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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장군 in Sweden / Germany

베를린 22일차 (2021.9.11)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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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22일차 (2021.9.11)

양장군 2021. 9. 12. 18:05

토요일

머리하는 날 - 헤라 최(Hera Choi)

  • 저녁 5시 예약을 하고, 머리를 하러 갔다. 카톡을 통해서 예약을 하는데, 그 시간에는 딱 한 팀만 받아서 머리를 한다고 한다. 목요일이나 금요일, 더 일찍 하고 싶었는데, 빈 시간이 토요일 오후 5시라 (알고보니 사실 마지막 타임은 5시 이전인데, 다음 주에도 빈 시간이 별로 없어서 토요일 저녁 시간에 예약을 받았다고 하셨다. 보통은 오전 10시부터 저녁 8시 이전까지라 머리하는 시간을 감안해서 예약시간은 저녁 6시나 7시전까지 가능한 것 같다) 특별히 계획 없는 토욜이라 바로 예약을 했다. 
  • 현금만 받는 곳이라 현금을 미리 준비해 가야 하는데, 예약을 할 때 비용도 알려주신다. 근데 깜박하고 우리는 현금을 안 가져가서 내가 머리하는 동안 오빠가 근처에서 현금을 뽑아 왔다. 
  • 미용실은 Nollendorfplatz 우반 역 근처에 있었는데, 가는 동안 무슨 날인지 언니 오빠들이 훌렁 벗고, 하네스 차고, 거리를 활보하고 있었다. 알고보니 근처가 퀴어 거리로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 거리 끝에 위치한 건물 2층에 벨을 누르고 올라가니, 강아지가 제일 먼저 반겨준다. 어찌나 얌전하고 착한지 사람들도 좋아하는 강아지였다. 나도 같이 놀고 싶었는데, 계속 의자에 앉아 있어야 해서 아는 척도 못했다. 가끔 내 발밑에 와서 쭈그리고 엎드려 있을 때마다 쓰다듬어 주고 싶었는데 ㅠ-ㅠ 그러다 문득 최근에 보면서 궁금했던 것을 물어봤다. 왜 여기서는 강아지들한테 목줄 없이 길거리에서 돌아다니는 게 많은지. 별 일은 없었지만, 스웨덴에서는 목줄 없이 다니는 강아지를 본 적이 없어서 문득 이유가 궁금했다 하니 최근에 목줄을 하는 법안이 제정되어서 목줄을 해야 하는 게 기본이라고, 그런데 아직은 풀고 다니는 게 익숙해서 그런 것 같다고 하였다. 기사를 보면 목줄을 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하는데, 실제로 돌아다니면서 (전부는 아니겠지만) 목줄 없이 다니는 강아지를 (신기하게도 주인 바로 옆에 바짝 붙어 다니기는 했다. 교육 잘 받은 듯) 꽤 많이 봐서 신기했다. 
  • 무튼, 굵은 히피 펌을 하고 싶었지만, 인터넷에서 추천하는 대로 가장 굵은 롯뜨로 말면 아마 제대로 컬이 안 보일 수 있다고 해서 중간 롯뜨로 일반 펌을 하기로 했다. 중간 중간에 중화를 하면서 컬 상태를 보는데, 생각보다 탱글하게 나오지 않는다고 혹시 5년 안에 열펌이나 씨컬 한 적이 있느냐고 물어보셔서 오랜만에 사진첩을 뒤져보니, 계속 귀밑 단발에서 기르고, 다시 자르고, 기르고 한 흔적만 찾을 수 있었다. 어릴때는 시간이 안 가서 그랬던 건지, 참을성이 없어서 그랬던 건지, 머리카락이 안 자라서 속상했었던 것 같은데, 사진을 보니 작년 4월에 머리를 귀밑으로 자르고 지금 길이까지 기른 건데, 거의 25센티는 자란 것 같은 모습을 보니 놀랍다. 코로나라 별 생각없이 마냥 냅두고 있어서 그런 건지, 시간이 그냥 빨리 간 건지... ㅋㅋ 아무튼 보아하니 내 머리가 파마가 잘 되는 머리가 아닌것 같다. 
  • 한 두시간 걸릴 거라고 했는데, 내 퍼머를 중화시키는 동안 오빠 머리 컷도 하고, 다 마무리하고 보니 1시간 4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말리고 보니 마음에 들기도 하고, 오랜만에 뭔가를 해서 가벼워진 기분이 들어 좋았다. 기장을 30센티 정도 추가하고도 130유로 정도인데, 머리가 마음에 들어서 기분이 더 좋았다. 정말 오랜만에 기분전환. 스웨덴에서 미용실은 머리 단발로 자를 때 한 번 가봤는데, 보통 미용실에 대한 후기가 그닥 좋지 않은 편들이라, 돈을 얼마를 들이건 마음에 드는 스타일로 나오면 상관없는데, 그렇지 않으니 결국 가지 않게 된 것 같다. 미용실 원장님이 한국 사람들 머리에는 한국 파마약이 잘 든다고 그래서 한국에 가서 파마 약을 사오신다고 했다. 모질이 다르다는 것은 많이 들어봤지만, 그래서 한국 약을 써야 한다는 것은 처음 알아서 놀랐다. 
  • 오빠 머리 스타일도 마음에 들었다. 그동안 맨날 내가 집에서 잘라줬는데, 가르마도 반대 방향으로 타고, 옆머리 뒷머리도 깔끔하게. 역시 전문가가 해준 머리는 다르군. ㅋ 나중에 독일에 와서 머리 또 자르겠다고 한다. 

저녁 - 음아 (Mmaah!) 

  • 전철 타러 돌아가면서 길목에 있는 음아 레스토랑에 들렀다. 슬쩍 보고 사갈까 말까 싶었는데, 깔끔해보여서 사가지고 집에 가서 먹기로 했다. 기본 불고기와 닭고기를 테이크어웨이했다. 뭘 어떻게 사야할 지 몰라서 어리바리하고 있는데, 스탭분이 싹싹하게 도와주셨다. 
  • 작은 사이즈로 사왔는데, 묵직한 것이 양이 꽤 많다. 함께 곁들이 샐러드가 진짜 맛있다. 마지막엔 밥이랑 불고기랑 남은 샐러드랑 (드레싱이 또 간장 드레싱 맛이라) 섞어서 먹었는데, 오빠도 맛있었는지 계속 근처에 다른 지점은 없는 지 찾았다. 닭고기 (핫고기)는 제육볶음 맛이 났다. 익숙한 맛. ㅋㅋ 그래서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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