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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장군 in Sweden / Germ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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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ryday Sweden/살아남기 Survival in Sweden

스웨덴에서 두번째 집 구매하기

양장군 2016. 4. 30. 02:50

스웨덴에서 두번째 집 구매하기

두번 째 집을 계약했다. 

한국에서는 집을 산 경험은 커녕 생각조차 하지 않았는데, 남의 나라 살면서 네, 다섯번의 이사는 물론 집 구매도 이번으로 두 번째이다. 


- 이사 가기로 결정을 했다. 정확히 왜? 라기 보다는 새로운 집으로 이사가고 싶은 마음과 환경이 되었다는 게 맞는 것 같다. 

- 집을 한 번 사봤다는 자신감도 생긴 것 같다.

- 집이 있다는 안정감도 한 몫 한 것 같다. 

- 방이 더 필요하다. 짐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특히 레고가 늘고 있다. 

- 방이 더 필요하다. 한국에서 가족들이 온다면 편하게 쉴 수 있게 하고 싶다


집을 사겠다고 결정한 이후로는 다시 아파트 물색에 들어섰다. 

다른 것은 볼 필요도 없이 그냥 헴넷, 우리 동네 그 중에서도 우리 아파트 거리 (살다보면 그 동네에 정도 붙고, 교통편 이용하는 것도, 좋은 점을 찾아내는 것도 어렵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가진 조건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곳은 현재 우리가 사는 곳이다)를 검색 키워드로 새로운 집이 나오는 지 매일매일 들여다 보았다. 그러다가 집이 괜찮다 싶으면 보통 매주 일요일, 그리고 다음날인 월요일에 여는 비스닝(visning = showing)에 갔다. 하지만 가끔식 사진이나 이러저런 조건들이 괜찮아 보이면 부동산 에이전시 담당자에게 메일을 보내거나 문자, 전화를 해서 정해진 날짜 전에 먼저 집을 볼 수 있는지 문의한다. 가끔씩 비스닝 전에 집이 사라지는 경우는 이런 식으로 집을 구매하는 사람과 집을 파는 사람이 이런 과정을 거쳐 금액이 맞으면 바로 계약서에 싸인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말 좋아보이는 집은, 혹은 마음에 드는 집은 빨리 연락을 해야 한다. 비스닝 날짜까지 기다리다가 비스닝 며칠 전에 사라지는 집도 허다하므로 허탈해지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이번에 우리가 가장 큰 조건으로 염두에 둔 것은 집 주변으로 다른 집들이 없어서 창문 블라인드를 언제든 열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것과 침실 방 2-3개 이상, 화장실 2개 이상이면 좋겠다 였다. 두명이 살기에는 큰 집이 되겠지만, 그렇다고 현재 사는 집보다 방 하나 더 많은 집으로 이사간다고 생각하면 몇년 지나지 않아 또 더 큰 집으로 이사가고 싶어질 것 같아서 애초에 방이 좀더 넉넉한 집으로 이사가고 싶었다. 


그러다가 여러 집을 구경하게 되었는데, 그 중 맨 꼭대기층에 나온 집은 발코니가 무려 3개, 그러나 침대 방은 2개, 맨 꼭대기층이라 전망도 좋고, 아무도 못 보는 그런 환경은 되지만 집구조나 천장이 경사 진 지붕 형태로 되어 있어서 오히려 공간을 깎아 먹는 부분이 있었다. 게다가 화장실 창문은 어찌된 영문인지 나무가 썩었는지 어쨌는지 파손이 되어 있고... 오빠는 너무나도 마음에 들어했지만, 결론적으로 비딩을 쫓아갈 수가 없어서(쫓아갈 수 없다기 보다 터무니없이 올라가서) 포기. 그리고나서 같은 주에 나와서 내 기대를 한껏 받고 있는 집에 프리 비스닝을 갈 수 있게 되었다. 


집을 팔 때 모든 프로세스들은 주로 부동산 업체에서 맡아서 전체를 진행을 한다. 집을 팔겠다고 결정을 하고 마음에 드는 부동산 업체와 계약을 하면, 집 사진을 찍고 웹사이트에 올리고, 비스닝 날짜를 잡아서 당일에 집 소개를 하고, 관심있어 하는 사람들에게 연락을 해서 비딩을 주도한다. 그리고나서 조건이 맞아 계약이 성사되면 그 이후에 모든 서류 처리와 은행과의 업무 협조도 알아서 진행한다. 그러므로 집 계약 이후에는 모든 것이 일사천리.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없다. 보통 한 명의 에이전트가 여러 집 판매를 동시에 진행을 하는데, 그런 까닭에 부동산 업체가 관할하는 구역 중 어떤 동네는 에이전트 1이 어떤 동네는 에이전트 2가, 이런 식으로 일을 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 말인즉슨, 우리 동네를 담당하는 부동산 에이전트들도 거의 그 사람이 그 사람이라는 것, 예를 들어 에릭 올손에서 우리 동네를 담당하는 사람은 스벤손(아무 이름이나 갖다 씀, 편의를 위해), 매클랄르후셋에서 우리 동네를 담당하는 사람은 필립, 이런 식인 것이다. 우리는 보통 에릭 올손에서 진행하는 비스닝을 많이 돌아다녔는데 덕분에 스벤손과는 안녕? 또 만났네? 잘 지내니? 뭐 이런식으로 인사할 만큼 얼굴을 익혔다. 


집을 사고, 팔고 하는 과정을 경험하다 보니 이렇게 동네 비스닝을 다니는 것이 나름 팁이라면 팁이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나중에 집을 팔고 싶어질 때 어떤 부동산을 선택해야 할 지 고민이 될 때 다른 집들을 핸들링하는 에이전트들을 보고 누가 어떤 태도로 하는 지를 볼 수 있으므로 나름 선택할 수 있는 기준이 될 수 있다. 또, 반대로 집을 사는 경우에도 우리의 상황을 조금이라도 더 알고 있고 친밀감이 조금 쌓이면, 그래서인지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쨌든 이 스벤손이라는 사람으로부터 프리 비스닝을 제안받을 수 있었다. 스벤손은 여러 사람들에게 연락을 받았지만 우리에게만 연락을 했다 라며 (이게 약을 파는 건지 어쩐건지 모르겠다) 우리에게만 보여준다고 이야기 했다. 


뭐 이게 집 주인에게도 좋은 건, 당일이 되면 집 정리 다시 싹 해놓고 가족들 다 끌고 우르르 나가야 하기 때문에 귀찮다 진짜. 게다가 에릭올손의 경우 보통 비스닝을 4시간이나 하니까 4시간 동안 어딜 가 있을까. 


무튼 이 프리 비스닝은 관심있는 여러 그룹을 모아서 보여줄 때도 있고, 우리와 같이 단독에게만 보여주는 경우도 있다. 좋은 점은 먼저 볼 수 있기 때문에 당연히 먼저 결정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또한 비스닝 당일에 사람이 몇 명이 올지 모르지만 많이 와서 비딩에 참여하는 사람이 많다면 집의 판매 가격이 예상보다 더 올라갈 수 있는 것을 피할 수 있다. 물론 이것은 동시에 단점도 된다. 몇 명이 올지 모르기 때문에, 비딩에 참여하는 사람이 적으면 집 주인과 우리가 예상하는 가격보다 덜 올라갈 수도 있다. 즉, 프리 비스닝에서 결정하고 집을 사면 더 비싸게 사는 경우가 될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결국 집 주인이 금액에 만족하지 않으면 비딩을 취소하고 다시 한 번 비스닝을 열 수 있기 때문에 집이 일단 마음에 들면 빨리 결정하는 게 최선이다.  


가격 협상을 에이전트를 통해 나름 시도해보기는 했지만, 시세와 여러 조건을 따져 본 후 결국 집주인이 원하는 대로 금액에 맞춰 계약을 진행기로 했다. 금요일이었고, 오후 늦은 시간이었어서 계약을 토요일에 할까 싶었는데, 집주인도 우리도 당일에 하기를 원해서 같은 날 저녁 부동산에서 바로 만나기로 하고  아이디 카드만 준비해서 집을 나섰다. 


보통 계약은 부동산에서 이뤄지는데, 필요한 것은 아이디 카드. 


집 주인은 아이 두명이 있는 커플로 스퐁아(Spånga)에 빌라를 사서 간다고 한다. 요새 스퐁아가 뜨는 동네인가? 아는 애도, 팀 매니저도 스퐁아로 이사간다고 하던데... 무튼 이 가족들도 그 동네로 이사 가기 전에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거리에 살다가 지금 파는 집으로 이사와서 5년 정도 살다가 이사가는 것이라며 너네도 다음엔 스퐁아로 이사오는 거니? 한다. 한치 앞도 모르는데, 모르겠다 5년 후는 어떨지..  


곧 계약서와 관련 서류들에 기본적인 내용을 확인하고 사인을 한다. 계약서는 물론이고, 비스닝을 위해 준비한 카탈로그 한 장 한 장에도 서명을 해야 한다. 다 확인을 했고, 이상이 없다는 의미로. 


계약금은 10%를 일주일 이내에 입금해야 하는데, 은행 담당자를 알려주면 둘이 알아서 진행을 하므로 1 크로나 하나도 우리가 처리할 필요가 없다. 집 주인과 마지막으로 이사 날짜를 조정하고, 이사 날짜에 나머지 금액을 처리해야 하므로 은행과 론과 관련한 논의가 새로 필요해졌다. 


이제 우리 집을 팔 차례다. 



브로셔에 사인 중 


에릭 올손 (부동산 에이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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