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22
소년이 온다 / 한강
꾹꾹 참았는데, 마지막 동호의 어머니 이야기에서 참았던 눈물이 흘러나왔다.
멈출 수가 없었고, 동시에 읽는 동안 치밀어 올랐던 화가 못견디게 힘들었다.
선물로 책을 받고, 아무 배경 지식 없이 읽기 시작한 게 삼일 전인데
자기 전에 조금씩 읽다가 도중에 멈추지 못할 것 같아서
겨우 겨우 화자 이야기 하나가 끝날 때마다 책을 덮고 잠을 청했다.
주말이 되어, 나머지 부분을 읽기 시작했는데
몇번 곱씹어야 할 것 같은 문장들 때문에
몇번을 딴청을 부렸다.
막연하게 분노했던 광주 5.18 민주 항쟁 근처에 조금이나마 다가간 느낌이었다.
그날 차마 총을 쏘지 못했던 그 사람들이 어떻게 싸워내고
살아남은 사람들이 어떻게 어떻게 삶을 지탱해왔는지를
읽으며 상상하며,
분노하고 슬퍼했다.
그 지독하고 무서운 시절을 어떻게 보냈을까
특별히 잔인했던 그들은 인간으로 어찌 그럴 수 있었을까
피하지도 않고 맞섰던 그들은 인간으로 어찌 견딜 수 있었을까
그 시간을 함께 보내며 가족을 잃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낼 수 있었을까
이날의 공포와 불합리, 잔인함과 폭력이
오늘의 대한민국에 여전히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는 게
사실이라는 것이
소름끼치도록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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