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ryday Sweden

처음 만난 친구 Artak & Meline

양장군 2011. 11. 6. 04:15
스웨덴에 도착한 후 처음으로 오빠의 실험실 친구에게 초대를 받았다.
Artak이라는 아르메니아 친구는 나이는 26살 정도라고 하는데, 실제로는 형같은 느낌에 그의 아내인 Meline 역시 그 정도 나이 되겠지만 역시 언니 같은 느낌.. ㅋㅋ 겉모습이 그렇다기 보다 열린 사고나 포용력을 가진 여유로운 분위기가 그렇게 느껴졌다. 사실 여기 나오게 되니 나이라는 게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지만..

아탁은 오빠가 처음 실험실에 도착했을 때부터 이것 저것 많이 말도 걸어주고, 점심도 권하고, 챙겨주면서 오빠가 분위기에 익숙해질 수 있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오빠의 말로). 그래서 항상 고마워하고 있는데 실험실에 나간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집에 초대를 해 주었다. 여러 나라의 문화에 관심이 많은 것이 이유인 것도 같지만 스웨덴에 생면부지인 처지에 이런 소소한 초대 역시 어찌 고맙지 않을 수가 있을까.

주중에는 거의 집에만 있었기 때문에 오빠에게 초대 이야기를 듣고 사실 조금 설레기도 했다. 우리와는 다른 문화를 처음 접해보는 것이기 때문에... 그래서 무엇을 준비해서 가져가면 좋을까 고민을 하다가 한국에서 가져온 소주 2병과 신라면 2개, 분당 이모가 주신 가방을 선물하기로 했다. 그리고 간단하게 준비할 수 있는 김밥을 싸기로 했다.

아침부터 부지런을 떨어서 김밥을 싸고 집을 나섰다.
스웨덴에 처음 도착하고 며칠은 해도 쨍하니 날도 맑고 좋았는데, 최근에는 날이 계속 흐리다.
아탁네 집으로 찾아가는 길도 약간 흐리고 약간 춥고... 

그래도 오랜만에 나가 노니 신난다 >ㅅ<


아탁네 집은 학교 안에 있었다.
(부럽고나!!) 
그래서 항상 점심 때 집에 가서 멜리네와 함께 점심을 먹고 온단다. 이거 이거 정말 좋구만! ㅋㅋ 



집에 도착하자 아탁과 멜리네는 반갑게 맞이해준다.
아탁은 정말 외국 문화에 관심이 많은지 오빠에게 내 이름을 물어보고 몇 번이고 외워서 내 이름을 부르며 인사해주었다. 착한 녀석.. ㅋ 

잠시 기다리라면서 오렌지 주스와 직접 구웠다는 치즈 패스츄리 빵과 초콜렛 등등을 주섬주섬 꺼내준다. 
멜리네는 임신한 몸으로 부지런히 준비를 하고 있고, 아탁은 함께 앉아서 우리를 접대한다. ㅋㅋ 


우리도 준비한 김밥과 이모가 주신 파우치, 소주를 선물하자 멜리네는 너무 너무 고마워했다.
(이모 덕분에 생색 좀... ㅋㅋ)

이윽고 맛있는 냄새가 진동을 하고, 식탁으로 자리를 옮겼다.
아르메니안 음식을 언제 먹어볼까 싶어 사진을 찍겠다고 양해를 구하자 아탁도 어디선가 카메라를 갖고 와서는 식탁에 둘러 앉은 우리를 찍는다. ㅋㅋ 가끔 외국인 친구들과 사진 찍은 한국 사람들이 떠오르는 사진이 될 것 같은 생각이 스물스물... ㅋㅋ




(요게 톨마)





멜리네가 준비한 음식은 아르메니안 전통 음식인 톨마 라는 것과 햄과 감자를 꼬치에 끼워 구운 것, 다양한 샐러드 등이 있었다. 톨마는 포도잎에 쌀과 양념한 고기를 넣고 쪄낸 것 같은데 생각보다 입에 맞지만, 많이 먹으면 짜다.. 짜서 더 못 먹겠는데... 아탁은 막 더 먹으라고 많이 많이 접시에 옮겨두라고 거듭 권한다. 어쩔 수 없이 (양도 좀 줄었는데 ㅠ_ㅠ) 몇 개 더 옮겨놨는데 덕분에 배가 빵빵... ㅋㅋ 
생각보다 음식들이 맛나고 입에 잘 맞아서 지금 와서 다시 되새기는 데 한 번 더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요리 솜씨가 좋은 것인가.. ㅋㅋ 

김밥도 식탁 한 켠에 꺼내서 먹는데 아탁은 맛있다며, 이런 스시는 처음 먹어본다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스시가 아니라 '김밥'이라고 알려주니 '김파'라고 발음한다. 음.. 역시 외국인에게 받침 발음은 좀 어렵겠지... 어쨌든 페이스북에 이런 맛있는 김밥은 처음 먹어본다고 댓글을 남겨주었는데.. 생각해보니 김밥이 처음일테니... (스시가 아닌 김밥이다! ㅋㅋ)

맛있게 식사하고, 내놓은 디저트까지 다 먹어치우니.. 정말 배가 남산만해지고.. ㅎㄷ;; 

아 정말 맛있는 디저트를 먹었는데 멜리네 말로는 스웨덴식 디저트라고 한다.
진한 초코렛 케이크에 요거트같은 아이스크림을 얹어서 먹는데 아 그 찐하고 달달한 맛이 어찌나 맛있는 지... 그렇지만 너무 많이 먹으면 달아서 힘들다.. ㅠ_ㅠ 


한참 이것저것 먹어치우고서는 수다 삼매경
각자 자기 나라 전통 음악 들려주고, 춤도 보여주고..
사물놀이와 삼고무, 부채춤을 본 아탁과 멜리네는 연신 '뷰티풀'이라고 하였다.  

내게 친구라고 말하기엔 아직 거리가 조금 있지만, 무튼 좋은 사람들을 알게 되었다.
좋은 관계를 계속 유지할 수 있으면 좋겠다.  

다 쓰고보니 생각없이 일기 쓴 느낌..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