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s

11. 미소수프 | 무라카미 류

양장군 2008. 6. 17. 11:25

Book. 미소 수프  

Writer. 무라카미 류
Published. 동방미디어
Date. 2004.01.20
Volume. 291p

읽은 날. 2008.06.16

무라카미 하루키 보다는 무라키미 류가 더 읽기가 쉽다.
라고 생각을 하고, 하루키 보다는 류의 책을 빌려 달라고 하였다. (쉽지만은 않았다)
3권 정도의 책을 언급하면서 고르라고 하였다.
가장 비윤리(?)적인 것을 빌려달라고 하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일전에도 무라카미 류의 책을 읽으면서 '모럴'따위는 없을지도 모르는 그의 내면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었다. 일반적으로 상식적으로 저질러서는 안돼 등의 행위들이 무라카미 류의 소설 속에서는 거침없이 자행되어 왔다. 인간의 본성 깊숙한 곳에 있는 진실을 끄집어 내는 것인지, 추악하고 포악한 것이 인간의 진짜 내면이라는 당위성을 설명하고 싶은 것인지..

사실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무라카미 류의 문체는 건조하지도 않고, 흥미로우며, 호기심에 넘치는 재미있는 성격을 갖고 있다. 그래서 첫 페이지가 쉽게 넘어가고, 마지막 페이지까지 쉼 없이 넘어가게 된다.

읽는 중간 잔인한 묘사와 생생한 설명으로 나도 모르게 인상이 찌푸려지고, 이마를 짚게 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에서 놓을 수 없는 것은 무라카미 류가 지닌 이야깃거리의 흥미로움과 내 본성 어딘가를 자극하는 소재 때문일 지도 모른다.

일본인과 미국인, 와 닿지 않는 싫은 조합이라 다른 때와는 달리 류의 글에 공감하기는 어려웠지만, 어찌 보면 숨막히게 끌고가는 긴장과 두려움의 끝을 너무 쉽게 놓아 버리는 과정이 허무하게 느껴져 그렇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어쩔 수 없이 살인을 한다, 라는 데에 근거로 제시한 이야기는 쉬이 끄덕일 수 없었다는 점에 조금은 실망스럽기도 했다. 무라카미 류 다운 이유가 보이지 않았다고나 할까.
근래 보던 일본 소설 같은 느낌도 물씬 풍겨 조금은 무라카미 류의 느낌이 덜하다 라는 점도 실망스러운 이유 중에 하나.

그래도 책은 재미있었고, 마지막 장까지 쉴 새 없이 읽게 만드는 흡인력도 갖고 있었다.


난 무라카미 류의 당당함이 좋다.
모럴 따윈 날 때부터 없었다고! 라는 느낌의?

아래는 저자 소개

저자 | 무라카미 류
작품과 인생, 양면에서 아주 특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일본 대중문학의 선두 주자. '일본 근대문학에 사실상의 사망선고를 내린 작가'로 불리기도 한다.
그의 작품 세계는 '풍요의 시대'에 접어든 일본 사회에서 방향 감각을 상실한 젊은이들의 일탈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그룹섹스, 원조교제, 동성애, 폭력, 마약 등 그가 주로 다루는 소재들이다.

'근대화가 끝난 일본을 뒤덮고 있는 고독감'은 지금까지의 언어와 문맥으로는 표현이 불가능 하며, 근대화 이후 일본 젊은이들의 의식은 '어딘가에 갇혀 있는 듯한 폐쇄감과 사회와 자기 자신을 분리하고 싶은 절실한 충동이 교차하면서 허공을 맴돌고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1976년 소설 <한 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로 24살에 아쿠타가와상을 받자 국내 출판사 두세 곳에서 즉시 번역출간했으나, '미풍양속을 해치는 외설물'이라는 이유로 판매금지 당했던 역사가 있다.

고교 시절부터 교내 밴드를 결성해 드럼을 연주하고, 16밀리 단편영화를 만들고, 3학년 때는 데모를 주동하다가 무기정학을 받는 등, 보통 사람들과는 다르게 살았다. 도쿄 무사시노 미술대학에서 실크 스크린을 공부하다 1년 만에 중퇴했으며, 이후 대책 없는 히피 생활. 그러나 이 때의 체험을 바탕으로 쓴 <한 없이 투명한 블루>로 일본 최고 권위의 신인문학상인 아쿠다가와상을 수상함으로써 문단의 기린아로 떠올랐다.

NHK 라디오에서 디스크자키를 했는가 하면 일본판 플레이보이지에 기고하여 눈길을 끌거나 영화감독으로도 활약했다.1992년 「토파즈」로 베를린 영화제에 초청되고, 이탈리아 타올미나 영화제에서 2위로 입상했다. 그는 문학과 영화의 차이점으로 '작업장소'와 '협업여부'를 꼽을 만큼 장르의 넘나듦에 자유롭다.

음악에도 일가견이 있으며, 특히 쿠바 음악을 세계로 알리는 데 공헌하여 쿠바 정부로부터 문화공로훈장을 받기도 했다. '무라카미즈'라는 음반 레이블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소설 <사랑에 관한 짧은 기억>을 낼 때는 소설에 나오는 음악들을 모아 '소설 사운드 트랙' 음반을 냈으며 한국에서도 이 음반이 발매되었다.

US 오픈테니스와 각종 스포츠카 경주대회의 리포터나 TV 토크 쇼 사회자도 그가 담당하는 역할들에 포함된다. 한국 문화에도 관심이 많아 자주 방문해 문화를 익혀왔으며, 고추장으로 버무린 게장을 좋아해 서울 명동 뒷골목에 단골집이 있을 정도다.

본명은 무라카미 류노스케. [알라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