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2024

비오는 목요일

양장군 2024. 10. 10. 20:53

오전에 마지막 인터뷰를 했다.

특별히 잘 한 것 같지는 않지만, 덕분에 비슷한 포지션을 지원할 때 채워야 할 부분을 알게된 것이 큰 수확이다. 

부족했던 부분은 UX strategy를 어떤 식으로 빌딩해왔는지를 설명하는 질문에, 항상 거시적인 관점으로만 생각하려고 해서 그동안 해왔던 일들과 연결지어 설명하는 연습이 부족해서 스스로 말하면서도 스스로 설득하지 못하는 모습이 느껴졌다. 큰 기대도 욕심도 없는 포지션이지만, 그래도 덕분에 어떤 부분을 좀더 고민할 지 깨달은 것이 다행이다. 

 

점심을 먹는데, 친구가 한강 작가가 올해 (24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게 되었다고 알려줬다. 

순간 소름이.

스웨덴에 사는 시간이 길어질 수록 늘 남의 집 잔치 같고, 이런 거에 목숨걸어야 하나 싶을 정도로 대단한 가 싶은 상이라고 점점 생각이 기울어지고 있는데, 한강 작가가 수상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으니 기분이 들썩들썩 거리는 게 뿌듯하고 자랑스럽다. 어제부터 종일 비가 내리는데 왠지 한강 작가의 책의 분위기와 어울린다는 생각도 들고. 수상 소식을 계기로 새로 나왔다는 책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2021년 출간 작이지만, 제주 4.3 사건을 바탕으로 한 소설이라고 해서 적극적으로 찾아보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이미 읽기 전부터 힘들 것 같아서), 덕분에 다른 소설들도 더 많이 읽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비가 끊임없이 내리고 있다. 

집에서 일하면서 창밖으로 내다 보이는 비오는 풍경으로 좀더 아늑한 기분이 들어 좋긴 하지만, 그래도 길게 오지는 않았으면 한다. 안그래도 곧 겨울일것 같은데, 그전에 해를 좀더 많이 볼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