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ryday Sweden

스톡홀름 속 산책, 하가 파크(Haga parken)

양장군 2013. 4. 29. 07:00


hagaparken

스톡홀름 속 산책, 하가 파크(Haga parken)


다른 곳은 모르겠지만... 수도인 스톡홀름이 그러하니 왠만한 스웨덴의 마을들도 그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이곳은 어딜 가도 숲이고, 물이고, 자연을 접하기 굉장히 좋다. 아파트만 있는가 싶다가도 조금만 걸어서 돌아나가면 잔뜩 솟아오른 나무들과 잔잔한 물(호수, 바다), 토끼나 노루 등은 예사로 만날 수 있는 한가로운 풀밭. 짧은 시간 동안 스톡홀름의 남쪽, 북쪽, 중심부에 살아 보았는데 어딜 가도 살기 좋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쉽게 만날 수 있는 자연 덕분인 것 같다. 


4월 중순이 되어서야 봄내음이 조금씩 나기 시작한 스톡홀름이지만 해는 쭈욱 길어져서 바람이 불어 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해가 쨍쨍한 날이면 도저히 집안에만 있을 수 없게 만든다. 자꾸 밖으로 유혹하는 햇살. 학교 일에 지친 오빠도 자전거 타고 나가자고 할 정도니.. 혹은 긴긴 어두운 겨울 때문일 수도 있고.. 햇님의 소중함을 이곳에 와서 깨닫게 된다. 


지금 사는 동네에는 가까운 곳에 브룬스빅켄(Brunnsviken; viken은 바다의 일부분이라는 뜻으로 스톡홀름을 둘러싸고 있는 바다의 일부분이다)과 그 주변으로 조성된 하가파크(Hagaparken; 하가파켄, 영어로 하면 the Haga park)가 있다. 이사 온 이후로 한 두어번쯤 자전거를 타거나 산책을 했는데, 모처럼 일요일 오후 오빠가 자전거 헬멧을 다시 산 기념으로 ㅋ 늘 가던 코스를 나섰다. 


달리기가 아니라 자전거를 탄 운동이지만, 이동한 경로를 기록하기 위해 나이키 앱을 실행하고, 음악을 틀었다.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자전거를 타니 기분이 상쾌하고 씐나고.. 하지만 동시에 전에는 못 느꼈던 작은 바퀴에 대한 부끄럼도 조금.. ㅋㅋ 지나가는 사람들이 신기하게 또는 이상하게 쳐다봐서.. ㅋㅋ 모른척 애쓰느라 힘들었다. ㅋ

(여기는 자전거들이 대부분 크고 튼튼해서 우리 자전거같이 팬시한 타입의 자전거는 별로 어울리지 않는... ㅋㅋ 워낙 길이 넓고 자전거 도로도 잘 되어있고,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자전거를 접을 일도 별로 없고 길도 복잡한 편이 아니라서)  


오후 3시 반쯤? 4시 반쯤이었나? 


날씨가 굉장히 좋았다.

이곳은 왠지 구름이 낮아서 하늘이 무척 가깝게 느껴진다.

그렇지만 바람이 너무 많아.. 추워...


주말이고, 평일이고 항상 하가파켄에는 달리는 사람, 걷는 사람, 자전거 타는 사람

좌우당간 일을 하는가 싶을 정도로 평일 오후마저도 다양한 사람들이 오간다. 



왼쪽으로는 하가 슬롯(Haga slottet; 하가 궁전)이 있는데 현재 스웨덴 제1왕위 계승자인 빅토리아 공주와 그의 남편이 사는 곳(이라고 본 것 같다. 찾아보니 맞는 것 같기도 한데... 아닐지도... ㅋㅋ)

어쨌든 궁전 주변으로 둘러싼 울타리에는 정말 1m마다 감시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는 것 같다. 주욱 카메라가 늘어서 있어서 주변으로 다니기가 좀 민망할 정도... 이 카메라들이 비추는 화면들을 동시에 몇개까지 볼 수 있을지 통제 센터가 궁금했다. ㅋㅋ


아직은 날씨가 쌀쌀해서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좀더 위쪽의 언덕에서는 몇몇 사람들이 무리를 지어 바베큐 해먹고 피크닉을 즐기고 있었다. 너른 잔디밭이 많아서 아무데서나 바베큐 해먹어도 되게 생겼다. 그렇지만 항상 추워 이 나라는... 여름이라도.. 바람이 부니까... ㅋㅋ 

어쨌든 나중에 1회용 그릴(En gång grill) 가지고 가서 핫도그나 꼬치구이 해먹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 ㅎㅎ(이런 멋진 풍경 보면서 드는 생각이라고는 그런 것 뿐) 


자전거 타고 한 바퀴 돌고(6km쯤) 돌아오는 길

이 눈 앞에 보이는 물이 브룬스빅켄인데 불과 한 달전인 3월만 해도 꽁꽁 얼어서 이 위를 유모차 끌고 돌아다녔다는... ㅋㅋㅋ 

그 얼음이 언제 녹을까 했었는데... 정말 녹는 건 순식간이구나. 


이 물 위를 걸었는데... ㅋㅋㅋ 





저 멀리 보이는 높이 선 빌딩을 중심으로 둥글게 둘러 싼 아파트 중 하나가 현재의 우리 집

여름엔 여기 와서 카약이나 배타는 방법을 배워도 좋을 것 같다.


여름 되면 그냥 여기 아무데서나 수영복 입고 풍덩 물에 들어가 수영하고 나오는 사람들이 다반사라고.. ㅋㅋ 

아무리 생각해도 이곳 여름이 수영할 정도로 덥지는 않은데 말이지.... 올해는 더우려나... 


꾸역꾸역 가지고 온 우리 스트라이다들.. ㅋㅋ

그래도 오빠는 출퇴근용으로 종종 타지만 나는 이렇게 오빠랑 따로 나오지 않으면 거의 탈 일이 없다.

자전거를 못 탈것은 없지만, 아니 오히려 여기서는 자전거가 일상이니까 한국보다 덜 위험하고 자전거 도로도 많아서 타기가 좋은 편이지만 자전거 보관이 문제가 된다. 

이 나라라고 해서 절도의 위험이 없는 것은 아니니까..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스웨덴 사람들 중에서도 남의 물건을 가져가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경험한 바로는 그리고 들은 바로는 이 나라에 이주해 온 조금 더 부족한 사람들이 가져가는 경우가 많다고... (오빠 아이폰도 실험실 출근한 지 1달도 안돼서 도둑맞음.. ㅋ;;)

평소 카페나 레스토랑에서 자기 물건이나 옷들을 자리에 놓고도 함께 온 사람들이 모두 테이블을 비워도 아무렇지 않은 이 나라 사람들이고, 신용 사회라고 할 정도로 기본적으로 서로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사회가 구성된 것 같지만.. 그렇다고 도둑의 위험이 없는 것은 아니니까... 

얼마 전 도서관에서도 도둑들이 출몰하고 있으니, 자리를 비울 때 소지품 조심하라는 공지를 붙인 것을 보았다. 어쨌든 그러한 이유로 자전거를(특히나 여긴 자전거도 비싸니까.. 그렇다고 우리 자전거를 선호할 리는 없겠지만.. ㅋㅋ 원 스피드 자전거에 저렇게 작은 바퀴 달린 아이가 적합한 환경은 아님 ㅋㅋ) 이용해서 이동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결론이.. 


그래도 이제 봄도 되었고 하니 스트라이딩 기회를 더 가질 예정 ㅋㅋ 


이런 깜장 토끼!! 

공원 안쪽에서는 노루 한 마리도 보았는데, 이런 소소한 것들이 왜 이렇게 즐거운지 모르겠다... 나이가 들었나... 동물보고 식물보고 좋아해본 적이 없는데.... ㅋㅋ 



말 걸어도 대답없는 토끼 녀석...

사람들이 마구 지나다녀도 아랑곳 않고 자리 보전하고 풀 뜯고 계신다. ㅋ


이 날 달린 경로와 총 거리


나이키 앱으로 러닝 안 하고, 바이킹함 ㅋㅋ 

음악 틀어놓고, 경로 기록하고(사실 속도는 중간중간에 쉬기도 해서 ㅋㅋ 그때마다 정지했다가 다시 시작하면 속도가 잘 나오긴 하지만 그러기엔 귀찮으니) 고도, 속도 기록되니 ㅋㅋㅋ(아 내가 이걸할 게 아닌데 ㅋㅋ )

아무튼.. 다른 앱보다 간편해서 자전거 타면서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내가 운동하는 기분이 들어서 좋다. ㅋㅋ 

계속 달려줄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