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냉장고 겸 음료수를 넣어두는 미니 냉장고가 있다.
작년에 구입하여 1년째 사용하고 있다.
그동안 냉동 부위(?)의 성에가 쌓이고 쌓여 지층을 이루더니
결국 냉장고 문을 밀어내는 사태에 이르게 되었다.
냉장고 문의 고무(?)라고 해야 할까 파킹된 부분이 있어
다행(?)히 힘을 주어 닫으면 문이 닫히긴 하지만
문을 한 번 밀어주는 스윙(swing) 동작에는
끝까지 도달하지 못하는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언젠가 냉장고 안의 물건들을 모두 꺼내고
이 성에(? 라기엔 너무 큰 얼음덩어리)들을
녹이거나 부수거나 해서 제거해야 겠다~ 라는 생각을
이미 몇개월 전부터 하고 있었지만
결국 실행에 옮긴 것은 지난 주말
미니 냉장고이니 그 안에 들어갈 수 있는 물건이 얼마나 되겠는가
꾸역꾸역 넣어놓은 물건들을 모조리 꺼내놓고
드라이버와 망치로 얼음을 부수어 제거하는 데 걸린 시간은 10분도 채 안 걸렸다
(-_-)
없애버리고 나니 이렇게 시원한 것을!!
(게다가 겨우 요것밖에 안 걸려!)
게으름뱅이는 불편함을 참고 사는 것이 진리!!
라는 생각 따위 날려버리게 만드는 종류의 감정이었다.
무튼 그렇게 다시 가벼워진 냉장고와 한 3~4일 지내고 나니...
두 번 눌러 닫았던 손에 익은 습관이
냉장고 문과 나 사이에 어색한 기류를 만들고 말았다.
살짝 문을 밀면 스르르 알아서 저 있을 곳에 착 달라붙는 냉장고 문이
그렇게도 어색하고 낯설고 이상해서
문을 닫을 때마다 한 번 더 쳐다보게 되는 것이다.
문을 닫기 전 '여기서 문이 걸리지, 한 번 더 밀어야지' 라고 생각하고(기대하고?) 있었는데
문이 밀자마자 바로 꽉 닫혀버리니
왠지 모를 배신감이 느껴진다고나 할까...
익숙했던 불편함의 습관이
불편함을 제거하자
기대감의 낯선 공백을 만들어 내는
특이한 경우가 되어버렸다.
뭐 이런 것도 시간이 조금 지나면 곧 다시 다른 익숙함으로 내 손에 익겠지만..
문득 이미 몸과 생각에 익숙해져버린 불편함의 습관을
편함이라는 이유로 바꿔버리게 된다면
그로 인해 발생하는 낯선 공백은 사람들에게 어떤 느낌을 줄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 역시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인가.
새로운 습관 형성으로 문제없을 것인가.. 하는..
(물론 그것은 그 불편함의 정도와 상황, 비용에 달린 것일 수도 있다. 내가 말한 불편함의 정도란 감수할 수 있을 정도의 불편함이니까)
+유사한 경험으로 바로 최근에 눌러 쓰는 클렌징 폼이 한 번에 눌리지 않아
한 손으로 흔들리지 않게 잡고, 나머지 한 손으로 꾹꾹 두 번 눌러야 겨우 사용할 수 있었는데
이것도 거의 다 써서 새 클렌징 폼으로 바꾸니까
한 번에 바로 나오는 상황에 초큼 낯설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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