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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장군 in Sweden / Germ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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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4일차(2021.8.24)

양장군 2021. 8. 25. 04:01

화요일

BVG 티켓 구입

오늘은 샤를로텐부르크 궁전?에 가기로 했다. 어제와 다르게 조금 더 일찍 씻고 준비하고, BVG 앱을 통해 교통권 (AB구간) 나는 한달짜리, 오빠는 1주일짜리를 사서 이용하기로 했다. 5-6년 전에 왔었을 때는 기계에서 종이 티켓 사서 펀칭하면서 다녔던 것 같은데, 코로나 때문인 건지 아니면 그냥 도시가, 나라가 디지털화가 되어버린 건지, 구매부터 사용까지 스무스하기가 이를 데 없다. 일단 애플페이가 있으면 애플페이로 바로 결제가 되는 점이 좋았고, 결제 후 월렛에 추가해서 큐알코드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아주 훌륭하다. 스웨덴 SL도 여러번 업데이트를 통해 (티켓 가격이 오프라인 머신이나 센터에서 살때보다 앱을 통해 살 때 더 비쌌다가 점차 같아짐) 적어도 1회용 티켓 구매 경험은 많이 항상됐는데, 1달짜리나 정기권 구매는 어떨지 잘 모르겠다. 

샤를로텐부르크, 헤맴 

교통권을 사고 나서는 트램을 타고 에쓰반(지상전철?)을 타고 이동하는 경로 (약간 시계 반대방향으로 도는)로 샬롯텐부르크를 가기로 했다. 오전 일찍 집을 나섰으니, 구경하고 좀 걷다가 12시쯤 되면 서울 가든에서 점심을 먹는 계획이었다. (그 동네 근처에 뭔가 치킨 집이 굉장히 많고, 한국 레스토랑도 많았지만, 가고 싶었던 곳들은 오후 5시가 되어야 문을 여는 관계로, 그리고 서울 가든에서는 돈까스를 판다는 구글 리뷰 등등을 통해 그곳으로 정했다) 

트램을 타고, 처음 에쓰반 갈아타는 역에서 내린 것까지는 별탈 없이 잘 갔다. 그런데 역에서 샬롯텐부르크 방향을 잘못 알고, 판코우?까지 가는 기차를 탔다. ㅋ 마지막 역이니 내리시오 하는 방송을 듣고, 잘못 왔구나를 깨달았다. 덕분에 그 동네도 역이나마 구경 좀 했다. 날씨가 좋으니 화는 별로 나지 않았다. ㅋㅋ 왔던 방향으로 내려가는 기차를 다시 타고 구글 맵에서 알려준 노선 갈아타는 역에 내렸더니, 이번엔 파업 영향으로 기차가 서지 않는단다. ㅋㅋㅋ 잠시 또 당황을 했지만, 우리가 탈 것이라고 예상했던 기차가 서는 플랫폼 반대 편으로 온 기차 목적지를 오빠가 유심히 보더니, 우리가 가는 목적지를 거쳐 가는 기차라 후다닥 올라탔다. 그리고서 내린 곳은 5-6년 전에 왔던 동네 기차 역! 이름은 익숙치 않아서 쓰지도 못하겠는데, 왠지 여기서 사진 찍은 기억이랑 주변 거리 돌아다닌 기억이 났다. 

잠시 커피를 마시고, 화장실도 가면서 쉬었다가 드디어 마침내 온 샬롯텐부르크 방향 기차가 와서 올라탈 수 있었다. 하지만 처음 계획과는 다르게 접근하게 되어서 주간에 티어가르텐 동물원 근처에 내려서 카이저 교회 구경하고, 시간 맞춰 서울 가든에 (12시) 가서 점심을 먹고 샬롯텐 부르크 궁전으로 걸어가자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어째서인지 비키니 베를린과 이 카이저 교회는 너무나도 선명하게 기억에 남아 있어서 다시 보니 반갑고, 오빠랑 같이 오니 이게 왠일인가 싶은데, 오빠는 갑자기 춥다고 얇은 점퍼라도 가져오지 않은 것을 후회하며 구경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최대한 빨리 에첸엠을 찾아서 셔츠 하나 사 입히고, 교회를 빙 둘러 점심을 먹으러 슬슬 올라 갔다.

확실히 놀러온 기분이랑 그래도 살러온 기분이랑은 조금 다른 것 같아서, 뭔가 유명한 곳보다는 동네 분위기를 살펴보는 데 집중하는 게 다르긴 달랐다. 이제 겨우 4일차라 (그리고 대부분의 시간을 숙소에만 있어서 ㅋㅋ) 평가하기에는 섣부르지만, 그간의 짧은 인상은 정말 사람들이고, 동네고 온갖 것들이 다 섞인 모양새다. 오래된 것, 낡은 것, 새로운 것, 현대의 것, 더러운 것, 알록달록한 것 뭔가 딱히 하나의 단어나 표현으로 규정하기 어려운 느낌이다. 살다보면 또 어떤 인상으로 변할지 모르겠지만. 

점심 - 서울가든, 걷기 

서울가든은 깨끗하고 넓었다. 뭔가 이름에서 주는 인상은 오래되고, (가든) 낡은 이미지가 있었는데... ㅋㅋ 식기들도 단정하고, 음식도 깔끔하고 정갈하게 나왔다. 아쉬운 점은 돈까스가 더이상 없다는 것 ㅠ_ㅠ 식사를 시키자마자 기본 찬으로 주셨던 배추국이 진짜 맛있었다. 딱 내 입에 맞는 간과 자극적인 맛. 속이 따수워지는 ㅠ_ㅠ 불고기덮밥과 오징어덮밥을 먹었는데, 적어도 스웨덴 오징어보다는 식감이 좋았다. ㅋㅋㅋ 슈퍼 물가가 스웨덴에 비해 훨씬 저렴해서, 식당도 조금은 기대를 했는데, 런치 물가는 스웨덴이랑 크게 다르지는 않은 것 같다. 그래도 다양한 메뉴가 있다는 것이 좋긴 좋다. 

점심 먹고 소화할 겸 걷기 시작했는데 (예정은 35분 정도였나?) 너무 힘들었다. 작년 3월부터 올해 7월까지 평균 일일 걸음수가 (장보는 날 예외로) 300보 안쪽이었는데, 이건 너무나도 많다. 허리도 아프고, 지치기도 해서, 어디든 앉을 데가 있다면 앉고 싶었는데, 결국 도착할때까지 걷는 수밖에 없었다. 그냥 대로변을 따라서 걷는 바람에 ㅋㅋㅋ 그래도 가다가 사이언톨로지 빌딩도 구경하고, 클래식하게 생긴 교회도 구경하고, 아파트 구경들도 열심히 했다. 

샤를로텐부르크 

샬롯텐부르크는 예뻤다. 날씨가 엄청 좋기도 했지만, 예쁘게 생겼다. 가운데 돔형태의 푸른색 지붕이 있는 건물을 가운데에 두고, 양쪽으로 날개 형태로 긴 직사각형 건물이 이어져 있다. 당연히 내부에는 관심이 없으므로, 지도에서 본 물가를 찾아 궁전을 크게 돌아 산책을 했다. 부지런히 조경을 하고 있었는데, 다시 안 올 생각이 들긴 했지만, 혹시라도 가족이나 친구들이 와서 오래 머문다면 한번쯤은 같이 올지도 모르겠다 싶기도 했다. 

블루카드 신청 요구, 관련 서류 제출, 보험 가입, 안멜둥 신청 

한참 걷는 중에 비자팀에서 드디어 오전에 보낸 메일에 대한 답변이 왔다. 어제 회사 사람들한테 잘 도착했다고 메일을 보냈는데, hiring manager가 비자가 여태 진행이 안되는 게 이상하다며 다시 한 번 확인해보라고, 이러다가 9월 1일 일 시작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해서 호달달 하면서 오전에 메일을 보냈다. 당연히 그쪽에서 요청한 서류들을 일찌감치 보내놨기 때문에 별 문제 없이 진행이 될거라고 생각했는데, 중간에서 처리하는 업체에서 도통 연락이 없다며, 워크 퍼밋 프로세스를 진행하자고 답장을 보내왔다. 비자팀에서는 어쨌든 내가 베를린에 들어왔으니 기본적인 서류들을 요구하면서 동시에 절차는 바로 시작하겠지만, 9월 1일 이전에 워크 퍼밋이 나올 지에 대해서는 보증할 수 없으니 리쿠르터에서 15일로 미루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메일을 보냈다. 헐 

집을 구하는 데만 혈안이 돼서, 비자는 문제 없이 진행될 줄 알고 비자팀에서 업데이트 주기만을 세월아 네월아 기다리고 있었는데, 일이 이렇게 되고 보니 넋을 놓고 있을만한 게 아니었다. 하다못해 비자팀에도 내가 베를린에 입국하는 날짜를 알려주고, 어떻게 되는지 진행상황에 대해서 더 바짝 쪼았어야 했는데, 계속해서 연락이 없다고만 리플라이를 하니까 나도 할말이 없어서 가만히 있었더니, 일 시작날짜가 밀리게 생겼다. ㅎㄷ;; 

메일을 받으니 더이상 밖에 돌아다닐 정신이 아니어서 바로 버스타고 에쓰반 타고 (그래도 잠시 플라잉타이거 들러서 자질구레한 필요한 것들 사고) 집으로 돌아와 워크 퍼밋 지원서부터 작성하기 시작했다. 모든 서류(패스포트 사본, 지원서+사진, 입국 스탬프가 없으니 비행기 티켓-보딩패스, 독일 보험 컨펌 레터, 현재 거주 아파트 계약서와 랜드로드 컨퍼메이션)들을 만들어서 보내고나니 그래도 한숨은 쉬게 되었는데, 15일에 시작하게 되는 게 팀에 무슨 영향이 가는 건 아닌지 걱정이 돼서 안젤라에게 메일을 보냈더니 어느새 오후 5시. 아 퇴근 했겠구나. 그래도 내일 아침에 메일 오겠지. 

오늘 비자 관련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고, 이제는 내일부터 있을 아파트 뷰잉 지원 서류 셋을 만들어야 한다. 레이시가 조언한대로 Liability 보험도 가입하고, 폴더도 사와서 아파트 신청서, 아이디 사본, 슈파, 고용계약서 (나는 샐러리 3개월치 내역이 없으니까)를 한셋트로 만들어서 준비했다. 

그리고 후다닥 안멜둥 가능한 암트도 찾아서 내일 오전 9시에 바로 안멜둥 신청을 하기로 하고, 또 필요한 서류들을 구비했다 (랜드로드컨퍼메이션, 혹시 모르니 아파트 거주 계약서, 패스포트는 가져갈거고, 처음 등록하는 사람들은 결혼증명서도 내래서(아니 왜!), 스웨덴 skatteverket에서 한장 뽑고) 뭔가 다 하나씩 모자란 듯 어설프고 불안하지만, 하나씩 천천히 해보자는 심정으로 (안되면 서류 더 구비해서 다른 날 안멜둥하자!) 대충 마무리하고, 저녁먹으러 동네 레스토랑을 찾았다.

저녁 - 슈니첼, 슈바인학세

왠지 그래도 독일에 왔으니 슈니첼과 슈바인학세를 먹어야 할 것 같아서 구글 맵을 뒤졌는데, 마침 5분 거리에 리뷰가 무려 16000개 넘게 있는데 평점이 그래도 4점 이상인 곳이 있어서 그곳으로 가기로 했다. 전에 지날 때 보니 굉장히 큰 호프집 같이 생기고, 관광객들만 주로 찾는 장소 같아서 (굉장히 touristic 하다는 리뷰도 많았음) 갈 생각을 안 했었는데, 리뷰 갯수와 평점을 보니 가도 괜찮을 것 같아서 슬리퍼 끌고 대충 나섰다. 

들어가려고 하는데, 입구에 선 아저씨가 Luca 앱으로 스캔하고 들어가야 한다길래 저게 뭔 소린가 싶었는데, 보아하니 동선 추적을 위한 앱인 것 같다. 당연히 없으니 입구에서 후다닥 앱을 다운 받고, 입구에 있는 QR코드를 스캔하니까, 이제부터 체크인 하는 걸로 뜬다. 레스토랑을 떠날 때 체크아웃 하면 끝인 것 같다. 코로나가 퍼지면 이걸 통해서 추적하려는 모양인데, 실제로 어떤 효과가 있을지 궁금하다. 같이 앱을 다운받아서 체크하려던 오빠는 내 핫스팟에 연결해서 하느라 시간이 걸려서 아저씨가 그냥 통과시켜줬는데, 뭐 필요할 때 일행이 알아서 솔직하게 추적할 수 있게 해주려니 하는 생각인건지, 아니면 그냥 귀찮았던 건지 ㅋㅋ 

어쩄든 독일에 왔으니 슈니첼을 먹어야지 하고 찾은 레스토랑이라, 돼지고기 슈니첼 (비엔나)를 시키고, 궁금했던 슈바인학세 ½ 사이즈도 시켰다. 맥주는 기본. 돼지고기 슈니첼은 감자 샐러드 (약간 시큼한 맛, 마요네즈 맛)와 머스타드 2종류의 소스가 기본으로 나오는데, 거기에 크랜베리 소스와 양송이 소스를 추가로 시켜서 먹으니 욤뇸뇸 맛있다. 점심에 못 먹은 돈까스의 한을 여기서... ㅋㅋ 한국 돈까스 맛과 당연히 다른데, 다른 맛으로 참 맛있었다. 튀김옷도 바삭바삭하고, 그동안 내가 흉내낸답시고 만들었던 슈니첼은 다 스레기.. ㅋㅋ 슈바인학세는 정말 껍질이 엄청 크리스피해서 맛있었다. 약간 논두렁밭두렁의 옥수수 맛이 떠오르기도 했는데, 무튼 고기는 쫀득하고 함께 나온 사워크래프트 덕분에 느끼한 맛을 잡아줄 수 있었다. 사워크래프트 양이 월등히 적어서 아쉬웠지만, 나머지는 머스타드와 크랜베리 소스로 절반 넘게 먹어치웠다. 슈바인학세와 함께 나온 potato dumpling 감자 만두?는 쫀득하면서 느끼하면서 버터맛도 나고 하는데, 고기가 짜서 같이 먹기 좋았다. 예전에 고틀란드 갔을 때 먹었던 kroppkakor랑 비슷했는데, (혹은 같은 음식인것 같다) 훨씬 맛이 나았다. ㅋㅋㅋㅋ 그때 그거 하나인가 반 먹고 버렸던 것 같은데... 스웨덴 식에는 고기 같은 것을 필링으로 넣는데, 이건 그냥 아무것도 없이 빵인지 떡인지 모를 형태였다. 그래도 더 맛있다! ㅋㅋ 

결론

  • 14,025보 걸었음 (9.7km) 
  • 비자 서류 제출 
  • 아파트 신청 서류 준비 
  • Liability insurance activated 
  • Anmeldung 신청 (내일 오전) 
  • 샬롯텐부르크 구경
  • 교통 티켓 구입 
  • 슈니첼+슈바인학세 맛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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