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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장군 in Sweden / Germany

베를린 5일차 (2021.8.25) 본문

베를린

베를린 5일차 (2021.8.25)

양장군 2021. 8. 26. 17:14

수요일 

오늘의 할 일 

  • 안멜둥 (완료)
  • 비자 관련 업데이트 팔로업 (완료) 
  • 첫 아파트 뷰잉 (완료) 

안멜둥 - 라트하우스 노이쾰른

  • 비자 문제가 꼬이자, 왠지 안멜둥을 서둘러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또한 택스 아이디도 얼른 받아야지. 그래서 화요일 이 페이지 (베를린 아무 암트나 찾아주는) refresh를 몇 번 하자 바로 다음 날 available time이 나왔다. 일단 예약하고, 위치가 찾아가기 너무 노답이면 취소할 생각이었다. 예약을 마치고 나니 다행히 현재 머물고 있는 알렉산더플라츠에서 대중교통으로 30분 정도 떨어진 지역에 있는 암트였다. Bürgeramt Sonnenallee. 아침 9시 예약이라 다른 날과 다르게 아침 일찍부터 준비하고 나섰다. 어제 구경 갔던 샬롯텐부르크 찾아가는 길도 생각지도 못한 파업과 기차 노선 잘못 타는 일들이 생겨서 혹시나 하는 마음이었다. 도착하고 보니 Rathaus Neuköln역이었다.
  • 집을 찾을 때 추천하지 않는 지역 중에 하나인 곳이었다. 약간 긴장되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했는데, 오전이라 그런가 날씨도 좋고, 생각보다 첫인상은 (그래봐야 역 주변이지만) 큰 몰도 있어보였고(저 멀리 에첸엠 보여서 반갑 ㅋ), 사람도 없어서(아침이라) 나쁘지 않았다. 집도 스톡홀름 바사스탄 동네에서 자주 보던 아파트 외양과 닮은 것들이 많았다. 그래도 단정짓는 것은 너무 이르니까 나중에 결론내리는 것으로 하고, 구글 맵을 따라 암트를 찾아 걸었다. 역에서 나오니 왼편으로 Court house와 Town house가 있는데, 그 건물들을 왼쪽 뒤로 끼고 코너를 돌아 2블럭 정도 쭉 걸어가니 정면 대각선으로 암트가 보였다. 앞에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서성이며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보아하니 확실. 
  • 도착하니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명단 리스트를 들고, 온 사람들이 예약번호를 제대로 갖고 시간에 맞춰 왔는지 확인하는 것 같았다. 아저씨가 손짓을 하길래 가까이 가서 예약번호를 보여줬더니, (영어를 전혀 못하는 분이고, 우리는 독일어를 전혀 못하는데) 대충 20분 후라는 이야기만 알아듣고, 시간 맞춰 대기하고 있으면 되겠다 라는 걸 알아듣고, 기다리는 동안 커피를 마셔야겠다 싶어 근처 카페를 찾았다.
  • 암트가 있는 거리를 쭉 올라가니 커피와 샌드위치를 파는 카페를 발견해서 커피를 한 잔 시켰는데, 일정 금액 이상만 카드로 결제가 가능한 것 같았다. 둘째 날 현금을 출금해서 갖고 있어서 다행이었지, 정말 거의 100%라고 할 수 있을만큼 모든 것이 카드로 가능한 스웨덴과는 다르게 여기는 현금이 없으면 커피도 못 마실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 커피를 사들고, 다시 암트 앞으로 돌아와 서성이다 보니 아저씨가 둘 다 들어가는 거냐며 독일어로 말하는데 대충 눈치로 때려 맞추고 같이 들어간다 하니 들여보내주며, 손짓 발짓으로 올라가면 왼쪽으로 들어가라고 알려줬다. 그래서 대기실에 들어오니 일찍부터 사람들이 꽤 많이 기다리고 있었다. 정면에는 큰 티비 모니터 2대가 있어서, 순서가 되면 예약 번호와 들어가야 할 장소(사무실) 번호를 띄어준다. 리스트에 내 예약 번호가 떠 있을 수도 있고, 그냥 순서가 되면 대기 없이 바로 빨간색으로 떠서 내 순서임을 알 수도 있다. (그런데 화면을 확인할 수 없는 사람들은 어떻게 자기 순서를 알 수가 있을지 문득 궁금해졌다. 따로 그런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가 존재하려나. 번호를 불러주는 것도 아니고, 그냥 알림음만 나오고 화면을 봐서 스스로 확인해야 하는 시스템이라 이런 방법이 가능하지 않은 사람들은 어떻게 알 수 있을 지 궁금하다.) 
  • 아무튼 내 예정 시간은 9:00-9:12이었는데, 대기실에 들어선 건 8시 50분, 한참을 기다리다가 우리 순서가 온 것은 그로부터 30분 후였다. Platz 4번을 찾아가니, 언니가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나서는 독일어로 뭔가 말을 하는데, 괜히 쫄아서 비떼 안멜둥을 작게 말했다. 들었을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일단 서류를 아크릴 가로막 아래 틈으로 슬쩍 밀어넣고는 영어로 대화를 시작했다. 어느 나라에서 온 거냐고 물어봐서 스웨덴에서 왔다고 하니까 거기 뭐 먹을 거는 있냐고 물어봐서 긴장이 풀어졌다. ㅋㅋㅋ 신나서 감자밖에 없어! 수르스트뢰밍! 그 언니는 스웨덴에 간 적도 없다면서 극혐하는 듯 했다. ㅋㅋㅋ 간단한 질문을 하고, 결혼 상태도 물어보고 (혼인신고 한 날짜도 확인), 남편은 한국에 있는 거냐고 물어봤다. 오빠가 그게 난데, 그러니까 언니가 빵 터지면서 너였냐고, 그럼 뭐라고 생각했던 걸까. ㅋㅋㅋㅋ 암튼 등록은 나 혼자만 할 거고, 남편은 스웨덴으로 갈거라고 하니까 그럼 밥은 누가 해주냐고 물어봐서 순간 한국인줄 알고 정신이 아득해졌다. ㅋㅋ 처음에는 딱딱하게 시작된 대화가 이런 저런 약간은 편견이 가득한 대화를 거쳐 마무리되어 안멜둥이 끝났다. 다음에 운멜둥 (이사 후 거주지 등록)을 할 때는 다행히도 결혼증명서 같은 건 안 가져와도 된다고 (기본 정보들은 이미 등록되어 있으니) 했다. 마지막으로 그 언니가 입력한 서류가 정확한지 확인 후 서명을 하는 걸로 끝이 났다. 
  • 기본적으로 안멜둥에 왜 나의 아빠 엄마 이름과 태어난 동네 정보가 필요한 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아빠 엄마 정보에 따라 내 세금 등급에 어떤 영향이라도 가는 걸까. 아무튼 택스 아이디는 2-3주 후에 현재 거주하고 있는 주소 기준으로 발급이 된다고 했다. 숙소 리셉션 언니들 말로는 택스 아이디 발급 이후에 각종 우편물들이 도착할 거라고 했는데, 이 집을 떠나기 전에 필요한 우편물들은 얼른 다 왔으면 좋겠다. 

비자 팔로우업 

  • 바로 숙소로 돌아와 비자 제출이 완료되었다는 이메일에 답장을 보내고, 12시에 있을 첫 아파트에 가져갈 서류들을 준비하면서 계속 다른 집들도 찾아보았다. 오늘은 숙소 청소를 해주는 날이라 청소해 주시는 분이 오면 바로 뜰 생각으로 긴장 타고 있었는데, 다행히 우리가 다시 방을 나서는 순간까지 아무도 오지 않았다. 

첫번째 아파트 뷰잉 

  • 처음 보러 간 집은 지금 집에서 걸어서 한 20분 정도 떨어진 곳이었고, 번화가와 꽤 근접한 곳이라 위치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10분 전쯤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자, 우리처럼 아파트를 보러 온 것처럼 보이는 한 젊은 언니가 왔고, 부동산 언니가 와서 바로 아파트를 보여줬다. 건물 입구 열쇠로 열고 들어가 안쪽 입구로 올라가면 4층에 (꼭대기 층, 그러나 실제로 5층) 내가 보러 온 집이 있었다. 오빠는 걸어 올라가는 데 지쳐서 여기는 절대 안되겠다 라는 마음을 이미 먹은 듯 했다. 나야 뭐 평소에 운동을 안 하니 이렇게나마 걷는 건 나쁘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아파트가 위치한 거리 라든지 건물이 낡은 정도가 생각 이상 이라든지 하는 것들이 먼저 눈에 보였다. 게다가 문을 여는데, 요령이 없으면 좀 힘들 것 같기도 하고.. ㅋㅋ 방은 꽤 컸는데, 요청을 하면 기본 소파에 침대도 넣어준다고 했다. 주방에는 창문이 있어서 좋았는데, 가스 위에 후드가 없는 점은 아쉬웠다. 그래도 계약을 하면 기본 주방 도구들도 집주인이 사서 넣어준다고 하고, 와이파이도 렌트에 포함되어 있고, 전체 월세는 적당한 편이라 좋았다. 그런데 왜 마음이 안 가는지.. ㅋㅋ 부동산 언니에게 이 집이 첫 구경이라 다른 집들도 돌아보고 연락을 주겠다고 하고 집을 나섰다. 시간이 갈수록 연락은 안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점심 - 얌얌 베를린, Zeit für Brot 
  • 점심을 먹으러 얌얌 베를린을 찾았다. 엊그제 먹었던 빵집 Zeit für Brot 옆옆에 있는 한국 레스토랑인데, 짬뽕이랑 짜장면이 메뉴로 있고, 어디선가 본 한국 사람 리뷰가 좋아서 나름 꼭 가야지 마음 먹고 간 곳이었다. 육개장과 짬뽕을 먹었다. 확실히 스웨덴과 비교해서 런치 가격은 다르지 않거나 오히려 비쌌다. 11유로와 14유로. 뭐 맛만 있으면 좋은데, 맛은 익숙한 맛이라 괜찮았지만, 매운 계란국처럼 느껴질 정도로 건더기가 적은 육개장과, 냉동 해물을 쓴 것 같은 짬뽕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내가 집에서 해먹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 슬펐다. 해산물이 나지 않는 나라니까 어쩔 수가 없는 것인가. 아무튼 카드 결제도 되지 않고, 기대했던 맛은 아니라서 다음에 다시 가게 될 지 모르겠다. 간다면 차라리 비빔밥을 고르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빠의 평점은 2점 (5점 만점)이었고, 어제 먹은 슈니첼이 더 맛있었다 라는 리뷰였다. 
  • 밥을 먹고 나서는 다시 빵집에 가서 호두 슈네케와 애플/시나몬 슈네케, 브라우니 2개를 사서 하케셔마크트 방향으로 걸었다. 여기 빵 넘나 맛있다. 슈네케 짱. 약간 스톡홀름에 있는 미스터 케이크 느낌이다. 미스터 케이크가 여기 만큼 맛있는 건 아니지만, 컨셉이. 바로 집에 가기엔 날씨도 너무 좋았고, 아직 청소가 안 끝났을 지도 모르니까. 그리고 좀 번화가를 가보고 싶었다. (뭐 살 건 없어도 ㅋ) 하케셔마크트 방향으로 걷다 보니, 필리파코, 산크비스트, 코스, 위크데이, 친숙한 샵도 많이 보이고 5-6년 전에 왔을 때 봤던 거리가 여기였구나 싶어 같이 여행왔던 역적들이 그립기도 했다. 

빨래, 리셉션 그리고 저녁

  • 별 거 없이 걷다가 전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니, 다행히 숙소는 청소 완료. 잠시 쉬었다가 빨래를 하러 지하로 내려갔는데, 모든 세탁기가 가득 차 있어서 한 시간 후에 다시 빨래를 했다. 나중에 나 혼자 빨래 잘 할 수 있을까... ㅋㅋㅋ 빨래를 하기 전 리셉션에 들러 집을 보러 갈 때 제출해야 할 지도 모르는 서류들을 출력해 준 게 고마워서 빵집에서 사온 브라우니를 줬다. 너무 고마워 하면서 도와줄 일이 있으면 얼마든지 말하라고 했다. 사실 내가 출력 부탁한 게 너무 양이 많아서 안 그래도 미안했는데, (이틀 동안 한 100장쯤 부탁한 듯) 또 프린트를 부탁해서 언니가 근처에 프린트 하우스 같은 데 찾아서 하는 게 좋을 거라고 메일을 보내서 아차 싶어서 아침에 미안하다, 고맙다고 이야기 했다. 그때도 언니들은 혹시 본인들이 너무 심하게 말한 건 아닌지 미안해 했는데, 전혀 그런 것도 아니고, 오히려 내가 너무 생각없이 부탁한 게 미안하고 고마워서 갖다 준 것인데, 리액션이 너무 한국 스타일이라서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안그래도 스웨덴과 다르게 왠지 뭔가를 부탁하면 초스피드로 준비해 주는 게 고마웠는데, 이런 부분도 내 정서와 맞는 것 같아서 조금 더 좋아졌다. 
  • 어제 오늘 만보 넘게 걸어서 피곤하다. 저녁은 대충 집에서 아시안마트에서 사온 것들로 차려먹고 (오히려 그게 점심 보다 나았다) 또다시 집을 찾아보다가 잠이 들었다. 목요일은 뷰잉이 5개다. ㅋㅋ 저녁에 no caller ID로 전화가 와서 뭔가 싶었는데, 오후에 집 보고 싶다는 메일을 보고 부동산 언니가 전화한 것이었다. 바로 약속 시간을 잡고 주소를 받았다. 문제 없는 거겠지?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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