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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장군 in Sweden / Germany

[EMS]한국에서 보낸 EMS 짐 받기 본문

Everyday Sweden/살아남기 Survival in Sweden

[EMS]한국에서 보낸 EMS 짐 받기

양장군 2011. 10. 23. 05:06

마음의 짐이 되었던 여정이었다. 
스웨덴으로 오면서 우리의 이삿짐(이라기에는 자질구레하고 조악하지만 ㅋㅋ)을 우체국 EMS를 이용해서 부치기로 했다.
해운이사도 알아보고, 우체국 선편으로 배송하는 문제도 알아봤지만 

1. 스웨덴으로 가는 해운이사는 5큐빅 기준으로 300만원 전후로 들고, 
2. 스웨덴 가는 선편이 많지 않아 1달 정도 소요됨은 기본이었다.
3. 우체국 선편은 20kg 기준으로 48,000원 정도로 저렴하지만
4. 기본 소요 기간이 1달-2달 정도이고 
5. 오는 동안 분실의 위험이 있으며
6. 상자가 파손되어 속안에 물건이 바뀌는 경우도 있다고 하여 


시간과 비용, 소요해야 하는 인력(?)을 고려하여 EMS를 선택하였다. 

기본적으로 스웨덴으로 EMS를 부치는 것과 관련된 소요 기간과 비용은 다음과 같다.

소요 기간: 3-4(길면 일주일)
소요 비용: 20kg - 156,500, 30kg - 218,500(2011 10월에 요금 인상됨;;) 
허용 사이즈: 가장 길이<1.5m 이하, 둘레(가장 길이+나머지 *2) <3m 이하
(자세한 요금표: http://ems.epost.go.kr:8080/front.EmsDeliveryDelivery02.postal)


보내기 전에 조사한 내용으로는 위와 같았다.
더불어 송장에 기재를 하면서 주의해야 할 점은, 송장에 품목을 너무 자세하게 기재하거나 면세 범위(스웨덴의 경우 선물이라고 체크하면 400sek)를 넘기면 세금을 물 수 있다는 것(너무 당연한가 ㅋㅋ)

그래서 나는 송장에 포괄적으로 문구류(stationery), 옷(cloth), 잡화(sundries) 등으로 기재하고 55달러 이하로 금액을 적었다. 
상자는 우체국 박스 5호와  6호 이용(갈색 일반 택배, 소포 박스, 각자 우체국에서 사옴)하였다. 
EMS 용 박스가 있었다는 것을 늦게 알아서(하얀색인 듯) 좀 아쉬웠지만, 테이프 질을 꼼꼼히 하는 것으로 마음을 달랬다. 
(사진을 찍어놨었는데, 지웠나보다. ㅠ)

당장 스웨덴 도착해서 먹을 음식들 두 박스를 포함하여 옷, 신발, 책, 문구류, 한국에서 타던 자전거(스트라이다)를 모두 꽁꽁 싸 매고 보니 14개의 박스가 만들어졌다.
그 중 자전거 박스는 큰 박스를 펼쳐서 평면도를 그리고, 위/아래 뚜껑으로 재조립하여 자전거를 완전히 감싸줄 수 있는 상자를 만들었다(사이즈도 맞추고, 송장에 금액도 잘 기재했는데, 아무래도 자전거인지라 들어오는데 관세를 먹인 것 같다. 나중에 돌려달래야지.. ㅋ)

이제 언제 부칠 지를 결정해야 하는데, 우리는 10월 12일 화요일 오전 비행기를 타기 때문에 편하게(?) 출발하기 위해 
 월요일 오후에 공항에 가서 하루 자기로 하였다. 그래서 가능하면 월요일에 짐을 부치고자 하였다. 그러나 네이버 카페를 통해 여기저기 알아보니, EMS가 정말 생각보다 너무 빨리 도착하는 것이라, 어떤 분들은 금요일에 지방에서 부친 짐이 그 다음 주 월요일 오전에 도착했다고도 하고, 어떤 분은 월요일에 부치면 무난히 담주에 도착할 것이라고 하는 분도 있고. 대충 종합해 보니 정말 3-4일이면 도착하겠는 것이다. 짐이 빨리 도착하면 좋은 것은 당연하지만, 문제는 우리가 바로 스웨덴으로 쏘는 것이 아니라 2번을 경유하면서 홍콩 1일, 영국 1일 하루씩 스탑 오버를 걸어서 금요일 오후에 스웨덴에 도착한다는 것이다(항공권을 예매할 때가 6월 말이었는데 유류세가 오른대서 후다닥 했더니,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그래서 결국 도련님과 집주인에게 부탁을 하여 수요일에 짐을 부칠 수 있도록 하고 스웨덴을 향한 여정을 떠났다.

홍콩에서 우체국으로부터 긁힌 카드 문자를 보고(이것도 한도 조정 때문에 우리은행이랑 통화를 했는데, 알아서 한도를 늘려준 직원에게 감사;; 한도액 이상을 결제를 하니 알아서 카드사로 연락이 가는 모양, 한도액 올려줄게 하면서 전화를 걸어왔다) 일단 짐은 무사히 부쳐졌다는 점에 안심을 했다.

그러고나서 도착한 스웨덴
금요일 저녁엔는 비몽사몽했으니 별 생각 없이 짐이 무사히 오길 기다리며 잠이 들었다.
주말에야 당연히 여기 사람들은 특히나 더욱 일을 하지 않겠지 하며 잠시 짐에 대한 생각을 내려놓고, 생활에 필요한 물건과 음식들을 사러 다녔다.

대망의 월요일!
이제 곧 짐이 오려나(수요일에 출발했으니, 사람들 말대로라면 오늘쯤은 도착하겠지) 하는 기대로 아침 일찍 일어나(일찍 일어난 것은 시차 때문) EMS 행방조회를 확인하였다.
그간 발송 준비에서 멈춰 있던 기록이 교환국 도착 - 배달국 발송까지 와 있었다.
(배달국 발송이라는 것은 우리에게 배달해 줄 우체국에 들어가 있다는 이야기)

그렇다면 적어도 오늘이나 오늘 저녁, 늦어도 내일 오전에는 도착하겠구나 하는 기대로 꼼짝도 않고 집에만 앉아 있었다. 혹시라도 잠시 집을 비웠다가 그 사이에 배달 왔다가 너들이 없으니 짐 찾아가라는 쪽지 붙이고 갈까봐 무서워서 ㅋㅋ
우리는 짐이 무려 14개나 되니까.

그런데 하나 하나 EMS 짐을 행방조회 하다 보니, 자전거 2박스와 옷 1박스에 통관 처리가 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어째서!! 자전거는 물론 좋아보이겠지만, 중고란 말이다!! 의문이 생겼지만, 일단 계속 기다려보기로 했다.
아 그러고보니 이 날은 오빠가 처음 랩에 가서 사람들하고 인사한다고 나 혼자 하루 종일 집에 있었군.
그래서 오후 한 2-3시쯤 하염없이 창 밖을 바라보면서 행방 조회를 cmd+r 하고 있는데, 우체부 아저씨가 문 앞에 우편함에다가 뭔가를 넣는 것을 보았다.
아, 저 아저씨가 벨도 안 눌러보고 지금 짐 찾아가라는 우편물을 넣고 가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지켜보고 있었다는 사실을 들키기는 싫어서 아저씨가 옆 집으로 간 것을 확인하고 후다닥 나가 무슨 우편물인가 살펴보았다.
자전거 2박스가 동네 슈퍼마켓(coop)에 있고, 세금 내야 하니까 돈 내고 찾아가라는 우편물이었다.
ㅎㄷ;; 관세 처리 항목을 보기는 했지만, 과연 세금이 붙었을까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렇지만 어쨌거나 우리 짐이 도착했다는 소리에 기쁘고 혼란스러운 마음(그렇다면 나머지 짐 12개는!!!!) 으로 오빠가 오기를 기다렸다. 이 때의 자전거 행방조회 상태는 미배달이고, 미배달 사유는 비어 있었으며, 배달 결과도 비어 있었다(요때부터 좀 화가 나기 시작도 했지 ㅋㅋ).

6시가 좀 안돼서 오빠가 돌아왔기에 일단 돈과 카드를 들고, 자전거를 찾으러 나섰다.
자전거를 보관하고 있다는 COOP에 가서 우편물을 취급하는 코너에 가서 물었더니 정말 돈을 내야 자전거를 준다고 하는 데다가, 나머지 짐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이거 당췌, 짧은 영어로 왜 자전거는 갖고 있으면서 나머지 짐에 대해서는 모르냐고 따져 묻기도 어렵고, 다른 번호 줄게 아님 내 이름으로 찾아봐 줘 해도 나오지를 않는다고 하니 방법이 없어 영수증만 챙겨서(나중에 세관에 보낼 때 쓰라고 주더라) 자전거 상자를 북북 뜯어서 들고 나왔다.
그래도 고마운 것이 쓰레기를 어떻게 처리하느냐고 물으니까 알아서 처리할 테니까 거기다가 두고 가라고 하며 포장을 뜯기 쉽게 칼도 빌려주었다(친절한 coop 직원). 또 한참 자전거를 꺼내고 있으려니 왠 남자는 자전거 좋아 보인다며 말을 걸기 시작하더니, 어디 가서도 자물쇠 꼭 채우라고 도둑들이 가져갈거라고 ㅋ 그러면서 나중에 돌아갈 때 본인한테 팔고 가라고 하면서 연락처도 안 주었다. ㅋ -_-;; 스웨덴에도 자전거 도둑이 많다니 놀라운 일이군 이라며 오버해주었다. ㅋㅋ 

쨌든, 그렇게 찾은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세금은 좀 물었지만 약 10만원 정도) 공기도 상쾌하고 내 물건이 도착했다는 기쁨으로 꽤 즐겁고 신났다. 이제 곧 나머지 짐들이 속속 도착할 것 같은 부푼 희망과 기대가 생겼다.



그러나 화요일 아침
역시 벨은 울리지 않았다(보통 EMS의 경우 가능하면 배달을 출근 전이나 퇴근 후로 사람이 있을 때라고 생각하는 시간으로 해준다고 한다). 그리고 찾아본 EMS 행방조회 페이지는 어제와 같다.
10월 17일 오전에 배달국에 도착한 것으로 나와 있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스웨덴 우체국 홈페이지(posten.se)에 들어가서 확인하였다. 마찬가지다. 그럼 이제 곧 와야 하는데, 오늘 오후에 오려나? 저녁에 오려나? 하는 마음으로 그래도 자전거도 받았고, 행방조회가 도착은 했다는 상태니까 조금은 조바심을 버리며 기다렸다.

그렇게 하루 종일 꼼짝도 않은 하루가 또 흘러갔다.

수요일이 되었다.
EMS를 부친 지 꼭 1주일이 되는 날이다.
오늘도 안 오는 것인가? 아침에도 벨이 울리지 않았다. 양국 우체국 홈페이지의 배송 조회도 그대로이다.
(아래 상태에서 얼음)

17 okt kl 09:00 Posten Företag Årsta, Försändelsen har ej kunnat delas ut. Försändelsen aviserad.
도무지 방법이 보이지 않아서 네이버 카페에 문의를 하였다. 이러저러한 상황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 유사 경험이 있는지 문의하였다. 한 분이 대답해주시길 기다리지 말고 우체국으로 전화를 해보는 것이 좋겠다. 라고 하여 그제서야 우체국에 전화를 해 볼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시점에 좀 짜증났던 것은, 여기서 뭐든 할라면 주민번호(personnummer)를 신청하고 발급받아야 하는데 오빠와 함께 신청을 하러 가야 하고, 오빠는 1주일밖에 시간이 없었다는 것이다. 다음주부터는 출근을 해야하니까(물론 사정을 말하면 중간 중간에 나와서 일을 볼 수 있겠지만). 그런데 벌써 일주일의 반을 집에서 꼼짝도 못하고 가마니처럼 앉아서 가만히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서 즐겨 하던 꿔다놓은 보릿자루 놀이를 여기서까지 하게 될 줄이야... ㅠ_ㅜ

전화기도 개통하지 않은 상황이라 구글 보이스를 이용하여 스웨덴 우체국에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동시에 한국에는  E-mail 행방조사 청구를 신청하였다(이것은 신속성 면에서는 기대를 전혀 하지 않았는데 무척 빠르게 일이 처리가 되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쓸모있는 정보를 전달해주지는 않았다. 내가 알고 싶은 것은 배달국에 도착했는데 왜 배달을 안 해주느냐 인데, 이들이 알아낸 것은 어느 우체국에 언제 도착해서 내 짐이 거기 있다~ 라는 정도 ;;;).

스웨덴 우체국에 인터내셔널 콜이 있어서 그쪽으로 전화했더니 스웨덴어로 뭐라 뭐라 하는 것이다. 도무지 알아들을 수가 있어야지, 대충 1번, 2번, 3번, 4번 중에 누르라는 것 같아서 3번을 눌렀나? 그랬더니 어쩌구 저쩌구..
4번에 3번은 전화 연결이 안되고, 1번이 연결이 되면 스웨덴 말만 하고 ㅠ_ㅠ 결국 대충 누르니 다른 건 못알아듣겠고, 어드레스(Address)라고 하는 것 같은 부분이 있어 그걸 선택했더니 주소를 말하라는 것 같아서 우리 사는 동네를 이야기 했더니 결국 상담원?과 연결이 되었다. 오오, 럭키!! 

일단 영어가 되는 지 물어보고, 이래 저래 내 사정을 설명하였더니 본인 소관이 아니라면서 잠시 기다려주면 연결을 해주겠다며 EMS 관련 부서쪽을 연결해주었다. 그래서 또 다시 한 번 이래저래 설명하고, 내가 '행방조회 해서 보니까 이렇게 되어 있는데 왜 배달 안 해주니?' 했더니 EMS 코드를 물어보더니 '아 그 물건들은 어디 어디 우체국에 있다'며, '거길 가봐라. 왜 안 해주는 지는 나도 모르겠다'라면서 배달 우체국을 알려주는 것이다. 
'그래? 그럼 거기가 어딘데?' 했더니 글로벤 근처라고 하기에 글로벤에서 우체국을 본 적이 있으니 거기가 맞느냐 하고 다시 한 번 묻고, 맞다고 확인 받고 오빠와 당장 찾아 나서기로 하였다. 
(한 40분 정도 통화한 듯;;; 그런데 확실히 스웨덴 사람들은 유창하든 그렇지 않든 영어를 기본적으로 다 한다. 못하면 바꿔주는데 대부분 한다는 사실이 놀랍고 고맙다. 안 되는 영어라도 없었으면 어쩔 뻔 했어 ㅠ_ㅠ)

오랜만에 씻고 ㅋㅋ(나갈 일이 없으니 씻지도 않았다;;) 당장 Globen 쇼핑몰 1층에 위치한 우체국을 찾아 갔다. 키 커다란 청년이 우릴 맞이했는데, '이래저래해서 짐 찾으러 왔다. 우리 짐 좀 주라'라면서 '왜 배달은 안 해주니, 우리 월요일부터 오늘까지 꼼짝도 않고 집에만 있었어'그랬더니 다 이해한다면서 EMS 코드를 달랜다. 그래서 코드를 주니까 검색해보더니, 우리 짐이 그 곳에 없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너네들 짐 없어 여기'라는 것이다.

ㅎㄷ;;; 뭐냐. 내가 통화하고 물어본 것은 무엇이냐. 아니 그래 그건 상관없어. 우리 짐이 왜 없는 거야. 갑자기? 우리 짐이 어디로 사라졌다는 것이야! 여기 있댔잖아. 전산 오류야?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거야. 세관에서 걸린건가? 기재되지 않은 건가? 순식간에 벼라별 생각들이 머릿속에 펼쳐졌다.

그 청년은 우리에게 우체국 고객센터로 전화해보라고 친절하게 조언해주었다. 욱! 할 뻔 했지만, 스웨덴 사람들은 화가 나도 화를 가라앉히고 차분하게 이야기 한다기에 한 번 꾹 참고 웃으며 이야기했다. '내가 방금 콜센터에 전화하고 여기 있다고 해서 일루 온거야. 난 도대체 스웨덴 말을 모르고 못 알아 듣겠으니, 네가 좀 도와주지 않겠니?'라고..
우체국 청년은 친절하게도 알겠다며 직접 고객센터로 전화해 주었다. 유창한 스웨디쉬로 1분도 안 되게 떠들더니 오케이 하면서 전화를 끊고 나와 설명해주는 것이다. '알고보니, 너네 짐은 여기 있는게 아니라 이 근처에 Årsta 우체국이 있는데 거기 있대. 왜 배달 안 해주는 지 모르겠는데, 너네가 거기 직접 가서 가져가든지 아니면 돈을 내고 배달해달라고 요청해야 할거야'라고 
그래서 나는 '분명히 EMS가 door to door 서비스를 한다고 들었고, 그래서 돈내고 선택한 건데 왜 배달도 한 번도 안 해주고 그러는 게 어딨니, 우린 분명히 종일 집에 있었는데 배달도 안 왔고 통지도 없었어'라고 이야기를 하니까 그 청년은 '그래 그건 나도 이해해'라고 이야기 하면서 왠 전화번호를 하나 적어주었다. '여기 전화해서 그거 이야기 해보고 배달해 달라고 그래, 아마 너네 사정 이야기 하면 그냥 해줄 수도 있을거야 확신할 수는 없지만'라고 덧붙였다. 
그래, 그런 친절 때문에 참는다. 하면서 일단 전화번호를 갖고 집으로 돌아왔다. 당장 그 우체국으로 찾아가볼까 했지만, 어쨌든 짐의 소재를 알았고 전화번호를 하나 얻었으니 돈을 내든 안 내든 어쨌든 집으로 배달을 해달라고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다시 이어폰을 끼고, 우체국 청년이 준 전화번호로 전화를 했다. 전화번호를 적어주면서 배달해 주는 사람 이야기 하길래 메일 맨 전화번호인 줄 알았더니 또 어디론가 연결이 된 것이다. 그래서 다시 자초지종을 설명하니까 결국 드디어 우리 짐이 있는 Årsta 우체국으로 전화를 연결해주었다. ㅠ_ㅜ
내 짐에 대해서 이야기를 시작하자, 전화를 받는 아줌마가 아까 우리 직원 통해서 전화한 사람이냐고 묻길래 맞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내 사정을 아는 사람인 것이다. 그래서 '왜 우리 짐은 배달 안 해주었니?' 했더니 배달을 했단다. 월요일에 했었다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우리가 일요일부터 오늘까지 종일 집에 있었어. 어디 나가지도 않고~~ 근데 배달은 커녕 그 어떤 노티도 없었어'라고 이야기 하니까 메일맨에게 물어보겠다고 하면서 스웨디시로 뭐라 뭐라 동료들과 이야기를 한다. 몇 분 이야기 하더니 '그럼 우리가 배달 다시 해줄게, 내일 해줄게 어때?' 하는 것이다. ㅠ_ㅠ 아 거봐 너들이 배달 안 한 거 맞잖아. 아흑 
그래서 '좋다. 내일 꼭 해다오, 내일 오전에!' 했더니 12시 전까지 배달해주겠다며 전화번호를 불러달랜다. 그래서 한국 핸드폰 전화번호 불러주니까 '이게 뭐야? 왜케 전화번호가 길어?' 라고 해서 '스웨덴 폰 번호는 없어 그치만 내일 꼭 집에 있을테니까 그냥 배달해줘' 라고 이야기하고 목요일 오전으로 픽스하기로 약속하고 전화를 끊었다. 사실 그렇게 고마울 것도 없었는데, 짐을 드디어 받는다는 생각에 너무 고맙다고 오바해버렸다. -_-;; 

분명 배달 일에는 월요일로 되어 있었고, 내가 전화하지 않았으면 계속 배달해주지 않았을 것을 생각하면 너무 화가나서 배달이 와도 48시간 이상 지연이 된 상황이라 손해배상 청구를 할까도 생각했지만... 고민 중.. ㅋ 

어쨌든 며칠 간의 마음 고생을 뒤로 하고, 드디어 목요일 아침 7시쯤?에 반바지를 입은 키 큰 우체국 청년이 배달왔다.
조금 괘씸하기도 했지만, 추운 날 아침부터 고생하는 게 안쓰러워(우리 짐은 12개니까) 애니타임(유라가 준 사탕)을 줬더니 무척 기뻐했다.



(드디어 도착한 우리 짐들. 가장 사랑스러운 음식들 ㅋㅋ)

쓰다 보니 장편소설이 됐군.
하지만 과정도 길었고, 마음도 정말 복잡했다. 
스웨덴에서 EMS짐을 받을 때 도착 이후 행방 조회에 이상이 있을 경우는 우체국에 전화해보는 것이 상책일 듯..
예테보리에 계신 어떤 분은 짐이 바로 COOP로 가서 직접 찾아왔다고 하시던데.. 
그냥 집으로 잘 좀 보내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