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ryday Sweden

허리가 아픈 지

양장군 2014. 6. 18. 19:49

허리가 아프기 시작한 지 벌써 5일째

지난 주 토요일 오후, 오전엔 아무렇지 않았는데... 

(아니 사실 아무렇지 않았던 게 아니라 

아침에 일어나서 스트레칭 할 때 허리를 굽혔을 때 엄청 아프긴 했다.

그래도 멀쩡히 걸어다녔는데)


오후가 되어서 어느 순간 갑자기 

너무너무 너무 너무 너무 너무 너무 너무 너무 너무 너무 아팠다.

얼굴에서 피가 싹 다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면서 

얼굴, 손, 발이 다 차가워지고 숨을 쉴 수가 없는 것이다.

(이런 건 운동 한참 할 때 밥 제대로 안 먹고 할 때 그랬었던 경험이 있는데, 

그것과는 조금 차이가 있지만 암튼 그런 건데...)

도저히 걸을 수도 없고, 화장실도 갈 수가 없고.... ㅋㅋ 

화장실 잘못 갔다가 기어서 침실로 돌아오고...

정말 총체적 난국..


아 사람은 정말 이렇게 멍청해서 이런 순간이 오니까 

그제서야 별별 생각이 들면서 지나간 나의 안일했던 생활이 떠올랐다.

몸에 안 좋은 것만 먹고, 몸에 좋은 건 먹지도 않는다고 그걸 자랑이랍시고 떠들고 다니고 

불규칙적인 식생활과 그보다 더 심한 자세 불량, 잔소리를 듣고도 고치지 않는 심보.. 


아 정말 주마등같이 지나갔다. ㅋㅋㅋ 

이대로 주저앉아서 일어나지도 못하면 어떡하지, 병원에도 못가면 어떡하지... 

당장 학교는 어떡하지? 아니 그보다 가까이 담달에 놀러갈 건 어떡하지..?

정말 별별 생각이 다...


이상한 건 정말 어떤 계기도 없이 아니 뭣때문인지도 모르게 너무너무 아프다는 것이다.

신랑처럼 짐을 들다가 삐끗했다던가, 어떤 자세 때문에 그랬다던가 그런 것도 없이... 


요 며칠 아니 사실 허리가 아팠던 것은 지금 살고 있는 집 침대에서 자면서 부터였던 것 같다.

침대에서 자고 일어나면 오래 자지 않아도 허리가 너무너무 아픈 것이다.

그래서 계속 허리가 아프다 라는 게 있었던 것 같기는 한데, 이렇게 심각해질 줄 알았나... 


뭐 그나마 최근의 원인을 찾아보자면 

그간 계속 척추 오른쪽 한 부근이 계속 시리기도 하고 찌릿하기도 하고 

그래서 종종 주물러줘야 좀 그 순간만 나아지는 아픔이 있어왔다. 

그런데다가 얼마전에 좋다고 했던 볼더링이 허리에 큰 무리를 준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운동을 좀 해야 할 것 같아서 매일은 아니지만 나름 스트레칭도 계속 해왔는데...

아침에 했던 그 스트레칭이 무리가 된 것인지... 

도대체 뭐가 문제인 지를 모르겠다.


근육이 놀란 것 같으면 이제 좀 잘 쉬다가 다 나으면 허리 운동 찾아서 열심히 해서 나으려고 할텐데...

왠지 이 시린 느낌은 나아질 것 같지 않아서...

무슨 운동도 못할 것 같고, 뭔가 잘못 했다가 또 다시 아플 것 같아서 두려움이 크다. 




그래서 결국 병중(?)이라 그나마 많지 않은 약속도 취소하고, 

절대 안정! 침대 사수!를 지키고 있는데 

그 덕분에 신랑의 병수발을 다 받고 있다. ㅋㅋ 


뭐 그동안 종종 찾아오는 급체와 두통일 때도 잘 챙겨주긴 했지만, 

움직일 수가 없으니 밥도 못하고 청소도 못하고 빨래도 못하고 

아무것도 못하게 되니 웬만한 일을 오빠가 다 해야 해서 본격 병수발을 받게 된 것이다. 

심지어는 화장실에 업혀서... ㅋㅋ ㅠ_ㅠ 웃는게 웃는게 아니야.. 


그래서 먹게 된 체리 ㅋ 



무튼 토요일부터 씻지도 못하고, 거의 침대와 화장실만 왔다갔다 한 상황이었는데 

옆집에서 빌려주신 전기 찜질팩 덕분에 허리도 많이 좋아지고, 

다른 분에게 허리 아플 때 괜찮은 진통제(VoltarenT)를 소개 받아서 복용한 이후로는 

그래도 걸어다닐 수 있게 되고, 앉아 있을 수 있게도 되었다. 

(첫날은 맨소래담만 주구장창 발랐다. 따뜻해지니 좋더라 ㅋㅋ)


요고이 볼타렌(VoltarenT) 

학교 가서 또 스웨덴 애들에게 물어보니 젤 타입과 필 타입이 있는데

필 타입이 더 낫다고 들었다고 이걸로 사 왔단다.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살 수 있는 약으로 하루에 최대 3개씩만 복용하는 게 좋고

(성인 기준 4~6시간이 지나서 한 알씩)

최대 5일까지 먹어보고 낫지 않으면 병원에 가는게 좋을 거라고 약 뒷면과 약사의 설명

근육통이나 관절염, 두통, 치통, 요통, 생리통 그리고 감기로 인한 열에도 먹으면 좋단다. 



급작스런 자세 변경이 또 어떤 충격을 줄 지 몰라서 상당히 조심하는 게 좀 힘들고, 

앉아 있을 때 계속 시큰거리는 그 부분이 마땅치는 않지만, 

화장실을 다닐 수 있는 정도가 되었다.


정말 이런 게 이렇게 감사한 일일 줄이야... ㅠ_ㅠ 


덕분에 샤워도 하고 집에 다 떨어진 식료품을 사러 장도 보러 간만의 외출을 하게 되었다.

(그나마 여름답지 않게 날씨가 춥고 흐린게 나름 마음의 위안이 된다. ㅋㅋ 놀부 심보) 



슈퍼마켓에 갔는데 결혼식 때 부케로 썼던 꽃이 있었다.

친구 덕분에 작약 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거 한 다발 갖고 싶었는데... 절대 안 사줄 거 아니까 사진찍어 왔다. ㅋㅋㅋ 

아 정말 예쁘다.. 작약꽃... 아 지금이라도 가서 사오고 싶네.... 



그리고 옆에 있는 다른 꽃다발들... 

여긴 잘 모르겠지만, 기분탓인지 모르겠지만 꽃 값이 비싸지 않은 것 같다. 

다른 것들에 비해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어느덧 무성해진 꽃나무 

과연 움직일 수 있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던 지라 보이는 세상이 예전같지가 않다. ㅋㅋ 

아 진짜, 허리는 어떻게 튼튼하게 할 수 있는 것일까!! 



아 나가놀고 싶다..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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