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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장군 in Sweden / Germany

베너그렌 열쇠 반납, 가구 조립 본문

Everyday Sweden/살아남기 Survival in Sweden

베너그렌 열쇠 반납, 가구 조립

양장군 2014. 12. 18. 03:18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전에 살던 베너그렌 아파트 최종 정리하고 청소하고 키 반납하고, 보증금을 돌려받아야 하니까. 전날 이케아에서 주문한 가구들이 오후에 도착한다고 했어서 점심을 후딱 사먹고, 돌아올 요량으로 10시쯤? 도착하게 나간 듯 하다. 청소기를 한 번 더 돌리고, 인벤토리(주방 가구, 청소기 등등) 확인은 지난 주에 이미 했으니, 쓰레기와 재활용품들을 모두 들고 약 2년 동안 살던 정들었던 우리 집을 나섰다. 이미 마음은 새 집으로 떠나간 지 오래긴 한데.. 실감은 언제 날 지 모르겠다.








집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확인 

리셉션 데스크에 열쇠를 반납하고, 보증금을 모두 돌려받고 바로 향한 곳을 키마마(Kimamma) 라면집. Birger Jalsgatan에 있는 곳으로 Observatorie gatan? 에는 스시집이 있다는 데 우리는 우동이 먹고 싶어서 라면 집으로 갔다. 오픈 시간은 11시 반. 우리 앞에 한 6명쯤 걸어 가길래 어딜 가나 싶었더니 먼저 라면집으로 들어선다. 안돼! 우리 메뉴가 먼저 나와야 해!! ㅋㅋ 조급한 마음으로 그 그룹이 메뉴를 고르는 동안 초스피드로 메뉴 정하고 음식을 주문했다. 나베 우동과 쇼유 라멘 플러스 삿포로 맥주. 다행스럽게도, 우리가 먹기 시작하니 사람들이 마구마구 마구마구 몰려오기 시작. ㅋ 조금 늦었으면 우리 기다려야 했을 지도...쨌든 바로 나온 나베 우동은 뜨끈한 뚝배기 그릇에, 쇼유 라멘은 커다란 그릇에 담겨져 나왔다. 스웨덴에서 이런 뜨끈한 국물 요리라니.. 기쁜 마음에 눈물 흘리며 먹는데 집중. 정말 맛은 우리나라 휴게소에서 파는 우동 맛인데, 문제는 그 맛을 여기서만 먹을 수 있다는 사실.. ㅠ_ㅠ 거의 2만원이 넘는 돈을 내고서 먹어야 하는 사실이 슬프지만.. ㅋㅋ 그래도 오랜만에 따뜻한 게 아니라 뜨거운 요리를 먹을 수 있어서 행복하다. 오빠의 쇼유 라멘은 나쁘지는 않지만, 일본 음식 답게 짜다는 것이 포인트, 그래서 맥주랑 먹으면 잘 맞는다. 일본 만화를 보면 왜 그렇게 맥주를 많이 마시는 가 싶은데, 그에 대한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한다.일본 음식도 정말 짜거나... 달거나..? ㅋㅋ 스웨덴 음식 같아..






Ramen ki-mama 

주소: Birger Jarlsgatan 93 Stockholm

문 여는 시간: 월요일-금요일(11.30-14.30 17.00-21.30) / 토요일(17.00-21.30) / 일요일(17.00-21.00)


라면 먹고 집으로 돌아와서 이제 가구들을 기다린다. 

밥 먹고 따뜻한 집(생각보다 난방이 잘 돼서 다행이면서 덥기도 함)에서 하릴없이 있으니 노곤노곤한 게 잠이 솔솔 와서 잠깐 누워볼까 했더니 막상 잠이 안 온다. 조금 있으니 이키아 아저씨가 전화를! 30분 후에 갈게! 오케이! 드디어 오는 구나 싶어서 창밖으로 오는 차, 가는 차 보고 있는데 내가 기대했던 이키아로 래핑한 화물차는 없고, 듣도 보도 못한 짐차가 집 앞에 선다. 이게 맞나 싶어서 내려다 보는데 아저씨가 내려서 우리 집쪽을 쳐다보기에 맞구나, 싶어서 손을 흔들어 주니까 아저씨도 손을 흔든다. 어예! 



그러고보니 이 날 눈이 왔네. 쌓일 정도로 펑펑 오더니 다음 날 또 다 녹아버렸다. 이사 날에는 다행히도 눈도 비도 오지 않아서 다행. 운이 좋았다.


한국 사람 정서상으로 당장 버선발로 달려나가 목장갑 끼고, 같이 짐을 옮겨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마음에 안절부절하다가 아냐 우린 돈을 다 지불했어, 집안까지 들여놓는 돈은 거의 두배라고! 결코 움직여선 안돼! 이미 몸이 만신창이잖아!! 그리고 이제 곧 더 만신창이가 될거야!! 하고 마음을 다잡았다. 그래서 자꾸 장갑을 들고 나가려는 손목을 부여잡고, 아저씨들이 조립할 가구 박스들을 옮겨주는 것을 열심히 응원했다. 

어떻게 이키아에서 이렇게 배송을 당일, 또는 다음 날 배송을 할 수 있는 가 궁금했더니, 내부 배송팀이 있어서가 아니라 외주 용역을 주는 형태로 운영을 하는 것이었나 보다. 그러니 그 많은 배송량을 감당할 수가 있겠지. 무튼 힘쎈 아저씨들이 모든 가구들을 옮겨놓고 떠난 덕분에 이제 조립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문득 들었던 이런 저런 생각에 대한 것들은 접어두고, 이제 다시 조립을 해야 할 시간!

또 다시 전투와 전투, 잔소리 폭풍과 사고! 하마터면 기껏 산 가구를 하나 버릴 뻔 했다. 그 플라스틱 못을 잘못 박는 바람에... 어제, 오늘 가구 구입과 가구 조립을 통해 깨달은 점은 우리는 절대로 커플로 참여하는 역경 체험 프로그램 같은 데에 나가서는 안된다는 것. 절대로 싸우고 (물론 바로 화해한다고 하더라도) 절대로 싸울 것이다. 이런 경험은 이걸로 충분해. 역경은 집 안에서 해결하는 것으로. 

그래도 겨우 가구들 다 조립하고, 침대를 놓고 나니 잠은 잘 수가 있게 됐다! 후레이!! 


조립을 한참 하고 있는데, 미오에서 문자가 왔다. 크리스마스 즈음 해서 배송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더니만, 내일 당장 가져다 줄 수 있으니 원한다면 전화해서 시간을 예약하라는 내용이다. 우리야 일찍 와주면 고맙지. 그래서 당장 목요일 오후 5시 이후로 배송 시간을 결정했다. 한참 걸릴거라더니.. 암튼 고맙구나. 일찍 온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