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ryday Sweden/스톡홀름 Stockholm

Riddarholmen och valborg 2013

양장군 2013. 5. 1. 19:22

Riddarholmen Valborgsmässoafton 2013

2013년 5월 1일 하루 전, 4월 30일




valborgsmässafton을 보러 가기 위해 처음으로 간 Riddarholmen.



감라스탄 바로 옆에 있고, 센트럴 역 근처에 있다. 워낙 쪼만해놔서 맨날 버스타고 지나다니면서도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말로만 들었던 곳이라 다른 세상에 있는 줄 알았다. ㅋㅋㅋ 

내가 타고 다니는 59번 버스는 항상 이 다리 밑을 지나녀서 이렇게 가는 줄 몰랐네. ㅋㅋ 

리다르홀멘을 지나다니는 버스는 3번과 53번, 제일 가까운 툰넬바나 역은 감라스탄 역.. ㅋㅋ 



아놔 역광.. ㅋㅋ 오른쪽으로 저멀리 센트럴 역이 보임 



53번 버스에서 내려서 Riddarholmsbron(리다르홀멘다리)를 건나 Wrangelska backen을 쭉 따라 걸어가면 



가다가 오른쪽 또 쳐다보면 여전히 센트럴 방향이 보임 



리다르홀멘에 있는 오래된 교회(Riddarholmskyrkan)



이 동네는 또 작은 감라스탄 같은 느낌을 준다. 

오래된 건물들이 많고, 바닥도 돌바닥이라서(내가 가끔 좋아하는 ㅋㅋ)

건물은 스톡홀름스럽지만, 분위기는 옛날 느낌이 나서 관광지 같은 느낌의 동네다. 



저 건물 너머에서 모닥불 행사를 진행한다.

8시 반부터 점화라고 했었던가.. 

집에서는 7시 좀 넘어서 나왔는데 버스에 같이 탄 사람들이 함께 내려서 은근 기분이 들떴다. ㅋㅋ 

행사에 흥분하는 기질이.. ㅋ 


저녁 7시 반


아 여기가 거기였구나.

ㅋㅋㅋ 항상 스톡홀름 시청을 담은 사진을 보면 어디에서 찍었을까 싶었는데...

거기가 여기였구나.. ㅋㅋㅋㅋ 

저기 줄 쳐놓은 곳은 사실은 모닥불을 점화시키기 위해 감라스탄에서부터 토치를 사가지고 오는 사람들이 들어올 수 있게 구분해놓은 표시인 것 같은데.. 결국 사람들이 마구마구 모여들어서 의미가 없었던 것 같은.. ㅋㅋ 



왼쪽에는 여유롭게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배가 있고(여기도 행사 시작하니 사람들이 드글드글~ 아주 여유롭게 밥먹고 술 마시면서 불 구경 ㅋㅋㅋ)


저 맞은편 언덕은 슬루센(Slussen)으로 시작되는 소더말름(Södermalm)




아잉 멋져~ 

뭐 이런 걸 볼 수 있는 데가 있다니.. ㅋㅋ 

별거 아닌 것 같은 물과 햇빛만으로도 이렇게 사람의 감정을 고양시킬 수 있다니..

나이가 들어서 깨닫는 것은 자연의 경이로움이랄까.. ㅋㅋ 




8시 전인데 이미 사람들이 계단쪽으로 바글바글 모여들어 자리를 잡고 있었다. 



계단 위로 올라가 보면 이런 놀이 좌판들도 있고 왼쪽으로는 음료수와 핫도그, 구디스를 파는 좌판도 열려 있고 ㅋㅋ 

우리는이 아니라 나는 맥주가 마시고 싶어서 다시 조금 거슬러 올라가 여름에만 열 것 같은 kiosk를 찾았다. 6% 넘는 맥주가 한 잔에 60크로나.. ㅋㅋ 10,000원이 훌쩍 넘어주시고.. ㅋㅋ 그래도 뭐 이럴 때 한 잔 마시지 ㅋㅋ(하면서도 진작에 시스템불라겟 가서 이 사람들처럼 술 좀 사올걸 하는 아쉬움이 ㅋㅋ) 

어쨌든 이 때만 해도 손이 시리고, 바닷바람이 찼으니 술 마시고 열 좀 내려고 했는데.. 따뜻해진 건 모닥불 덕분이었어.. ㅋㅋ 


그나마도 맥주나 와인, 커피를 함께 파는 곳이 한 곳 뿐이라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어서 줄을 서고 있는데, 우연히도! h를 만나!! 오호호호호호홍!! 신기해라!! 함께 불구경~ ㅋㅋㅋ 

아무리 스톡홀름 작아도 이런 우연 즐거워!! ㅋㅋ 



저 무대에서는 첨에는 ABF Huset에서 오신 어르신들이 연주도 해주시고~ 불이 한창 타오르고 꺼지던 무렵쯤에는 장기자랑 형태로 바뀌었다. ㅋㅋ 누구든 올라와서 하고 싶은 말 있음 말하고, 춤추고 싶음 춤추고, 악기 연주하고 싶은 연주하고, 노래 부르고 싶으면 노래하고... 소박하기 그지없어.. ㅋㅋ 



슬금슬금 모여든 사람들... 



사실 이렇게 쌓아놓은 나무쪼가리들 보고 실망했음.. ㅋㅋ 

여기서 보이는 풍경들이 좋아서 즐겁긴 했지만, 이건 뭐 어디서 공사하다가 남은 쓰레기 자재들 갖다 놓은 분위기에.. 겨우 조만큼 태워가지고 얼마나 갈까 싶은 생각이 들어서.. ㅋㅋㅋ 작년 Hammarbybacken에서는 그래도 언덕이라 그런가 좀 마른 나뭇가지들도 얹어놓고 한 것이 우리나라 정월대보름 행사도 생각나고 그래서 운치도 있고 뭐 이랬는데.. ㅋㅋㅋ 

이건 너무 인위적이잖아. ㅋㅋㅋ 




그래도 이제 시작하려고 준비하는 모습을 보니 괜히 또 마음이 동해서(이런 거 젤 앞자리에서 보고 싶어하는 주책바가지임) 위치선정에 고심을 했으나 적당히 앞줄에 2줄 정도 사람 깔고(맨 앞이면 뜨거우니까.. ㅋㅋ) 불구경 준비 태세를 갖추었다. 



감라스탄에서부터 불을 붙이는 토치를 사가지고 온 사람들이 모닥불 주변으로 모여들고(정말 끝도 없이 많았음.. ㅋㅋ 하도 많아서 동시 점화는 불가능해보였고, 처음 불붙인 사람들 덕분에 나중에 온 사람들의 토치는 무용지물.. ㅋㅋ 계속 들고 있길래 2차가 있는 줄 알고 기대했음) 



불이 붙기 시작했다.



미리 기름을 부어놓은 덕분에 불음 금세 커지고 



곧 활활활활활~~~ 검은 연기와 함께! 

잘 보면 어느 덧 사람들이 다 뒤로 물러나 있다. ㅋㅋㅋ 

안 타 죽을라고. 



불이 너무 금세 활활 타올라서 금세 꺼질 것 같아 보였다.



저 모닥불(?) 주변으로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던지는 쓸모없어진 토치들이 널브러져 있다. ㅋㅋ 



아잉 이 와중에도 시청을 바라보는 전경은 멋지네. ㅋㅋ 



바람이 불어 불이 시청 방향으로 ㅋㅋ 



문득 이 불을 보니 예전에 읽은 소설이 떠오른다.

한창 읽었었던 이사카 고타로의 소설인데, 제목은 까먹었지만.. 내가 어딘가에 기록으로 남겨두었겠지.. ㅋㅋ 

불은 정화작용이 있다는 사실.. 아니 사실이 아니라 믿음이랄까..

물론 그런 작용도 하긴 하겠지, 하지만 오랜 역사 속에서 사람들은 불의 그런 속성을 믿어왔기에 무서워도 불을 피할 수는 없는 것 같다. 어쨌거나 이 불을 보니 왠지 기분이 개운해지는 느낌, 아니 개운해지는 게 아니라 뭔가 정화된다기엔 내가 너무 악에 찌든 것 같아 아닌 것 같고.. 깨끗해지는? 것도 아니고.. 헌혈할 때의 기분인가? 피를 바꿔버리는 것 같은 그런 기분? 머릿속을 한 번 털어내는 느낌? 



불 주변에 있으면 너무 뜨겁지만, 이런 모습을 계속 보다보면 불나방의 기분을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가까이서 볼수록 불 안에 있을수록 아무것도 모르지 않을까.. 그렇지만 정말 불은 너무 무섭... 



사람들이 모인 정도.. ㅋㅋ 

다들 뜨거워서 어쩔줄.. ㅋㅋ 

원래 사진을 바라볼 때 왼쪽 방향에 서 있다가(무대를 뒤로 하고) 사진 찍겠다고 한 바퀴 돌다가 결국 바다를 뒤에 두는 자리까지 옮겨 왔다. 등으로는 찬 바닷바람이 정면으로는 뜨거운 모닥불이 아주 앞뒤로 난리도 아니었다. ㅋㅋ 가끔 사람들이 내 앞에 설 때마다 어찌나 고맙던지.. ㅋㅋ 한 겹 사람 벽이 이렇게도 든든할 줄이야.. 



장기자랑 중인 한 꼬마 아이

6살인가인데 반주도 없이 나와서 노래를 부르고 들어간다. ㅋㅋ 귀여운 녀석

 



결국 모닥불은 그래도 한시간쯤 불탔다. 재가 되는 모습까지 보지는 않았지만, 활활 타오르는 모습은 봤으니까 이제 집으로 돌아갈 시간 ㅋㅋ 작년같은 불꽃놀이를 기대했지만, 이런 데에서는 하지 않나보다. 스칸센에서도 안했다는 것 같으니 소규모라도 불꽃놀이를 보고싶다면 Hammarby backen으로 가는 것이 좋을 듯.. ㅋㅋ 


불구경도 잘하고, 햇빛쬐고 앉아서 구경하기 좋은 장소도 알게 되고~ 4월의 마지막날 오줌싸지 않고 잠도 잘 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