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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장군 in Sweden / Germany

피엘라벤 클래식 2015 첫날 본문

Travel/피엘라벤 클래식 Fjällräven Klassikern 2015

피엘라벤 클래식 2015 첫날

양장군 2015. 8. 8. 21:08

피엘라벤 클래식 2015 첫날 19.5km 

캠프리판 - 니칼루옥타 - 케브네이카세 






아침!! 
자는 동안 더럽게 춥고 허리도 아프고 얼굴이 특히 추워서 침낭 속으로 얼굴을 넣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그래서 그래서 그래서 ㅠㅜ 엉엉 답답하게 자는 거 싫어하는 내가 답답하게 자다니 ㅋㅋㅋㅋㅋㅋㅋㅋ 암튼 자는 동안 계속 깨고 편하게 잘라고 뒤척인 것 같은데 새벽에 비온 소리도 못 들은 거 보면 잘 잔 것 같기도 하고 ㅋㅋㅋㅋ 5시 반이 되니 일찍 출발하는 사람들 소리 덕분에 더 잘 수가 없다. 뭐 그렇게 하룻밤이 그리 지났다. 



텐트 
텐트를 치려면 돈을 내고 등록을 해야하는데 그럼 저런 태그를 준다. 태그 없이는 아마 여기서 안 재워줄 것 같긴 한데 스웨덴 사람들이 워낙 믿는 지라 돌아다니면서 검사할 것 같지는 않다.  




샤워

샤워장이 있어서 모처럼(이라기엔 이틀만에?) ㅋㅋㅋ 따땃한 물로 샤워하고 나니까 몸이 개운하고 상쾌하다. 잠시 동안은 ㅋㅋ 그래도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고 짐 정리를 하니 출발 준비 왠지 다 된것 같은 기분







아침 식사 

텐트 치면서 같이 구입한 아침식사 쿠폰 들고 밥 먹으로 리셉션 건물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가격은 보통 런치보다 약간 비싸지만 뭐 그래도 빵이 갓 만들었는지 따뜻하고 쫄깃하고 맛있어서 좋았음 근데 배가 금세 차는게 문제 더 문제는 더 먹을 수 있는데 거 먹으면 체하기 십상아라는 거 ㅋㅋㅋㅋ  








캠프리판 출발 

짐 다 싸고 바리바리 메고 체크인 하러 이동 
스타팅 넘버를 알려주면 체크인을 해주고 스탬프 찍는 노트와 지도, 러기지에 달 수 있는 태그를 준다. 아비스코까지 이동시켜주는 러기지, 그러나 우린 달리 없으니까 체크인만 하는데 등록을 할 때 팀명을 지정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 팀 이름으로 코코몽을 넣었는데 나중에 스타팅 그룹 리스트를 보니 나 혼자만 코코몽 ㅋㅋㅋ 아저씨가 체크인하면서 오빠 넘버를 바로 안 알려주니까 팀명으로 찾을라고 kokomong 치는데 귀여움 ㅋㅋㅋ 근데 안 나옴 ㅋㅋ 
이틀 정도 먹을 식량을 골라잡고, 쓰레기 봉투와 지도를 챙겨들고 나와서 블로그 속에서 봤던 피엘라벤 컵을 살라했더니 솔드아웃 ㅠㅜ 그래서 걍 올해 피엘라벤 클래식 티셔츠만 구입 ㅋㅋㅋ 이럴 줄 알았음 티셔츠를 좀 덜 갖고 오는 건데 ㅠㅜ ㅋㅋㅋ  빵과 가스마저 보급받은 후에는 어제 마저 도와드리던 한국분 일 처리를 마치고 이제 가벼운 마음으로 버스를 탄다!!







텐트를 걷고 짐을 싸서 버스를 타고 스타팅 포인트인 니칼루옥타로 이동
- 한 시간쯤 소요되는데 키루나의 아기자기한 마을을 보는 것도 재미 

- 가는 동안 보이는 눈 덮인 산이 참 멋지다 하는 생각을 했는데, 그 산이 네가 갈 산이여 하는 생각은 못했다.  









니칼루옥타 도착
- 배낭 무게부터 재는데 분명 집에서는 내가 11kg가 안됐는데 왜 내가 지금 14kg인거니? 
- 오빠는 14kg가 안된? 








- 고맙게도 우리 투샷을 찍어주시는 분들이 있었다 by 짜왕 형님들 
- 여기에서부터 도장을 찍어야 하는데 이름과 출발 시간 그리고 내 번호를 적는다. 
- 자원봉사 할머니들이 한국 사람들이 많이 왔다고 친구친구 많이 왔다고 하시는데 아직 우리 친구 아니에요. 다 처음 본 사람들이에요(하지만 곧 은인이 되어주셨죠) 
- 13:00 출발 그룹이라 건조식을 점심으로 먹었다. 미리 사먹어 본 경험이 있어서 파스타는 절대 제외하고 밥이 들어간 음식들 위주로 집어 왔는데
- 절대로 이런 데서 나같은 사람은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음식에 대한 도전이다! 그런건 호텔 잡고 가는 여행에서나 할 일이지 이렇게 힘들고 지치고 피곤해 죽겠는데 이런 것도 경험이지 따위의 기분으로 아무거나 먹어보자 하고 골라오는 그런 도전은 하는게 아닌 거다. (듣고 있나, 신랑?!!!) 넣어둬 그런 거 집에서나 해!  
 
















드디어 출발! 

- 이때만 해도 신이 났지 
- 뭣도 모르고 기분이 좋았지 
- 형광 오렌지 표식 달고 가는 참가자들 따라가며 흥에 겨웠지 
- 카운트 다운 함께 하며 비디오 찍어대며 흥얼대며 정신줄 놓았지 
- 이런 저런 개울과 다리와 산길을 천천히 걸었다.  
 


6km 랍도날드 도착
- 선착장
- 6km를 거의 쉬지 않고 걸어왔다는 사실에 기특해서 잠시 쉬며 커피와 솜머스비를 사 마시고 휴식을 취했다. 
- 여기가 바로 그 유명한 블로거님이 쓰신 순록 패티 햄버거를 파는 곳인데 이것은 경험을 위해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해서 먹어야 하는 것이었다. 아니라면 이 구간에서 뭐라도 먹어야지(나같은 초보자는)!! 안그러면 앞으로 남은 약 14km를 힘들게 가야할테니.... ㅠㅜ 정말 멍청하게 모르는 게 너무 많았고 스스로를 과신한 것이 초반 몸을 혹사시킨 이유가 되었다. ㅋㅋㅋ  
 
다시 출발
- 30분 정도 휴식 후 다시 케브네이카세로 출발
- 날씨가 기가막히게 좋다. 중간중간 탁트인 곳도 좋고
- 데크 길도 이때는 좋았었지....
- 물론 스웨덴답게, 북쪽답게 엄청 변덕스러운 날씨 변화는 있었지만 비가 없었던 것은 정말 다행이고 행운이었다.


처음 하는 백패킹 
오랜만에 걷는 산길 
처음 신는 무거운 등산화
처음 드는 등산 지팡이(스틱) 
처음 짊어맨 (약) 15kg 배낭 
 
쉴새 없이 오늘 안에 첫 포인트인 케브네카이세에 도착해야 한다는 은근한 압박이 은연중에 있었는지, 아무것도 모르니까 무식해서 힘든 게 왜 힘든지도 모른채 무작정 걷고 또 걸었다. 잠시 쉴 때는 신발을 벗고 발을 식혀줘여 한다고 해서 첫날은 쉴 때마다 신발 벗고 양말 벗고 풋크림(물집방지용)을 열심히 발라줬는데, 정작 나는 발에는 문제가 없고 다른 데에 문제가 생겼었다. ㅠㅜ  
 
식수
- 진짜 이렇게 많은 양의 물을 마셔본 적이 있던가
- 이렇게 달고 깨끗하고 시원하게 물이 느껴진 적이 있던가 
- 집에서 먹는 수돗물보다 깨끗하게 느껴질 정도로 물이 맑고 깨끗해보였다. 
- 평소에 커피를 물 대신으로 마시는데 커피가 싫을 정도로 물이 필요했고, 그 귀중함을 몸소 깨달았다. 
- 그래도 집에 가면 다시 커피만 마실 것 같다. ㅋㅋㅋㅋ  
 
명상의 장소
- 일정 포인트 지점을 기준으로 앞 뒤로 혹은 한 곳에만 종종 이 메디타훈스플라쯔가(meditationsplats) 있다. 주로 큰 돌에 뭔가를 새겨놨는데, 뭔 소린지는 모르겠고 암튼 쉬어가면서 명상을 하라는 용도인 것 같기도 하고....
-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는 쥐피에스 시계도 없는 방향상실, 거리감각상실자라 중요한 표식이 되었다. 지도 상에서 ㅋㅋㅋ 
 
십분에 한 번 휴식
- 초반에 속도를 내다가 케브네이카세 산장에 도착할 때 쯤이 되니 체력이 말도 못하게 떨어진다. 
- 초콜렛 먹을 생각도 안 나고, 발에서는 불이나고, 표지판에서 3km는 5분만 걸으면 나올 것 같은 느낌인데 가도 가도 끝이 안 보이고.... 
- 조금 쉬다 걷다 보면 십분마다 헐떡 대서 도저히 갈 힘이 나지가 않는다. 
- 저 다리만 건너면 곧인데.... 
- 어찌나 힘이 없는지 사진을 찍고 싶은 기운도 기분도 나지 않는다. 앞으로 이틀은 더 이 모양 ㅋㅋㅋ 
 
드디어 케브네카이세 산장 도착!! 19:46
- 몸은 천근만근에 발은 너덜너덜 안그래도 추운데 산 속이라 어찌나 추운지!! 
- 가방을 아무데나 던져놓고 (무거워서 누가 가져가지도 못함) 체크포인트에서 도장을 찍고 커피와 음료를 파는 천막 안으로 기어들어가다시피 들어갔다
- 왠지 따뜻해 ㅠㅜ
- 중간에 쉬면서 널브러져 있을 때 몇킬로쯤 남았다고 알려준 벨기에서 온 아빠와 아들을 만나 서로 고생했다고 격려해주고 한참을 수다 떨다가
- 커피와 콜라를 사러갔더니 대회 봉사자 언니가 너무 멀쩡해보인다며 걸은 거 맞아? 그러고 옆에 있던 참가자도 ㅇㅇ 그러게 진짜 좋아보여 이따위 헛소리를 해댄다 ㅋㅋㅋㅋㅋ 이눔들이!!! 아놔 다리 후들후들거리는 거 안 보여? 나 신발 벗고 덜덜 거리고 있잖아. 그만하고 커피나 내놔! ㅠㅜ 겨우 웃어가며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자리로 돌아왔다
- 어느새 신랑 오빠는 벨기에 부자와 신나게 수다를 떨면서 텐트 치러 같이 가자는 권유까지 받고 앉았다. 힘들어서 한 발자국도 못움직일 것 같은 사람한테 5km를 더 가자니 ㅠㅜ 아이가 예뻐서 참았네 ㅋㅋㅋ 
- 결국 그들과 헤어져 산장과 머지 않은 곳 언덕에 텐트를 치는데 정말 춥고 바람불고 ㅠㅜ 아 얼릉 들어가 자고 싶다!!!
- 저녁이고 뭐고 세수고 뭐고 일단 추위를 피하는게 제일 먼저인데! 텐트는 왜 날라갈라고 그러니!! 또 텐트칠 곳은 왜 이렇게 부족하니! 우리 자리 누가 다 차지했니!! 이 근방은 진짜 텐트 치기 너무 안 좋아서 오는 길에 치는 사람, 도장받고 더 가는 사람 기타 등등이 있었다. 
- 텐트를 치고 있는데 누가 인사를 한다. 우리의 두둥!! 짜왕 형님들!! 스톡홀름에서 오는 기차에서 만나 우연히 스웨덴 산다는 이야기를 나누고 짐 문제 때문에 조금 도움을 드린게 인연이 돼서 인사를 하게 되었는데, 이제 막 도착해서 짐을 푸는 우리가 안돼 보였는지 짜왕!!을 끓여서 우리에게 가져다 주셨다!! ㅠㅜ 
- 여기서 짜왕이라 함은, 농심에서 나온 새로운 짜장 라면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유행인지 맛있다는 소문이 자자하댄다. 여기 오신 한국분들도 이번 기회에 먹어볼 요량으로 사오셨는데 불쌍해보이는 우리에게 나누어주시며 신문물, 잇아이템을 전파해주셨다는 훈훈하고 아름다운 이야기. 
- 아무튼 그래서 이 짜왕은 정말 왕이다! 산행 내내 어찌나 계속 입에서 머리에서 맴도는지 ㅠㅜ 사먹을거다. ㅠㅜ 정말 사랑이다. 짜파게티따위!!! 
- 텐트를 치고 나서 짜왕 한개를 노나먹고 겨우 잠자리에 누웠다. ㅠㅜ
- 누워있어서 그런가 기가 쪼옥 빠진 얼굴. 나 불쌍해. 오빠도 불쌍해. 
- 내가 한 선택이지만 왜 시작한 거니....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