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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장군 in Sweden / Germ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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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2022

놀이터

양장군 2022. 1. 31. 00:26

낮잠을 자다가 정신을 못차리겠다 싶어서 놀이터로 산책을 나왔다.
바람이 초속 12미터로 불건 말건 사람들이나 아이들은 각자 저의 목적대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가끔 모여서 친분을 나누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저 사람들은 어떻게 친해지게 됐을까 그 처음을 상상해 본다. 놀이터에 비슷한 나이대의 아이들을 품에 안거나 뛰어 노는 애들을 살펴보거나 하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역시 계기는 아이들 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시작은 유치원?? 비슷한 연령대의 아이들을 데려다주고 데릴러 오면서 만나게 되고 시작된 대화에서 좀더 사적으로 대화가 변화가 된 순간은 어느 지점이었을까? 동네 친구? 직장? 시간이 날때 하는 취미? 술 약속, 커피 약속, 식사 약속? 뭐가 됐든 서로가 흥미를 느끼고 관심을 가지는 순간 뭔가 타닥 하고 서로의 경계를 낮추고 재미를 가졌을 그 시간을 상상해본다.
순식간에 친해졌을까? 아니면 시간을 두고 알고 지내다가 천천히 자연스럽게 스며들었을까?
지금 보는 장면은 저들의 친분 관계에서 어느 지점 쯤 와 있는 순간일까.

장면들을 보면서 내가 친해진 사람들을 생각한다. 처음 만난 순간 5시간이고 6시간이고 멈추지 않고 수다를 떨며 즐겁게 만나 오랫동안 친하게 지내는 분, 서로를 알지 못해 약간은 거리를 두고 한발짝 물러섰던 순간도 있지만 지금은 너무나도 가까워진 친구, 도움을 받으며 고마워했던 순간들이 분명한데 살다 보니 조금씩 멀어진 사람들, 항상 그 순간 순간을 우선순위에 두면서 조금씩 소홀했던 멀리 있는 사람들.
관계를 쌓는 것을 세상 무엇보다 소중하게 생각했던 어린 시절을 지나 실제로 거쳐오는 과정을 겪으며 이제는 경험해보기도 전에 예상하고 피하는 나이에 이르게 되었다.

한 때는 지니고 있는 인연에 충분하다고 생각하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다시 내 시간과 마음을 쓰기에는 일상이 더 힘들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약간은 조금 외로워진 시간들 속에 요새는 자꾸 사람들의 형성된 관계에 대해 상상을 시작한다. 나는 관계를 그리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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