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양장군 in Sweden / Germany

[Personnummer]주민번호 발급 본문

Everyday Sweden/살아남기 Survival in Sweden

[Personnummer]주민번호 발급

양장군 2011. 10. 26. 22:53

드디어 우리 짐이 도착해서 나갈 수 있게 되었다. 
19일 수요일 오전, 스웨덴 우체국과 겨우 전화를 하고 목요일에 꼭 배달을 해주기로 약속을 한 다음 후다닥 씻고 Personnumer(Personal number, 일명 주민번호랄까)를 신청하기 위해 집을 나섰다.
(우리가 나간 사이에 짐을 배달하지는 않을까 하는 약간의 불안감도 지닌 채.. ㅋ)

스웨덴에서는 1년 이상 스웨덴에 거주하는 외국인에게도 퍼슨 뉴머(Personnummer)를 발급을 해 주는데 이게 있으면 스웨덴 국가에서 제공하는 복지 혜택 들을 받을 수 있다. 내가 알고 있는 것 중에 하나는 은행 계좌를 여는 것과 SFI(Swedish for Immigrants) 학교에 다닐 수 있는 것! 

언제까지 스웨덴에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SFI를 통해 스웨덴어와 스웨덴 문화, 생활 방식에 대해서 무료로 배울 수 있다고 하니 직업도 신분도 없는 나로서는 당연히 다니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하여 번호를 신청하기 위해 세무소(Skatteverket)을 찾아 나섰다. 

(우리 집 근처 역)

여러 블로그와 사이트를 통해 스톡홀름에 있는 우리 집과 가장 가까운 세무소를 두 군데 찾았다. 
T-Centralen역에 있는 세무소와 Medbogarplatsen역에 있는 세무소.
그 중 Medbogarplatsen역 세무소가 가까워서 이 곳으로 가기로 하였다.

T-bana를 타고 몇 정거장 가지 않아 곧 도착하였다. 
역을 나와 길을 건너자 넓은 광장이 있고, 스웨덴에 도착한 이후로 처음 와 본 번화가라 괜히 눈이 휘둥그레지고 조금 북적이는 거리와 많지 않은 사람들이 반가웠다. ㅋ 
정면으로 쭉 걸어가니 무슨 행사를 하는 것인지 바나나와 커피를 공짜로 나눠주고 있었고, 띠를 두른 남자와 여자가 스윙댄스를 추고 있었다. 괜히 휙휙 던지는 모습을 보니 나도 가서 던져달라고 하고 싶었지만... 몸도 굳었고, 부끄러워서 구경하면서 좋아하기만 하고 걸음을 돌렸다.

넓은 광장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가다가 왼쪽으로 난 계단으로 내려가면(영화관 건물을 오른쪽으로 두고) 길이 나오는데 거기서 다시 왼쪽으로 틀면 1분도 걷지 않아 세무소가 나타난다. 11시 반 쯤? 12시쯤? 점심 쯤 돼서 세무소에 갔기 때문에 우리나라와 같이 점심 시간은 아닐까, 사람은 많지 않을까 걱정하였는데 생각보다 안이 썰렁해서 다행이다 하면서 세무소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번호표를 뽑고 바로 우리 차례가 되어서 주섬주섬 여권 꺼내려고 하니까 아이디 카드 찾으러 왔느냐고 물으며 이 곳은 주민번호를 신청하는 곳이 아니다, 중앙역에 있는 곳으로 가라며 친절하게 내쫓았다. 
어쩐지 사람이 없더라니.... 그 날만 그 업무를 보지 않은 것인지(?), 바뀐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스톡홀름에서 주민번호를 신청할 때는 그냥 바로 T-Centralen역의 세무소로 찾아가는 것이 헛걸음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인 것 같다. (세무소 간의 거리는 멀지 않아  remsa 쿠폰을 갖고 있거나 SL카드를 갖고 있다면 다시 교통비를 내지 않아도 되니 상관은 없지만, 시간 낭비를 줄이고자 한다면)

그렇게 해서 다시 중앙역(T-Centralen)에 도착하였다. 이곳은 예전 플래시몹(마이클 잭슨 추모)에서 본 바로 그 장소가 아닌가!! 

(요기가 중앙역 광장)

나는 좀 들떴지만, 오빠는 별 감흥이 없었다. ㅋㅋ 어서 세무소를 찾아야 했으니.. ㅋ 날씨도 우울하고 추웠던 지라 잠시 간의 감흥에서 벗어나 세무소를 향했다. 출구를 잘못 찾은 것인지 어떤 것인지, 광장 쪽으로 나온 우리는 지도를 보며 좀 헤매고 있었다. 그러자 왠 외국인 남자가 지나가는 작은 목소리로 도와줄까요? 하는 것이다. 오빠는 나중에 말하기를 약 팔려는 줄 알고 지나쳐 가려고 했단다. ㅋㅋ 그 아저씨 덕분에(?) 세무소 가는 방향을 찾아(ÅHLENS 백화점을 오른쪽으로 둔 방향) 걸어갔다. 얼마 걷지 않아 교회가 나왔고, 오빠는 매의 눈으로 세무소 간판을 찾아 드디어 당도하게 되었다. 

역시 세무소 안에는 사람이 꽤 많았다. 세금 업무나 다른 업무들을 처리하러 온 사람들도 꽤 많았겠지만, 왠지 우리처럼 주민번호 발급 신청을 위해 온 것이 아닐까 하는 착각으로 동질감이 들었다. ㅋㅋ 나 혼자만.. 

데스크에 가서 띠를 두른 아주머니들한테 가서 주민 번호 신청 하러 왔다 하니까 신청서를 주면서 모바일 폰으로 번호표를 식별하여 프린트해 주었다. 우리나라와 같이 번호표를 뽑는 기계에서 업무를 선택하고 누르면 번호표가 나와 사용자가 직접 뽑는 시스템이 아니라 업무를 도와주는 아주머니들이 지니고 있는 모바일 폰으로(주로 스마트폰) 이 사용자의 목적하고 있는 업무를 선택하여 프린트만 되는 번호표 기계로 정보를 전송하고 나온 번호표를 사용자에게 주는 식으로 처리하고 있었다. 


그렇게 받은 번호표를 들고 앉아서 기다리고 있으니 생각보다 일처리가 빠른 지 번호가 쓱쓱 지나가더니 한 40여분 흘렀을까. 우리 차례가 되었다. 지정된 데스크에 가서 주민 번호를 신청하였다. 나이가 지긋하신 아주머니(할머니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겠지만)께서 접수를 받으셨다. 약간의 발음 차이로 몇몇 단어를 알아듣기는 어려웠지만, 역시 할머니께서도 영어로 의사소통이 문제가 없으셨다. 


신청서 제출과 여권, uT카드(거주 허가증?) 등등을 제출하여 복사를 하고 원본은 받고 나니 아주머니가 내게 스웨덴 이민국으로부터 받은 레터를 보여달라고 한다. 오빠가 초청 연구원으로 오면서 받은 Hosting Agreement를 낸 것이 화근(?은 아니고 ㅋㅋ 그저 빨리 발급받고자 하여 가져온 것임에 불과한데)으로 너도 받은 게 있을테니 내일이라도 가져오라는 것이다. 처음에는 지원서라도 가져와야 하는 건가 하는 생각에 오케 오케 했는데 복사하는 동안 생각해보니 난 받은 게 아무것도 없는 것이다. 그저 거주 허가 카드만 받은 게 다인걸... 그래서 아줌니한테 난 받은 게 없다. 저건 빨리 발급받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해서 가져온 거야. 난 동반가족이고 직업도 없고 학교도 안 다니는 걸(아 슬퍼 ㅠ ㅋ) 라며 이야기를 하니 그제서야 알겠다고 하신다. ㅋㅋ 
그러면서 한 가지 더 태클을 거시는데... 아파트 넘버를 알려 달라고 하시는 것이다. 엥? 아파트 넘버라니! 우리 집 주소를 보고 바로 아파트구나! 하고 알아낸 것에 놀라긴 했는데(아마 주소 체계에 그런게 있나보지 ㅋㅋ) 아파트면 아파트 넘버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게 무엇인가욤? 적어낸 주소에 있는게 다다. 했더니 아파트 건물에 번호가 적혀 있을 것이다. 그게 있어야 한다고 하는 것이다. 아 혼란에 빠졌다. 아무리 기억해내려해도 그런 거 본 적이 없는데. 갖은 추측을 하다가 답이 안 나와 그게 없으면 처리가 안 되냐고 물었더니, 아줌니께서 아니 어차피 이건 오늘 우편으로 처리하는 곳에 보낼거야 하시는 거다. 그러니 내일 다시 아파트 번호를 알아내서 오라는 것이다. 신청서 사본을 줄테니 이걸 같이 내면서 아파트 번호를 알려달라고 하신다. 그래서 일단 알겠다, 알아는 보겠다 하면서 좀 께름칙한 기분으로 세무소를 나왔다.(그렇게 신청이 끝난 것이다) 

집에 돌아오면서 오빠와 토론을 하는데, 도대체 아파트 넘버가 무엇일까. 일단 집 근처에 있던 근방 지도를 살펴보자 하며 아무리 찾아봐도 답이 나오질 않는다. 집을 빌려준 분께도 물어봤지만, 그 분도 잘 모르는 것 같다.


무튼 이에 대한 답은 학교 나가면 물어봐야지. ㅋㅋ 

주민번호를 신청하고, 아파트 번호를 알려주러 가지는 않았다. 답도 모르겠고, 아줌니까 어쨌든 신청한 그 날 서류를 보내기는 한다고 했으니...
사실 나는 가야 한다고 몇번이고 주장했지만, 오빠는 굳이 그럴 필요 없어 보인다고 가지 말자고 하였다. 결국 오빠 말이 맞아서 가지 않아도 일주일만에 주민번호가 발급되었다는 서류가 왔다. =3 다행 ㅋㅋ

신청하는 사람이 적어서 그런 것인지 오빠의 서류가 한 몫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신청한 지 꼭 일주일 되는 날, 우편 배달부 아저씨가 배달함에다가 두고 가셨다. 왠지 기뻐 바로 뛰어나가고 싶었지만, 안에서 쳐다보던 것이 들킬까봐 쑥스러워 꾹 참았다.(별걸 다... ㅋ)


아 씐난다!! 
이제 우리도 스웨덴 번호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