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왕이 존재하는 스웨덴 왕가의 두번째 공주인 마들렌의 결혼식이 열렸다.
토요일 오후 날씨도 화창하고, 더울 지경으로 기온이 올라 집에만 있기에도 갑갑하고(숙제도 해야 할 일도 산더미임에도 불구하고 ㅋㅋ) 마들렌 공주의 결혼식이 시작되는 오후 4시 전, 슬슬 집을 나섰다.
이런 데에 전혀 관심없는 오빠지만 틀어놓은 티비에서 하루종일 결혼식 상황을 생중계해주는 모습에 흥미가 생겼는지 별 소리 없이 함께 나서줬다. ㅋ 얼마 살지 모르지만, 남의 나라 공주님 결혼식 볼 수 있는 게 쉬운 일은 아니잖나. 느낌은 우리나라 연예계 스타의 결혼식에 온갖 방송 매체들이 들썩거리는 느낌과 비슷하지만, 준비하는 스케일은 그래도 좀 다르니까.
어쨌든 공주님의 결혼식으로 일부 교통편이 통제되어 세르겔광장을 거쳐 감라스탄 방향으로 가다가 결혼식이 열리는 궁전 주변으로 내려갔다.
통제한 거리, 나부끼는 스웨덴 깃발, 아직은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
왕궁 언덕에서 내려다 본
이 때까지는 날씨도 더울 정도로 화창하고, 하늘도 예쁘다.
아저씨들이 이동식 바리케이드를 차에 싣고 다니면서 결혼식 후 퍼레이드 할 공주와 신랑(이제 곧 왕자)을 위한 길을 만들었다. 깃발 오른편으로 바리케이드 주변을 선점한(우리를 포함해 ㅋㅋ) 사람들의 뿌듯한(?) 그림자
슬슬 각종(?) 군인들이 왕궁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부츠가 특이한데, 육군이건 해군이건 모두 같은 하얀 부츠를 신고 있었다. 기능이나 모양새가 특이했다기보다 예쁘지 않고 둔해보이는 데 있어서 좀 특이했다는 이야기.
퍼레이드 준비를 위해 기마병들이 슬슬 왕궁으로 오고 있는데, 먹구름도 함께 오고 있다. ㅎㄷ;;
그래 이게 스웨덴 여름 날씨라고...? ㅋㅋ
공주와 왕자 부부가 타게 될 마차, 귀엽다.
결혼식이 시작된다고 생각한 오후 4시쯤에 당도하고, 오후 5시 반쯤이 되어서인가 초청받은 게스트들이 하나 둘씩 나오기 시작했다. 평소에 볼 수 없는 턱시도와 드레스 차림의 한 커플. 보무도 당당하게 걸어서 집으로 돌아가는 듯.. ㅋㅋ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가 즐겨 타는 파란색 2번 버스가 왕궁에서 나온다(3번이나 4번이나 1번일 수도 있으나 2번으로 추측하는 것은 2번 버스의 노선이 이 왕궁을 지나기 때문 ㅋㅋㅋ).
결혼식으로 인해 도로를 통제한 까달으로 2번 버스는 하루종일 취소가 되었는데, 동시에 이런 용도로 사용되고 있었나보다. 도대체 이 버스의 정체는 무엇일까 싶었는데, 오마이갓!! 세상에!!
버스 전광판에 로얄 웨딩이라고 써 있다. ㅎㄷ;; ㅋㅋㅋ 결혼식에 참석한 손님들을 배 타는 곳까지 이동시켜주는 교통수단으로 사용되고 있었던 것!! ㅎㄷ;; 너무 황당하고 재미나서 막 사진 찍고 있는데, 옆에 있는 사람들이 버스 안에 빅토리아 공주랑 그의 남편도 타고 있다고 소리 지른다. ㅋㅋㅋㅋ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공주님이 막 버스 타시고 ㅋㅋㅋ Riddarholmen까지 이동 ㅋㅋ
정말 소박하기 그지 없는 광경. ㅋㅋ 정치적인 힘이 없는 왕가이고, 사실 이런 결혼식 조차도 보여주기 위한 쇼의 성격이 더 크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쓸데없이 검은색 리무진, 세단 뭐 이런 차 안 쓰고 한꺼번에 왕족들을 실어 나르는 보통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은 합리적이면서도 소탈한 인상을 준다. 다시 봐도 웃김 ㅋㅋ
(문득 적다 생각해보니 혹시 이런 행사 전용 버스가 있는 건 아냐? 뭐 이런 생각이.. ㅋㅋㅋ)
그리고 드디어 막 결혼한 공주 커플이 온다.
우리의 위치선정은 참으로 훌륭했으나 신호등이 함정, 게닥 저 군인 옷 입은 사진사 아저씨가 자꾸 내 카메라 시야를 방해함 ㅋㅋ
공주님 행차
이미 날도 어둡고(먹구름 스물스물) 멀리서 잘 안 찍혀서 ㅋㅋ 흑백
아 정말 눈으로 볼 때는 너무 가까운데 말이지.. ㅋㅋ 줌도 내 마음대로 안되고, 이럴 때 간절한 카메라에 대한 욕구
정말 순식간에 지나가는 이 짧은 광경을 보겠다고 한참 기다린 것도 모자라, 퍼레이드가 한 바퀴 돌아올 다음 스팟이 멀지 않음을 깨닫고 득달같이 달려 다시 자리를 잡았다. ㅋ (뭔가 아쉬웠단 말이지 ㅎㅎ)
후다닥 뛰어서 국회 앞을 지나 올 공주 커플 기다림 ㅋㅋ
오오 온다 온다!
조기 조기, 왕자 공주가 앉아 있는 마차가 보인다.
오오, 이번에야 말로 제대로 찍었어!!
사지을 조금 확대하면 이 언니 오빠야(가 아니라 동생들이겠군...) 얼굴이 보임 ㅋㅋ
아 예쁘구나 공주는(티비 보니까 어릴 때는 안 예뻤는데).
하루종일 티비에서 공주의 결혼식에 관한 방송을 계속 내보내줘서 궁금하기도 하고, 남의 나라 공주님 결혼식을 언제 볼까 싶어서 꾸역꾸역 나오기는 했는데, 왠지 황홀경에 빠졌다. ㅋㅋㅋ 이런 맛에 생방에 직관을 하는 것인가 ㅋㅋ
어쨌든 정말 오랜 기다림 끝에 공주님 보고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런데, 이 아자씨들이 남아 있다는 것이 함정! ㅋㅋ 길을 이렇게 통제하고 있는 군인 아저씨들이 해산을 해야 길이 뚫리는 것이었다. ㅋ 나가는 방향을 잘못 잡은 우리는 한참 사람들 사이에 끼어 있다가, 이탈리아에서 온 여행객들의 티비 인터뷰도 듣고(여긴 항상 무슨 행사할 때 드레스에 대해서 물어본다. 그게 그렇게 중요한가? ㅋㅋ 아니 물론 소개할 수는 있는데 그게 어땠냐? 라고 인터뷰 때 질문은 보통 안하지 않나? ㅋㅋㅋ 전에 에스텔 공주 세례식 때도 패널들이 모여 앉아서 누구 드레스는 어땠느니, 누구 드레스는 어땠느니... ㅋㅋㅋ 이탈리아 언니들한테 드레스 물어보니까 자기네들 나라 디자이너 드레스라고 막 씐나하면서 ㅋㅋ 뭐였더라..), 앞서 가는 사람들 쫓아서 가다가 막혀서 그 좁아터진 인파 속에서 기어코 꿋꿋이 연애행각을 하면서 자꾸 팔로 쳐대던 커플도 만나고...
겨우 겨우 풀려나와서(사람들이 다들 박수침 ㅋㅋㅋ) 한참 음식 축제 열리던(Smak på Stockholm) 쿵싼(쿵스트래드고덴을 기니까 이렇게 줄여부르는 모양)에 들렀다.
ㅎㄷ; 공주님 결혼식 못지 않게 여기도 사람들이 엄청 모여있다.
그냥 가기 아쉬워서 맥주 한 잔씩,
더워서 그랬는지 배가 빈 지 오래 돼서였는지 마시자마자 띵~~ ㅋㅋㅋ
그래도 시원한 맥주야 반갑다잉!!
(맥주 마실 때는 다시 더워짐 ㅋㅋ 웃기는 날씨야 하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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