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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장군 in Sweden / Germany

이사 완료! 그리고 다시 이케아 본문

Everyday Sweden/살아남기 Survival in Sweden

이사 완료! 그리고 다시 이케아

양장군 2014. 12. 17. 03:19

이사! 

아저씨들이 오전 10시에 문제없이 도착해서 1시간 만에 이사는 완료!! 

업체로부터 주의사항이 도통 없어서 전날 이메일로 언제 도착하는지, 전화는 나한테 할 것인지 물어보는 내용을 보냈는데 회신이 없어서 아침 9시쯤 업체로 전화를 했다. 그랬더니 이미 아저씨들은 출발해서 가고 있고 10시에 도착해서 전화할 거란다. 그런거 메일로 보내줘도 좋을텐데.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업체일 것이라 굳게 믿고 어쨌든 알아서 도착한다고 하니, 나는 먼저 새 집으로 출발했다. 아저씨 두 명에 오빠까지 앉으면 짐차에 내가 앉을 자리는 없을 것 같아서.





새집에 도착해서 가져온 자질구레한 것들을 정리하고, 인터넷 하면서 기다리고 있으니 11시가 조금 안돼서 이삿짐 차가 도착했다. 차로 새 집까지는 10분도 안 걸리는 거리니... ㅋㅋ 짐을 옮기는 시간만 걸린 것 같다. 예약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로 총 3시간이었는데 일찍 끝나서 스톡홀름에서 놀다 돌아가도 될 것 같다. 아저씨들. ㅋ 


모든 짐을 올려놓고, 이삿짐 중 냉장고에 넣을 것들만 대충 정리하고, 바로 이케아로 출발했다. 나머지 가구들을 사기 위해서.  



매 정시마다 이케아 버스가 출발하는 관계로 센트랄렌 지하 카페에서 커피를 주문해서 먹으려는데, 뜨거운 종이컵을 휴지로 감싸고 테이블에 앉았다가 잠시 한 눈 판 사이에 테이블 위에 초 받침대도 없이 놓아둔 촛불이 휴지에 불이 붙었다. 깜짝 놀라 후후~~~~ 하면서 끄는데 이놈이 꺼질듯 다시 타는 것 같아서 진짜 깜놀. 바로 옆에 앉은 사람들은 본 건지 만 건지 쳐다 보지도 않고, 음료수를 기다리고 있는 오빠를 보는데, 오빠도 다른 데 집중하고 있었는 지 보지도 않고 있었고, 종업원들도 제 할 일 하느라 바빠서 아무도 나를 보지 않고 있었다. 놀란 가슴 진정시키고 탄 휴지들을 쓸어서 버리고, 아무렇지 않게 앉아 있는데 냄새가 나기 시작.. ㅋㅋ 결국 옆에 있는 사람들이 종업원한테 무슨 냄새 난다고 하면서 자리를 떠남.. ㅠ_ㅠ (원래 갈 사람들이었는데 그런 말 하고 갈 필요는 없잖아!) 불 내지 않은 게 다행이다 하면서, 아니 이런 초를 아무렇게나 이렇게 막 켜놓으면 불나기 십상이잖아! 하는 구시렁구시렁을 속으로... 오빠한테 안 걸린게 다행이야 하면서... 



1시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이케아에 도착한 것은 1시 30분이 조금 안 되었을 즈음. 

일단 무지하게 배가 고프니까 먹자! 싶어서 바로 레스토랑으로 들어섰다. 뭐 출발은 항상 끼니 떼우기지, 늘 그렇듯. 사람들이 많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율부드(크리스마스 식탁)를 동시에 하는 바람에(사실 오후 2시 시작) 일반 메뉴들에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 덕분에 바로 사서 먹을 수 있었다. 늘 먹을 때마다 생각하는 것이지만, 숏불라(미트볼)는 진짜 이케아가 짱인 것 같다. 브룬 소스도 그렇고, 링건베리도 제일 맛있다. 사서 집에서 해 먹어도 절대 이런 맛이 안 나온다. 가격대비 제일 맛있는 숏불라. ㅋㅋ 다른 건 먹지도 않는다. 아 카페에서 파는 빈네브러드와 1층 계산대 지나고 나서 파는 핫도그도 짱임. ㅋ 


아무튼 밥 먹고나니 벌써 2시, 밖은 이미 어두워졌다. 얼른 필요한 가구들을 사야 한다. 여긴 멀어서 두 번 올 곳은 못 돼! 한 번에 끝내야 한다고! 



이전과는 달리 4층부터 꼼꼼하게 토탈 인테리어와 품목별 가구들을 하나씩 체크하면서 내려가기 시작했다. 일단 차가 없으니까 배송 문제를 물어보고 (필요한 품목들을 사서 배송 서비스 데스크로 가져가서 신청하면 됨) 물건을 고르기 시작했다. 정~~~~~ 말 길~~~~~~고, 짜증나~~~~~~고, 지치~~~~~~는 시간들. 처음 신혼 때 물건 살 때도 이렇게는 안 샀던 것 같은데... ㅋㅋㅋ 그 짧은 시간 동안 수도 없이 싸우고, 수도 없이 논쟁하고, 수도 없이 화해하고.. ㅋㅋ 그런데 결론은 결국 우리가 원했던 주방에 달 붙박이 장 중 일부 조립 판넬이 재고가 없어서 바카비로 가든가... 다른 날 언제 그게 들어올 지는 모르겠지만 그 언젠가 이후 다시 방문해야 한다든가.. 해야 하는 것이었다. 필요한 가구들을 다 사지도 못했는데, 시간이 부족해서 결국 후다닥 하고 나온 시간이 저녁 8시. 일단 산 물건들을 배송요청(다음 날 1시에서 5시 사이에 오는 것으로 함. 배송비는 전체 주문 금액의 약 10%가 안되는 금액으로 계산이 되는데, 지역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집 앞에 내려놓느냐 집 안까지 내려 놓느냐에 따라 또 가격이 달라진다) 하고 나오는데, 진이 다 빠진다. 시내로 돌아오는 정기 셔틀버스는 이미 30분 전에 끝났고.. 어두워진 쿵겐스쿠르바를 터덜터덜 걸어서 펜델톡 탈 수 있는 정류장에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걸었다. 다시는 이케아, 가고 싶지 않아.... 그러나 다시 가야 하는 것이 함정...