 같은 그런 케밥집이 있다는데, 일단 우리는 집에서 가까운 이곳에 왔다. 레스토랑 내부도 깔끔하고, 케밥 먹고 마지막에 입가심 할 수 있는 차도 무료로 주고 있어서 4점 이상 
  • 다음에 먹는다면 되너를 먹을 것 같은데, 무조건 테이크어웨이를 할 것 같다. 한번에 다 못 먹는 것도 그렇고, 돌아다니면서 먹을 수 있는 재주가 없다. 

두스만 (Dussman) Dussmann das KulturKaufhaus 

  • 트램을 타고 레이시가 추천해준 두스만 서점을 들렀다.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사는 것을 좋아하고, 종이랑 문구를 좋아한다. 전에 베를린 왔을 때도 모듈러만 가서 한참 만지작 거리다가 펜과 연필을 몇개 사온 적이... 어렸을 때는 문방구 사장님이 꿈이었는데.. 그 꿈은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 지하 포함 4층, 5층 건물인 것 같다. 1층에는 내가 넘나 사랑하는 문구 코너가 크게 있어서 한참을 떠날 수가 없었다. 독일은 물론이고, 프랑스에서 수입한 노트들도 가득했고, 스위스 필기구, 우리나라 노트도 발견했다. 하아 쓰지는 않겠지만, 이걸 다 가질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후후후... 
  • 지하에는 음악 관련한 것들이 가득했다. 피아노, 콘트라베이스, 바이올린 악보들이 가득 꽂힌 책장들과 우쿨렐레, 미니 피아노도 보이고, 한켠에서는 공연할 수 있는 작은 무대도 있다. 각종 씨디들과 바이닐 레코들 코너도 있었고, 물론 케이팝 코너도 자그마하게 있었다. 우리 BTS도 당연히 ㅋㅋ 근데 기본적으로 팝 코너는 다른 재즈나 클래식에 비해 규모가 작았고, 케이팝 코너에서는 심지어 여기에서 직접 구워서 만든 것 같은 컴필레이션 앨범 씨디로 보이는 것들도 있었다. 
  • 윗층으로 올라가니 만화 코너가 있었고, 어릴 적 도서관에서 빌려 보고 나름 충격적이었던 쥐(MAUS)를 발견하고, 반가웠다. 독일어 공부에 도움이 될까? 사볼까? 하다가 한국어로도 제대로 읽지 않았는데 라는 기억이 ㅋ 
  • 인테리어, 소품 코너에서는 너무나도 마음에 드는 램프를 발견했다. 미스터 왓슨 램프. 코펜하겐에서 만든 것 같다. 팔은 없지만 나무 프레임으로 마치 사람이 앉아 있는 형태로 만들어서 원하는 모양대로 램프를 놓을 수 있는 것 같다. 오빠도 나도 너무 마음에 들어서 제일 작은 거 하나 중간 사이즈 하나 사가고 싶었는데, 올리엔스에서도 판매하고 있어서 스웨덴 가서 사는 것으로 결정 ㅋ 

체크포인트 찰리

  • 서점을 나와서는 체크  포인트 찰리를 향해 걸었다. 전에 왔을 때도 간 적이 없는 것 같다. 역적들끼리와의 여행은 늘 한식 위주라 딱히 유명한 랜드마크를 찾아 다니지는 않는다. 그래서 우리가 잘 맞지. ㅋㅋ 
  • [출처: 위키피디아] 체크포인트 찰리(영어: Checkpoint Charlie) 또는 단순히 체크포인트 C(영어: Checkpoint C)는 냉전 당시 동베를린과 서베를린을 분단하던 베를린 장벽의 가장 유명한 검문소를 연합군에서 지칭했던 지명이다. 동독과 소련에 의해, 동쪽에서 서쪽으로 소련의 국경선을 넘으며 동베를린에서 서베를린으로 사람들이 넘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1961년에 베를린 장벽이 세워졌었다. 체크포인트 찰리는 동독과 서독의 분단을 나타내는 냉전의 상징이 되었다. 1961년도의 베를린 위기때 미국과 소련의 탱크 대치가 이 장소에서 발생했었다. 소련이 무너지고 독일이 통일을 한 이후에는 체크포인트 찰리 검문소는 유명한 관광지가 되었고. 오늘날에 이 검문소는 베를린 근처 달렘(Dahlem) 연합군 박물관에 위치해있다.
  • 흔히 보던 미군과 소련군의 얼굴이 있는 거리 외에도 가는 길목에는 역사적인 이벤트들을 사진과 함께 글로 설명하고 있다. 시간이 날 때 하나씩 읽어보면 흥미로울 것 같다.

유대인 추모공원 - 홀로코스트 메모리얼 

  • 그리고나서는 홀로코스트 메모리얼이 조성된 곳을 찾았다. 
  • [출처: 위키피디아] 학살된 유럽 유대인을 위한 기념물(독일어: Denkmal für die ermordeten Juden Europas)은 2005년 5월 12일, 베를린의 브란덴부르크 문 남쪽에 개설된 홀로코스트로 살해된 유대인 희생자를 위한 추모비이다. 1만 9073m2의 부지에 콘크리트 비석 2,711개가 격자 모양으로 늘어서 있다. 두께 0.95m, 너비 2.38m의 블록을 다양한 높이로 세워져 있다. 설계한 것은 미국의 건축가 피터 아이젠먼이다. 지하에는 홀로코스트에 관한 정보 센터가 있어, 이스라엘의 야드바솀이 제공한 홀로코스트 희생자의 이름이나 자료 등이 전시되어 있다.
  • 지하 정보센터는 코로나로 인한 인원 제한이 있어서 통제에 따라 입장을 하는 듯 보였다.
  • 미국대사관 앞, 브란덴부르크 문 근처에 이렇게 크게 조성된 공원을 보니, 실제 내용이 어떻든 간에, 과거를 기억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이런 큰 기념물을 조성한 곳이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최근에 꼬꼬무에서 봤던 삼풍백화점도 생각이 나고, 세월호 추모 공간을 둘러 싸고 일어났고 일어나고 있는 논란들이 떠오른다. 코로나를 두고 보였던 스웨덴의 조치를 보고, 국가 경제 그리고 돈 앞에 인간의 목숨이 가치 절하되는 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삼풍백화점 때 추모 공원이나 기념물 설치 관련하여 사람들이 보였던 태도나 반대를 생각하면, 인간이란 그렇게 크게 다르지 않구나 싶은 생각도 든다. 부동산 논리에 밀려나 그보다 중요하다고 배워온 가치들이 실제에서는 그렇게 다뤄지지 않는 것인지.
  •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있었던 크고 작은 사건들이 마치 없었던 일처럼 잊혀져가게 되고, 가끔씩 티비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라고 다뤄주지 않으면 사느라 바쁘다는 핑계로 잠시간 분노하고 슬퍼했던 순간 조차 잊으며, 그 사건들로 아파하는 사람들은 내 인생이 아니니 머릿속에서 밀어내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살아가는 것이 아프기도 하고, 비겁하기도 하고 그렇다. 그렇다고 누구를 비난할 용기도 없다. 이 순간도 지나갈 것이고, 내가 무엇을 해야할 지도 모른다는 핑계로 잠시만 쓰라리다 잊을 것이라. 진짜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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