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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장군 in Sweden / Germ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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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10일차 (2021.8.30)

양장군 2021. 9. 2. 17:26

월요일, 이케아  

비자, 아나빈, 잡 

  • 지난 주에 집 오퍼를 받고, 화요일에 계약서를 작성하기로 했다. 
  • 집을 구하고 나니 비자 문제 말고는 (그와 더불어 아나빈, 잡, 학위 인증 관련 문제가 있지만) 특별히 할 일이 없었다. 비자 문제는 그야 말로 서류 제출은 다 했고, 내가 더이상 할 수 있는게 없어서, 그저 회사 시작일을 미루고 (그것도 15일만 미룰 수 있는거면 좋겠는데 ㅠ_ㅠ, 괜히 학위 문제가 걸려서 (독일 데이터베이스에 내 학위가 등록이 안 되어 있으면 그게 또 내 발목 잡는 일이 될 수 있다) 이래저래 오만 걱정이 다 든다. 일 시작이 조금 미뤄지면 집을 구하는 입장에서 안정된 집에서 애초에 스타트하면 좋긴 하지만 (그동안 집구하는 스트레스나 이사 스트레스는 피하고, 일 스트레스만 받으면 되니까 ㅋㅋ 스트레스를 안 받는다는 가정은 물론 애초부터 없다) 전체 프로세스가 얼마나 걸려서, 언제부터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지 확실한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는 순간 순간이 피가 마르는 기분이다. 내가 잘못한 건 없지만, 내가 잘못해서 일을 못하는 기분이라. 스스로 괜찮다 괜찮다 다독이면서도 어느 순간엔 신경이 날카롭게 예민해진다. 그러면 독일에 직장을 구한 것이 과연 잘한 선택이었는가, 까지 가게 되는 것이다. 그러다가 또 다시 이전 직장에서 하던 일을 생각하면 아니다, 옮긴 것은 잘한 것이다 라는 생각이 들고. ㅋㅋㅋ 모든 일이 해결되면 나중에 그런 일이 있었지, 하는 정도의 에피소드로 끝날 수도 있는 일이겠지만, 예전에 스웨덴 정착하면서 좌충우돌할 때도 이런 피말림이 있었지 하는 기억(기억이라고 하기엔 거의 다 잊은 듯 하지만)이 떠오른다. 부디 이것도 순간으로 지나가기를. 

이케아 

  • 집이 구해졌다고 생각하니, 그래서 그런 건 아니지만 마음이 (적어도 오빠 입장에서는) 놓여서인지 자질구레한 것들을 보기 시작했다. 주방에 놓을 식기 말리는 트레이를 사려고 생각하다가 시간도 있으니 이케아를 가볼까 하는 말을 하다가, 이것저것 온라인으로 체크하기 시작했다. (계약이 무사히 진행되면) 들어갈 집에 이불을 포함해서 거의 모든 것이 있었지만, 깔끔한 오빠 성격에 이와 가는 거 이불까지 보자 싶어서 이불, 커버, 베개 부터 시작해서 수건과 현관 발매트까지 리스트가 가득 채워졌다.
  • 다행히 현재 머물고 있는 숙소 앞에 이케아까지 가는 트램이 있어서 (교통 천국! 혹은 지옥) 동네 구경도 하면서 이케아에 도착했다. 한 30분 정도 걸렸나. 
  • 필요한 것들은 이미 다 확인 하고 왔어서, 바로 1층에서 사오면 되지만 습관처럼 스타일링 된 방들과 가구들을 보면서 크게 한 바퀴를 돌았다. 
  • 스웨덴 이케아와 거의 다를 바 없었지만, 유독 눈에 띄게 다른 점은 마음에 드는 물건들이 있으면 담을 수 있는 쇼퍼백이 굉장히 깔끔하고 가지런하게 접혀서 비치되어 있었다. 설마 새것은 아니겠지? 어찌나 칼각으로 접혀 있었는지, 마치 새로 생산돼서 바로 옮겨진 것 같은 정갈함이었다. 처음 와본 거라 진실은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래서 굉장히 눈에 띄었다.
  • 필요한 것들을 백에 담고 있는데, 스웨덴에 없는 품목들도 여러 개 있었다. 좀더 실용적이고 쓸모가 더 있는 것들이라 여기에서만 있는 것이 좀 아쉬웠고, 다른 나라 이케아들도 궁금해졌다. 특히 베를린 포스터나 일러스트레이션 프린트들도 더 내 취향으로 나온 것들이 많아서 나중에 와서 사가야지 싶다. 
  • 스웨덴 이케아에서 사서 데리고 온 오랑이도 있었는데 (그냥 여기서 사도 될것을.. ㅋㅋ)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저녁 - 아리랑 불고기 

  • 잔뜩 양손 가득 사온 후 집에 돌아와서 간단하게 맥주와 소세지를 간식으로 먹고 저녁에 다시 또 아리랑 불고기에 갔다. ㅋㅋ
  • 어제 너무 좋았던 뚝배기 불고기와 순두부 찌개를 먹었다. 
  • 순두부 찌개는 뭔가 처음 먹어보는 맛이었지만, 그래도 맛있었다. 어제만큼 이거지! 하는 감탄은 안 나왔지만, 그래도 여전히 만족스러웠다. 
  • 밥을 먹고 나오니 어느덧 저녁 8시 반이 넘었는데, 주변이 깜깜해져있었다. 
  • 겨울이 오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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