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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장군 in Sweden / Germany

피엘라벤 클래식 2015 넷째날 본문

Travel/피엘라벤 클래식 Fjällräven Klassikern 2015

피엘라벤 클래식 2015 넷째날

양장군 2015. 8. 11. 23:57

넷째 날 22.2km
알레스야우레(Alesjaure) - 키에룬(Kieron) - 산장 



알레스야우레의 풍경을 뒤로 하고 오늘은 부담이 좀 덜 되는 20km 일정을 시작했다. 체크포인트가 있는 키에룬까지는 18km 거리이지만, 그 주변에서 텐트를 칠 곳이 없어서 2km 더 가면 있는 산장까지 가기로 하였다. 그럼 내일 걷는 거리가 15km로 줄어드니까 마지막 날 부담도 확 줄어들고... ㅋㅋㅋ   





아침
아침에 일어나니 오늘 역시 따뜻한 햇살님이 잠을 깨워준 덕분에, 개운하게 일어났는데 왠지 오늘은 걸어다닐 수 있을 것 같다. ㅋㅋ 물도 떠올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물통을 들고 화장실 다녀오려고 가는데 아빠와 따님 팀의 따님을 길목에서 만났다. 서로의 안부를 챙겨 물으며 고생했다고 다시 한 번 격려하는데 어쩌다 이야기를 하다보니 먹는 이야기를 또 하게 되었다. 우리는 정말 건조식 취향이 아니라서 고생하고 있다고 하니까, 딸래미가 자기 팀에서 먹으려고 했던 건조 쌀과 시금치 된장국 블록 남는다며 필요하면 먹으라고.. ㅠ_ㅠ 당연 감사합니다. 하면서 우리의 치킨 커리 건조식과 교환!! 샌드위치 및 샐러드용 스팸도 먹어본 적 없는 우리가 안쓰러웠는지 또 남는 스팸까지 나눠주는 친절 ㅠ_ㅠ 살만하다. ㅋㅋ 





출발 08:30 좋은 길 - 산길 
천천히 출발하려고 했는데 또 아침이 되니 해가 쨍쨍, 사람들이 벌써 텐트를 걷고 사라져버리니 어느새 조급증이 생겼는지 생각보다 일찍 출발하게 되었다. 셋째날까지 초반 러쉬로 73.5km를 걷고 나니 이젠 걷는 요령도 생기고, 쉬어 가는 요령도 생긴 것 같다. 다행히도 처음 구간은 오른쪽에 호수를 끼고 걷는 아주 평탄한 길, 물론 진흙 진창길이 상당히 꽤 많이 함께 있기는 했지만, 돌길에 비하면 이건 아무것도 아니지
바로 호숫가인데다가 물이 정말 맑아서 입수 및 수영하시는 분들도 꽤 많다고 하는데, 평소에도 물놀이 안하는 나는 그닥 관심 없다. 그냥 이런 좋은 길을 걸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올레길이 따로 없네. 





시작이 좋은 길이라 일단 또 갈 수 있는 곳까지 가보기로 하고 열심히 걷다 보니 1시간 좀 넘어서 5km도 걷게 된다. 1시간에 3km가 목표였는데... ㅋㅋ 이렇게 걸을 수도 있구나.. 한참을 걷다가 10시 반쯤 잠시 쉬어 가기로 했다. 바람은 엄청 불지만, 시원하게 부는 바람이 걷는 동안 땀도 식혀주고 풍경이 너무 좋아서 오전은 정말 끝내주게 걷기 좋았다. 이제는 쥐피에스 시계가 없어도 표지판을 보면서 걷는 속도 계산도 나오고, 대략 1시간 걸었으니 몇킬로쯤 왔겠구나 하는 계산도 나오고... ㅋㅋ  





모기의 길
우리가 걷는 이 길은 쿵스레덴이라고 왕의 길이라고 한다. 이름만 왕의 길이지, 아무 상관없어 보인다. 나중에 만난 덴마크 친구 말로는 아비스코 국립공원쯤 오면 모기가 없어져서 왕의 길일 거란다. ㅋㅋㅋㅋ 어쨌거나 그만큼 모기가 걷는 내내 우리를 엄청 괴롭히는데 나뚜르꼼빠니엣에서 왜 모기망 모자를 파는 지, 스틱형 모기약을 파는 지를 이마저리게 다리저리게 깨달았다 ㅠㅜ 모자를 썼음에도 불구하고 쌔까맣게 그야말로 쌔까맣게 달라붙는 건 예사이며, 걷는 중에도 눈에 입에 코에 암튼 구멍이란 구멍엔 다 들어오려고 (이건 날파리랑 좀 섞였음) 해서 시야를 가리는 일이 보통, 잠시라도 쉴라치면 온 몸에 달려들어 가만히 앉아있고(물론 그 사이에 많이 물렸을건데 걷는 동안은 진짜 물린 줄 몰랐다. 마지막 날 숙소 와서 샤워하고나니 그다음부터 간지럽기 시작), 텐트를 칠 때도 밥을 먹을 때도 우리를 도통 가만히 놔주지 않으니 ㅠㅜ 한국에서 사다주신 그 모기향이 없었으면 그나마도 버티지 못했을 것 같다. 어찌나 많은지 잠시 쉴 때마다 파닥거림 춤은 기본이라 그런 우리가 불쌍해보였는지 모기약 스프레이와 모기약 스틱을 마구 빌려주시던 고마운 분이 없었으면 팔에 더 근육 생겼을 것 같다. 그 정도로 모기가 많았어서 결국 오빠가 명명하길, 이곳은 모기의 길이니라! 




점심식사 
오전에 10km 조금 넘게 걷고나서 바람을 피할 수 있는 언덕 밑에 자리를 잡고 점심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오늘 점심은 산행 전문가 언니가 준 무파마 반개와 아빠와 따님 팀이 주신 건조쌀과 야채, 그리고 시금치 된장국 블록을 한꺼번에 넣은 잡탕밥!! ㅋㅋㅋㅋ 이렇게 먹을 줄은 몰랐징?!! ㅋㅋㅋㅋㅋ 다 따로 먹으려고 했었는데, 다 어울릴 것 같은 조합이다!! ㅋㅋㅋ 진짜 이렇게 맛있게 먹을 수 있을까?!!! 나중에 집에서 해먹어도 이런 맛은 안 나올 것 같다. 진짜 제일 맛있고 제일 푸짐했던 점심식사! 밥을 다 먹을 무렵 산 언니가 우리 지점에 도착해서 같이 물 끓이고 밥 먹는데 포카리스웨트 분말이 하나 더 남았다며 마지막 남은 그 녀석을 나눠주었다. ㅠㅜ  




산 언니와 순록 
밥을 먹고 나서는 산 언니와 전날 오전처럼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길을 걷기 시작했다. 계속해서 평지와 시야가 확 트인 길을 걷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호랑이 기운이 솟아나서, 갈 수 있을 때 가자는 마음이 들어 마구 전진하였다. 아직도 눈 앞에 펼쳐졌던 길이 선하다. 가다보면 펜스가 길게 쳐진 곳을 만나는데 전날에는 봐도 뭔가 관심도 없었는데 이제 좀 여유가 생겼는지 지도와 맞춰보며 이게 순록의 바운더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지만 순록은 만나지도 못했네 계속 두리번거리면서 가고 있었는데 ㅠㅜ (전날 개울가 언덕에서 저 멀리 산 눈밭에 요지부동인 채로 서 있는 순록 8-9마리를 보긴 했지만... 너무 작고 움직이지도 않고... 관심도 없었...) 





피엘라벤 타이완(?)
산 언니와 잠시 헤어져서 먼저 마구마구 가고 있는데 돌연 눈 앞에 타이완 팀이 나타났다. 거의 첫날에서부터 종종 마주친 팀인데, 피엘라벤 옷과 장비로 도배한 것부터 타이완 국기를 가방에 붙이고 가이드일 것 같은 사람의 리드로 클래식을 참가하고 있는 팀이었다. 예전에 피엘라벤 코리아도 그렇게 참가했다고 들은 것 같은데 나중에 키에룬 체크포인트에서 만난 자원봉사자의 말로는 VIP라고, 뭐 매년 그런 프로모션 같은 행사를 하는데 한국도 했었고, 너네도 혹시 그 팀이냐고 묻는데 어감이 왠지 ㅋㅋㅋ 아마 산 언니의 짐작처럼 그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그런 프로모션을 하는게 아닌가 싶다. 아무튼 이 팀은 정해진 구간 (아마도 거리 혹은 포인트 혹은 시간?) 마다 쉬면서 뭔가 가이드로 보이는 사람이 블라블라 소개도 하고 이야기도 하는 모양이라, 셋째날쯤 돼니 그들이 쉬는 지점이 15km 지점일거다 이런 짐작 (물론 이 추측에는 gps 시계를 가진 산 언니가 결정적이었다) 이 가능하게 되었다 ㅋㅋㅋ 그래서 그들이 쉬고 있으면 아, 우리가 또 몇 km 걸어왔구나 하며 나름 거리 계산을 할 수 있어서 꽤 고마웠던 팀 ㅋㅋㅋㅋ 그러나 그것도 좀 지나서 우리가 확 앞질러버리는 바람에...  





산을 돌아가는 내리막 
지도를 보니 꽤 많이 걸었다. 이제 남은 건 저 눈 앞에 보이는 산을 돌아가는 길인데, 그 구간이 어떤 모습일지 모르겠으나 내가 제일 염려하고 있는 내리막 구간이다. 아직까지 걷는데 큰 무리가 없지만 너무 많이 걸으면 무릎이... 무릎이.... ㅠㅜ 그리고 그 예상은 맞았습니다. 바람이 엄청 불어오는 산길, 이미 그 전에도 평지에서 산들 사이에서 불어오는 엄청난 바람에 휘청인게 한 두번이 아닌데, 여기라고 잠잠해지지 않는다. 산이라고 하지만 나무가 뾰족하게 크게 자라난 곳이 아니라 바람을 온전히 맞아야 하는 곳...  예전 한라산 갔을 때가 생각이 났다. 왜 바람... 추워... 모기는 없지만... 내리막... 돌길... 최대한 푹신한 길을 찾으려고 애썼지만 결국 오른쪽 다리는 질질 끌다시피 하며.... 오빠는 계속 내년을 이야기했지만 설사 간다고 해도 이 무릎 문제를 어땋게 해결할 것인지 가장 큰 걱정이다. 스틱을 지지대 삼아, 목발 삼아 ㅋㅋㅋ 한 발 한 발짝을 조심스럽게 내딛으려니 엄청 느리고... 뭐 그걸 생각하고 부지런히 걸은 것도 있지만 그래도 영 성미에 안 맞는다. ㅠㅠ 그래도 이제 힘들었던 그 내리막 구간을 지나고 나니 곧 키에룬이다!! 저 다리 너머로 파란색 텐트가 보인다.  




그리고 키에룬 16:35
키에룬 체크 포인트에 다다라 다시 만나게 된 산 언니와 6그룹 총무 아저씨! 언제 이렇게 빨리 오셨는지, 날아오셨는지 ㅋㅋㅋㅋ 6그룹 멤버 중 한 분이 잠시 사이에 안 보여서 먼저 가신 줄 알고, 엄청 걸어오셨나보다. 근데 우리는 못 봤는데.... 우리를 앞질러 간 한국분들은 아직 못 봤다고 하니까 갸웃거리면서 결국 키에룬에서 기다리기로 하셨고, 우리는 제일 힘들었던 그 내리막을 천천히 잘 건너온 것을 격려하며 짐을 풀고 자리를 잡았다. 산 언니가 노나준 코인티슈(진짜 잇 아이템!!)를 물에 살짝 풀어 더러워질 대로 더러워진 손을 닦고 나의 사랑 매트를 깔고 신발을 벗어던졌다. 



팬케이크와 생크림, 링건베리  
다른 체크포인트와 마찬가지로 꽤 높은 곳에 위치한 이곳에서는 팬케이크에 생크림, 링건베리잼을 얹어 나눠준다. 커피나 차와 함께! 높아서 바람이 어찌나 부는지, 매트가 안 날라가게 잡고 있는 게 내 일이다!! ㅋㅋ 걷는 내내 환경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쓰레기도 짊어지고 와야하는 환경인지라 더욱이 이런 곳에서 일회용 컵이나 일회용 접시같은 것을 사용할리는 만무하다. 그런 까닭에 요 팬케이크 얻어먹을라면 작은 그릇과 컵이라도 있어야 한다 ㅋㅋㅋ 그래서 접이식 그릇은 나뚜르콤파니엣에서, 컵은 캠프리판에서 29크로나 주고 샀다. ㅋㅋㅋ 원래 사려던 클래식 컵은 없어서 ㅠㅜ 무튼! 오빠가 한 곳에 담아온 2인분 같은 1인분을 먹고 나니 완전 맛있어서(그러고보니 진짜 평소엔 거들떠도 안보는 건데) 더 먹고 싶은데 일어날 기운도 없고 오빠는 먹다가 먼지바람에 흙들이 달라붙으니까 생크림이 달다며 안 먹는 거다. 그래서 내가 다 먹다보니 금세 배가 불러졌는데 지금도 생각하면 내 몫의 그 팬케잌이 아쉽다 ㅠㅜ 그노무 팬케잌 평소엔 먹지도 않는 건데...  



목요일은 팬케이크 데이
우리가 키에룬을 지나던 날은 화요일, 스웨덴에서는 목요일에 팬케이크를 먹는다. 보통 런치 부페를 가면 목요일에 팬케이크와 생크림, 잼을 제공하는 곳이 많다. 심지어 차이니즈 부페에서도 노나주는데, 오늘은 화요일에 나눠주길래 키에룬이 짱짱맨이야! 라며 말거는 자원봉사자에게 오늘은 목요일이 아니잖아!! 하고 시비를 거니까 목요일에 또 오라고! 미취었니?!!! 됐다 이놈아! ㅋㅋㅋ 




산장, 믹스 사우나 18:38
오늘 걷기로 했던 18km는 키에룬 체크 포인트를 지나며 달성했고, 지나면서 보니 마땅히 텐트를 칠만한 곳이 없어서 오빠가 정한대로 약 3km를 더 걸어가면 있는 아비스코야우레 산장에서 하룻밤을 자기로 했다. 여전히 산 언니와 함께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천천히 걸어가는데약간 오후가 되니 또 앞서 가던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다. ㅠ_ㅠ 한 번 길을 잘못 들었던 기억 때문에 아주 몹시 조심스럽게 가는데, 다행히 약간 앞에서 헤매고 있던 덴마크 녀석도 같은 길로 가는 것으로 보여서 계속 가는 걸로... 가다가 보니 쿵스레덴과 아비스코야우레로 길이 나누어지는 갈림길이 나오는데, 알고보니 내일 걷기로 한 마지막 구간 길목에 산장이 위치한 것이 아니라 약간 안쪽으로 들어가 있는 지점에 위치해 있어서 들어갔다 나와야 하는 곳으로 들어가야 했다. 뭐 그래도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몰라서 일단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인 산장을 향해 계속 걸어갔다. 또 다시 (알고보니 그럴 필요 없었던) 오르막길 내리막길을 걸어내고 나니 드디어 산장이 보인다. 여태껏 지나왔던 산장과 달리 이 곳은 숲속 가운데, 평평한 땅 위에! 그야말로 캠핑장스러운 산장이다. 사람들도 북적북적이고 있고, 숙박할 수 있는 캐빈도 여러 채 보이고 ㅠ_ㅠ 제일 먼저 한 일은 맥주 사기!!! 오빠는 먼저 텐트 치기 위해 비용을 물어보러 매점에 갔는데, 산장 관리인 같아 보이는 아저씨가 오더니 손짓을 해대며 텐트치는 비용은 이미 등록 비용에포함되어 있으니 저 숲속 안쪽으로 들어가 텐트를 치라고 한다. 무브무브!! 하라고! 알겠다고 하고 오빠를 찾으러 가니 매점에는 가방 들고 오지 말라고 내쫓고.. ㅠ_ㅠ 그 와중에 맥주를 사온 오빠와 함께 텐트를 치기 위해 지친 발걸음을 옮기는 데 바로 옆 캐빈은 사우나를 하는 장소! 그것도 혼성 사우나! 홀딱 벗은 아저씨랑 언니가 나무 집안으로 들락날락 하면서 물을 끼얹는다. 맞은 편 캐빈 앞에 왜 이렇게 아저씨들이 늘어서 앉아 있나 했더니... 이걸 볼라고 그러는 건가... 아무튼 씻는 모습을 보니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는데.. ㅠ_ㅠ 아직은 내가 홀딱 벗을 용기가 없다.. ㅠ_ㅠ 아쉽지만 이왕 안 씻은 거 일관성 있게 끝까지 안 씻는 걸로!!! ㅋㅋㅋ  
 
숲속 텐트 그리고 비 
전날처럼 늦은 것은 아니지만 저녁 시간이 다 되어서인지 이미 많은 사람들이 도착해서 자리를 잡은 것 같았다. 이곳 산장도 근처에 물이 없어서 다른 곳으로부터 호스를 연결하여 물을 공급하고 있는 지라 가능하면 텐트도 물탱크와 가까운 곳에 치고 싶었다. 그러나 이미 나름 평평하고, 나름 푹신하고, 나름 가까운 곳은 만석... 함께 온 산 언니와 멀지 않은 곳에 텐트를 치고 싶었어서 자리를 찾다보니 결국 안으로 안으로 안으로... 그렇게 깊은 숲속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겨우 그렇게 텐트를 치고 나서 짐을 조금 정리하고 나니 갑자기 한방울씩 빗방울이 떨어진다. 너무나도 고생한 서로를 격려하며 오늘은 반드시 맥주를 마시자고 결심했는데!!비가 오다니... 어느 정도 비가 그치면 마시려고 했는데 너무나도 스웨덴스럽게, 후두둑 쏟아지다 잠시 그치고 또다시 쏟아지다 그치고를 반복... 결국 산 언니가 준 짜왕을 먹고 매점에서 맥주와 함께 산 콜라를 마시고 잠시 누우니 다시 일어날 수가 없었다. ㅋㅋㅋ 어찌나 잠이 훅 오는지.. 맨날 집에서도 그랬으면 좋겠네... 어쨌든 무사히 잘 도착해서 비오기 전에 텐트도 치고 저녁도 먹고 맥주도 마실 수 있어서 정말 다시 생각해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비가 쏟아지는데 조금 늦게 도착해서 텐트를 치던 사람들 소리나.. ㅠ_ㅠ 물 뜨러 가는 사람들에 비하면 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텐트 안에서 빗소리를 듣는다는 것은) 숲속이라 그런지 다른 곳처럼 그리 춥지도 않았고 (비가 왔지만서도) 약간은 경사진 곳이었지만, 무성한 풀 덕분에 나름 푹신하게 잘 수 있었으니 마지막 밤을 보내는 곳으로는 아주 훌륭할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